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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샤할머니 Sep 08. 2020

절대 지겨울 수가 없잖아

빗놀이

어머나 매미 소리가 이렇게 듣기 좋다니

어쩌다 소강상태일 때 울리는 매미소리가 참 반갑다.

한 번씩 해도 쨍하게 나면 정말 좋을 텐데....

안 되겠다.

다시 비가 내리더라도 일단 나가봐야겠다!

오늘도 일단 우비를 챙겨 나가 본다.




살면서 이렇게 오랜 기간 많이 비가 오는 건 처음 겪어본 일이었다.

원래도 물은 애들에게 최고의 장난감이라는 생각에 비가 와도 자주 나가는 편이었다.

그래도 벌써 며칠 째니... 매일 첨벙첨벙만 할 순 없잖아?! 내 맘은 이런데..

그래도 또 나갔다. 줄기차게 나갔다.

나가고 또 나가고 잠깐이라도 나갔다 들어오고

하지만 나갈 때마다 또 처음인 듯 애들은 마냥 신나 한다~


딴 게 하나 필요 없다. 비가 내릴 때 혹은 비가 많이 내린 후에 그냥 나가기만 하면 된다.

그럼 그냥 알아서들 논다.

예전엔 초경량 캠핑용 의자-출산 후엔 무조건 앉아야 했다. 다리나 발목이 많이 아팠고 지금도 가만히 서 있는 게 걷는 거보다 힘들어서 아이들과 바깥 활동을 자주 그리고 쉽게 나가기 위해 생각해 낸 것이다.-에 앉아 우산을 푹 뒤집어쓰고 노는 아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제 나도 애들과 함께 우비를 입고 비가 오든 말든 젖어 있는 벤치에서 혹은 시소에서 심지어 힘들면 미끄럼틀에 누워서까지 아주 꿀 같은 휴식의 시간을 가진다.

애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조금의 죄책감도 없이 아이들은 세상 신나 하니 아주 맘 편하게.

물론 간혹 가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이상하게 보는 시선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쯤이야~!



아파트 단지 아래 하천 산책로. 뱀이 나올까봐 무서워서 우리는 일부러 더욱 소란스럽게 일대를 정복해나간다. 이쁜 자연 풍경은 아이들의 정서에 정말 좋다는 것을 매번 느낄 수 밖에!
엄마의 동의 없이도 눈치 보지 않고 무엇이든 만질 수 있다는 것. 우리 아이들의 비오는 날의 특권이다. 작지만 매우 큰 욕구를 충족 시켜주고 있다고 난 계속 착각하련다~
비는 아이들을 날게 해요!
단단히 준비하지 못하고 비를 만났을때. 한여름인데 푹 젖어 추워하기 전까진 가능한 일이 아닌가? 조금이라도 비를 맞으면 감기 걸린다 다들 뛰어 들어가는 풍경이 이상한건 나뿐인가보다
비옷에 방수 바지, 장화까지 신은 날은 그야말로 무적이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이곳이 바로 워터파크.
무한반복 첨벙 첨벙.
"한 여름엔 더워서 자전거 타기 쉽지 않죠~! 그럴때면 전 비올때 한번씩 라이딩을 즐깁니다~"
흙바닥에 고인 물웅덩이에서 첫째는 산삼을  아니 나무 뿌리를 뽑았다. 흥분되어 기쁨에 넘치는 너의 모습은 정말이지 사랑하지 않을수가 없구나!
비오는 날은 밖에 사람도 없어 한번씩 마스크를 내리고 좋은 공기 마시며 뛰어 놀 수 있다는게 요즘들어 가장 큰 빗놀이의 장점.
태풍이 지나간 후 떨어진 나뭇가지, 솔방울들은 모두 장난감이 된다.
역시나 비오는 날엔 아무도 없는 놀이터. 우리 애들 전용 놀이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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