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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국 Nov 23. 2024

선택의 기로_24.11.23

고민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두통에 지끈거린다.

남편은 나에게 말했다. 이제 그만 그 학교 나와야 할 것 같다고. 쉽지 않은 학교. 그런데 나는 이 학교에 무슨 미련이 있길래... 남편의 저 말을 쉽게 듣지 못할까.


그동안 나도 많이 힘들었으니. 나와도 되지 않을까?


아이들 생각을 하면, 맞는 건가? 싶다. 그렇다고 계속 다니기에는 나도 부담스럽다. 관계, 재정, 아이들 케어, 나의 업무적인 부분. 그러면 다른 직장을 가고, 다른 학교를 보내면 이 고민을 덜 수 있을까? 직장 사람들과의 관계, 학부모 커뮤니티의 관계, 아이들 케어, 내 업무적인 부분이 과연 해결이 될까?


남편은 직장을 일단 관두고 공부를 하란다. 이유는 본인이 내후년에 주재원을 고민하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전적으로 본인 생각이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남편은 앞으로를 내다보고 있다. 기계수출이 유럽 쪽으로 계속 나가고 있고, 같은 지역만 계속적으로 몇 백대씩 보내고 있다. 문제는 현지 기술자가 없는 상황. 남편은 본사에서 현재 아래 직원들을 교육시키고 현장일도 도맡아 한다. 이미 한차례 해외를 다녀왔는데 그곳이 보아하니 전망이 좋아 보인다는 거다. 실제로 돌아온 지 2달여 만에 다시 또 나가게 되었다. 사장님이 키우고 있는 이 사업에 대해 본인이 취할 수 있는 건 취하고 싶단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해외살이. 주재원이었다.


사장님은 남편을 키워주고 싶은지 대학원까지 제의하셨단다. 이번 해외출장을 다녀오면 주재원 운을 띄워볼까 고민한다는 남편이다.


그래서 하는 말이 나더러 직장을 관두고 영어공부를 하라는 거다. 그리고 이참에 아이들도 학교를 관두고 일반학교를 보내고 영어만 공부하게 하라는 거다. 그런데 뭘 기대하는 건지. 우리의 영어실력이 형편이 없는데 말이다. 이게 학원 다닌다고 될까? 싶다. 게다가 주재원은 혼자만의 생각이지 전혀 상의된 바나 결정된 바가 없으니 더 고민이 깊어진다.


그래. 이 모든 걸 제쳐두고 나는 왜 계속 여기에 머무르려고 하는지.


익숙함때문에? 그런데 사실 더 달라질 것이 없어 보이긴 한다. 일상이 똑같고 비슷하게 흘러갈 것이다. 1년이 무슨 정신인지 모르게 지나가겠지. 그동안은 나 스스로 원래 그런 거라며. 잘살고 있는 거라 다독이며 버텨왔던 것 같다. 그런데 정말 잘 살고 있는 건가? 재정도 해결이 안 되었고, 아이들 교육도 사실 잘 모르겠다. 내 업무는 더 많아지면 많아지지 적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그럼 나는 좀 나아진 게 있나? 아니. 오히려 더 곤두박질치는 기분을 겨우 끌어올리며 산다.


주일까지 생각해 보고 결정하자고 얘기했는데, 참...

이러나저러나 답이 없어서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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