2020 도쿄 올림픽
코리아 파이팅을 외치며 시작한 양궁 결승에서 침착하게 과녁 중앙에 화살을 꽂아 넣어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는 장면은 보고 또 보아도 파이팅이 넘친다. 탁구의 신유빈 선수 또한 처음 출전하는 올림픽이지만 쫄지 않고 반사적인 몸놀림으로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특히 탁구 경기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치열한 경기의 매 순간마다 생각할 틈도 없이 날아오는 공을 그때그때 몸의 반응만으로 상대의 취약한 곳으로 공을 날려 보낼 정도의 실력을 갖추려면 얼마나 많은 연습량이 있어야 하는 것일까 궁금해진다. 물론 타고난 운동신경이 따라주어야 하는 것은 물론일 것이다.
언젠가 보았던 어느 영화에서 주인공이 했던 말인데 그가 누구였는지는 기억할 수 없지만 매우 공감이 갔었다. 아마도 그 주인공의 상대방이 생각 좀 하고 행동하라는 말에 대한 대답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요즘 젊은 층에서도 유행하고 있는 골프를 해본 사람들이라면 금방 이 말뜻이 이해가 갈 듯하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은 운동 경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몸이 먼저 반응을 하면 수습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기도 하고, 후회막급인 경우를 당하게 될지도 모른다. 오히려 우리의 삶은 스포츠 경기처럼 몸이 먼저 반응하지 않도록 우리의 이성으로 몸의 반응을 제어할 수 있도록 늘 교육받아왔다.
인생은 운동경기처럼 누가 이기고 지는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늘 누군가를 이기고 극복해야 하는 매 순간이 경쟁인 삶은 스포츠 경기나 진배없긴 마찬가지다. 모두가 이런 현실을 싫어하지만 자기도 모르게 우리는 그런 경쟁 속의 삶에서 일희일비하며 살아가고 있다.
구름 위에 살고 있지 않는 이상, 땅을 밟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에게는 운동 경기처럼 이 또한 현실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삶은 이기는 게 아니라 견디는 것이다. 우리가 삶을 이기려고 하면 할수록 인생은 위험해질 수밖에 없다. 굳이 이기려고 하지 않아도 견디고 있으면 그 시간은 지나가게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이런 현실의 삶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면 운동선수들처럼 삶의 어떤 중요한 순간에 몸이 먼저 반응하지 말고, 먼저 생각하고 이성과 합리적인 사고가 작동하게 할 수 있는 것은 끊임없는 자기 학습과 흔들리지 않는 삶의 원칙을 만드는 것이다.
인생은 누군가에게 이기고 질 수밖에 없는 운동 경기는 아니지만 언젠가 자신의 삶을 돌아볼 때, 끊임없는 학습과 내 삶의 원칙만이 매 순간 내가 결정하고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많은 일들에 대해 후회와 미련을 남게 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