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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연 Dec 20. 2021

육아 번아웃

1. 병원에 가자.

다들 감기처럼 오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우울감이 찾아왔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우울감보다는 감정 컨트롤 장애가 더욱 맞는 표현, 참다 참다 눈물이 컨트롤되지 않기 시작해 나의 가까운 사람들에게 “괜찮아?”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병원을 가야겠다 생각했다.

단순히 나는 워킹맘이니까, 당연히 바쁜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나의 감정을 무시하고 있었는데, 그 때문인지 가장 친한 내 단짝 신랑과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만 있을 무렵이었다.

그런데 신경정신과라는 병원을 선택하는 것도 큰 산이었다. 병원 리뷰도 많이 있지 않을뿐더러, 어디 병원 어때요? 많이 물어보는 맘 카페에서도 그 정보는 찾기 힘들었다.

그나마 블로그 리뷰를 보고 괜찮다 생각이 드는 곳은 예약 잡기가 힘든 상황, 11월 중순에 전화를 걸었는데 예약은 12월 말이나 되어야 가능하다고 했다.

리뷰가 별로 없거나 좋지 않은 곳은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하려고 하면, 간호사의 말투와 응대 먼저 감정이 상해 그 병원은 가고 싶지 않은 상황도 있었다.

내가 병원을 가야지 했던 증상 중 하나가 불안증상 같은 것이었는데, 이렇게 병원을 가야지, 마음을 먹었는데 예약이 되지 않거나, 내가 원하는 병원에 원하는 시간에 예약이 되지 않으니 다시 가슴이 답답해 지기까지 했다.

먼저 여러 병원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어플을 설치해서 리뷰를 정독했다. 날이선 리뷰들도 많았고, 약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나도 병원에 가면 약을 먹어야 하나? 걱정도 되었다. 뭔가 마음의 병으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고 약을 먹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는 것만 같았다.

병원을 가는 것을 다시 생각해야겠다 마음먹었다.

나는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어! 내가 병원을 갈 만큼 나약하지 않다는 마음을 먹으며 마인드 컨트롤을 하였다.

하지만 이것이 나의 고통과 주변인과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일이라고는 그때는 생각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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