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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진 Mar 11. 2024

사과의 방식.

사과는

당장의 순간이 불편하다고

무턱대고 직진하기만 하면 

이내 공격으로 변심해 더 큰 충돌을 부르고,


나의 말을 오해한 것에 대한 서운함을 앞세워

이 각 저 각 따지다가

또 다른 곡해로 번지기 쉽다.     


억울한 마음에

망설임이라는 뜸까지 들이다 보면

사과의 행방은

쉽게 묘연해지거나 

아예 놓쳐버리기도 한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한 가지는

세상 어느 누구도

내 마음 같을 순 없다는 것.     


지나온 시간을 한순간에 망가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내 말이 틀리지 않음을 되짚기보다

서로 다르거나 

혹은 몰랐던 마음의 길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진짜가 아니었던 말에 속지 않고,

기어코 보지 않으려 했던 진심을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의 사과는

잘잘못을 따진 판결에 대한 패배 선언이 아니므로

먼저 사과했다는 것이

전적으로 잘못한 사람이라는 인정이 될 수는 없다.     


오히려 그것은 자신보다 상대의 입장을

더 가늠했기에 가능한 고백에 가깝다.     


그러므로 그 고백에 대한 대답은

깔끔한 용서보다는

살가운 시인으로 되돌아와야 한다.     


나 또한 몰랐다고.

나 역시 놓쳤다고.     

매거진의 이전글 다시 만나면 안 됐었나 봐,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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