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연 Dec 22. 2021

육아 번아웃

3. 병원에 가길 잘한 것 같아


여러 가지 설문조사 같은 지면 검사를 마치고 스트레스 지수 검사 같은 것들을 했다.

요즘에 한의원에만 가도 심박동 검사 같은 걸로 스트레스 지수를 검사하곤 하는데, 정신과에서도 비슷하게 검사하는구나.. 여기도 별 다른 것은 없구나 했다.

그리고 간호사가 검사 결과지를 여러 묶음을 들고 진료실 안으로 들어갔고 조금 있다 나를 불렀다.

진료실에 들어가는 것 조차가 부담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앞의 여러 행위들이 마음을 풀어줘서 그런지,

별 거부반응 없이 진료실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의사 선생님과 책상을 두고 마주 앉았고,

대부분의 병원은 의사 선생님과 대각선에 앉는다고 해야 하나? 의사들의 옆모습을 보고 이야기한 것 같은데, 너무 정면으로 앉아 이건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이 처음 한말은, 어떤 증상으로 오게 되었나요? 였다.

요즘 눈물이 컨트롤이 안되고, 분명 화가 날 상황이 아닌데 화가 계속 난다. 그리고 그 화가 조금이라도 지속되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가슴이 쿡쿡 찌르듯이 아프다.

또한 집에 있어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은 불안함 같은 것도 생긴다. 같은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요즘 격은 불편함 들을 이야기 했다.

너무 신기한 건 뭘 적긴 하지만, 나에게 별다른 이야기를 안 했다. 그리고는 전에도 이런 증상이 있었나 물어봤다. 작가일 할 때 스트레스를 받으면 급체를 한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적은 잇었지만, 이건 원인이 분명한 스트레스니 금방 괜찮아졌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는 이번에는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겠어요...라고 했다.

그리고 진짜 일상적인 이야기를 물어봤다. 일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아이들은 몇 살인지, 남편은 육아를 어느 정도 함께 하는지 등등...

그리고는 내 일상 이야기를 하고 난 다음에 나를 보고 의사 선생님께서 한 이야기는

“그럼... 언제 쉬어요?”

그 말에 나는 왜 눈물이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의사 선생님 앞에서 말없이 한참을 울었다.

테이블 위에 있던 휴지를 써도 되다는 이야기 말고는 내 울음이 진정될 때까지 의사 선생님은 아무 말씀이 없으셨다.



작가의 이전글 육아 번아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