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를 갔어야했는데...)
사업, 경제를 잘 아는 전문가들이 빈그룹에 던지는 의문도 잘 알고 있고 사업포트폴리오나 간간히 보고 듣는 실상을 보면 나도 크게 다르진 않다. 걱정스러운 부분도 많지만 쨌든 빈은 ing중이니까.
수년전 빈그룹에서 지은 집에서 빈이 만든 차량을 타고 출퇴근하고, 가족들이 다같이 빈의 스마트폰과 스마트TV를 보며 빈의 마트에서 장 봐온 것으로 식사를 한다, 그리고 그 자녀들은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빈의 학교를 다닐 것이고 방학때면 온가족이 전국의 빈 호텔과 리조트로 휴가를 떠날 것이란 이야기를 듣고 이야 '꿈'도 뒤집어지게 크게 꾸네 했는데(물론 앞에선 박수쳤다 미안합니다...) 돌이켜보면 다 실현하긴 했다. 물론 스마트폰,가전 사업은 철수했고 빈마트도 윈마트로 바뀌고 빈패스트는 부동산에서 번 돈 다 잡아먹는 골칫거리 코뿔마(코끼리+코뿔소+하마)가 된 것 같지만(그리고 이 코뿔마는 미국 나스닥에 주식상장 준비중).
그래도 어제 행사는 여러모로 참 인상적이었는데...
1. 시상식장에 40분정도 일찍 가있었는데 브엉 회장이 직원 한명만 데리고 들어와 식장을 살피고 나갔다. (베트남 서기장, 주석, 총리 실물 다 봤지만 감흥 없었는데 브엉 회장은 이 사람들보다도 보기 힘들어서 그런가 헉 (사이버가수 아담이 아니라) 실존인물이긴 했구나 싶었음
2. 브엉 회장보다도 더 보기 힘든 그의 부인 팜 투 흐엉이 함께 했다. 빈퓨처 펀드는 두 사람이 공동으로 출자. 두 사람은 모스크바 유학생 모임에서 만났는데 빈그룹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함께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 첫 베트남 식당을 열었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다른 대기업 사모님들과 가장 크게 대비되는 부분.
3. 휘뚜루마뚜루 야매날라리한량 기자지만 뭐라도 질문은 하고 가얄 것 같아서 개발도상국 과학자, 여성과학자를 위한 특별상은 왜 만들었니 물었는데 돌아온 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선진국이야 훨씬 우수한 환경에 유리한 조건이지만 그렇지 않은 곳의 노력과 성과를 보고 싶었단 관계자 말이 인상적이었다. 덕분인지 올해는 아시아에서 제출된 연구 프로젝트가 34.6%, 아프리카에서 제출된 연구 프로젝트가 12.4%를 차지했는데 작년대비 6배가 늘어난 것이라고.
4. 여성과학자상은 침수 저항성 유전자 Sub1A로 논이 범람한 상태에서도 훨씬 오래 생존하고 생산량도 더 높아진 쌀 품종을 개발한 미국 파멜라 로날드 교수가 수상. 선진국들이 뚱땅뚱땅하고 뿡뿡빵빵한 탓이 큰 기후변화의 가장 큰 피해자를 꼽으라면 동남아, 남아시아 농민들이 빠질 수 없을텐데 그의 연구는 그들을 도울 수 있는 획기적인 연구가 될 것이다. 여튼 이 교수가 수상소감을 얘기하고 마지막에 빈퓨처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이것이 다음 세대의 어린 여성 과학자들에게 응원과 자극(영감)을 줄 수 있길 바란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나선 바로 크리스티나 아길레나가 나와서 A Milion Dreams를 불렀는데 가사를 듣다보니 앞에 인도교수의 저비용 정수장치와 로날드 교수의 수상소감부터 노래가사까지 너무 완벽한 서사의 완성이라 뭉클했다(빈 아니랄까봐 선정 이유도 동영상으로 멋지게 만들어놔서 그런 것도 있을듯). 그나저나 크리스티나 아길레나 노래 중에 저런 곡도 있었나?했는데 위대한 쇼맨십OST이고 행사 취지 맞춰서 그냥 불렀던 모양임... 아쒸.. 그런줄 알았음 현장에서 겁나 초집중해서 듣는건데 ㅠㅠ
5. 나같음 천억씩 냈으면 뭐 내가 상도 수여하고 하다못해 나가서 한마디라도 할 것 같은데.. 브엉 회장은 이 모~든 것을 전부 국회의장, 당 중앙위 사람들한테 양보함. 이것도 '빈'을 잘 보여주는 순간이 아니었나 싶음. 뭐 이러나저러나 분명한건 발전하는 베트남과 함께 빈이 비전을 넓혀가고 있다는 것은 확실한듯. 모든 문제가 그렇듯 '어떻게'가 문제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