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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지선 Apr 22. 2021

눈물이 나도록

남한강길 따라 걸어갑니다.

철새들이 줄지어 놀고 있네요.

마스크도 없고 5인 이상 만남 금지도 없는지.

사뿐사뿐, 뒤뚱뒤뚱   어찌나 귀여운지.

부러워하면 지는 거라고 하지만

오늘은 참  부럽습니다.


쫑쫑 걷다가  물속으로 동그라미 그리며  자맥질하고

둥둥 떠다니다  휙 하고  물색 하늘에   난초를 그립니다.

사군자를 배웠는지.

오호! 기, 운, 생, 동이라

참 아름다운  대한민국 

참 아름다운 풍경.

그 속에 사는 사람도  모두 아름답기 바랍니다만.


멀리 바람결에  소식은 슬프기 그지없습니다.

서로 미워하며 폭력은 난무하고

총성에 쓰러지고 파괴하고

사람들은 서로 피하기만 합니다.

흰 우주복 입은 의사와  온갖 줄을 주렁주렁  매단 비닐 캡슐 속의 

환자들은 마치 최첨단 SF영화를 보는 듯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

생소한 모습들 죽음은 도처에서 넘쳐납니다

인간들이  그토록 지키려고 피 흘려 싸우는 자유란 행복이란 

지식이란 부와 권력이란  무엇인가요? 

남한강  물결 따라  들풀들은 춤추지만  

외다리  해오라기는 선경에 들었습니다.

물과 하늘과 바람과 조약돌과 들풀과 물새들 

너와 나는 없습니다.  힘세고 약함도 없네요

옳고 그름도 없습니다.

하늘은 강물 빛에 스며들고 풀잎은  흙바람, 물 바람  곱게 받아

 모래밭에 솔솔  뿌립니다.

작은 돌멩이 하나 어제는 물속에 노닐다가 오늘은 모래뻘에 흰빛 

조약돌 되어 반짝입니다. 


가슴 찡하고 눈물 나도록  

아름다운 한 폭의 시이고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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