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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스탭 Feb 05. 2024

적당히 할것..

과함에서 오는 문제들

내 취미가 무어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곰곰히 생각할테지만 취미를 쉴때 가장 자주하는 일이라고 가정한다면 당연 먹고 마시는 것일테다.


영화와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힘든 노고를 씻는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방법이라는 생각이니깐 말이다.


인생의 행복이 무얼까를 고민하는 와중에서도 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성공한 이미지의 모습은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음식을 좋은 술과 함께 자리하는것으로 채워져있다.


이 모습을 그리는건 내가 위대한 촬영감독이 되거나 말거나 따위의 원대함과 거창함을 떠나 행복한 순간을 영원히 즐기고 싶은 욕구일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든간에 이런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지켜야할것은 바로

적.당.히. 할.것.


요즘 벌이가 나아지면서 다시 더 좋은 술을 찾는다. 위스키를 주로 마시고 소주보단 사케를 마시니 말이다.


술이 더 독해진 만큼 많이 먹는 술이 아니라 조금씩 즐기는 술로 변했음에도 아직 나는 과음을 이따금씩한다. 향이 어떻고 첫맛이 어떻고 하던 좋은 위스키들도 술이 술을 부르는 날이면 그냥 쓴 술에 지나지 않는다.


얼마전 친구와 40도 가량의 위스키 1리터를 들이키고도 사케를 몇병이나 마신 밤. 나는 또 적.당.히 라는것을 잊었다.


그럴때면 난 오래 쌓아놓았던 모래성을 부수고 싶어 안달 난 사람처럼 나는 소중한 것들을 다 제쳐두고 모든걸 해체했다. 이런 과정에서 사람도 많이 잃어보았는데도 여전히 나는 갸날프게나마 쌓아오던 모래성을 부숴버린다.


모든 진지하던것들을 조롱하고 아무것도 아닌듯 해체하고 금기를 깨버리는 것을 즐기듯.


그렇게 취해 모든것이 깨진밤을 부여잡고 눈을 뜨면 모든것이 엉망이되었다는 사실과 함께 묘한 다행스러움이 감돈다. 나는 오늘도 이 진지하기만 하던 것들을 실컷 비웃었다라는 자만감인지 모를 이 묘한 승리감이 말이다.


그리고 이런 감정들이 찾아옴과 동시에 나를 경계한다. 내가 나르시스트인것일까.. 모든 제도와 맞지 않은 사람인걸까.. 라며 말이다. 최근 사피엔스를 읽으며 더욱 더 그런생각이 드는 날들을 살아간다.


그럼에도 현실로 돌아와 나는 저항하지 못하고 모래성을 다시 쌓아 나간다. 모순적이게도 오직 모래성이 전부인것 마냥 쌓아간다. 아니 어쩌면 파괴될걸 대비해서 적.당.히 쌓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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