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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기반의 아티스트들이
영화의 음악감독을 맡는 일은
그리 생경한 광경이 아닙니다.
굵직한 예시만 들어도
삐삐밴드 출신의 달파란은
'곡성(2016)', '감시자들(2013)',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달콤한 인생(2005)', '거짓말(2000)' 등
수많은 명화의 OST를 담당한 이력이 있고,
그룹 어떤날 출신의 이병우는
'마더(2009)', '괴물(2006)',
'왕의 남자(2005)', '장화, 홍련(2003)' 등
역시 수많은 명화의 스코어를 맡으며
큰 감동을 전해준 바 있으니까요.
하지만 최근에는
기존의 음악계 거장들이 아닌,
비교적 젊은 아티스트들이
음악감독으로 그 경력을
확장하는 경우가 있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의 활동으로 주목 받은
음악감독을 겸하는 아티스트들,
누가 있을까요?
따끈따끈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나오는 음악들에는
김해원의 손길이 닿았습니다.
김해원은 가수 김사월과의 협업 등으로
인디계에서 잘 알려진 뮤지션인데요.
사실 그는 인디 신에서 활동하기 전부터
이미 독립영화계에서
영화음악 작곡가로 활동하던 인물입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만든 엄태화 감독은
'소셜포비아'와 '피의 연대기',
'윤희에게' 등의 작품을 접하며
일찍부터 김해원의 음악에 매료되어 있었고,
이번 기회에 함께 작업을 하며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고 하네요.
김해원 음악감독은
엄태화 감독의 디테일한 주문들을
최대한 반영하여 담아내려 했고,
덕분에 다채로우면서도
극의 몰입감을 더해주는 트랙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때문인지, 엄태화 감독은
'콘크리트 유토피아' 관련 인터뷰 자리에서
'이번 영화를 만들면서 김해원 음악감독이
본인 다음으로 고생을 많이 했을 것'이라는
코멘터리를 곁들이기도 했습니다.
음악계의 신선, 장기하는
올해 영화 '밀수'를 통해
음악감독으로 데뷔했습니다.
이에 대해 류승완 감독은
'밀수'의 시대적 배경과 분위기가
장기하 음악감독과 만나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 밝힌 바 있는데,
정말 그 예측이
딱 맞아 떨어진 듯 하네요.
지금으로부터 약 4~50년 전의
노래들이 나오기 때문에,
동시대를 겪어보지 않은 세대라면
생경한 느낌과 함께
구식이라는 느낌을
받을 법도 한데요.
하지만 '밀수'의 삽입곡들은
여러 플랫폼에서 관심을 받으며
2030세대의 소비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장기하는 동료가수 정재형의
소셜미디어 채널에 출연해
음악감독 업무의 고충을
디테일하게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혼자서 음악과 관련된
모든 짐을 짊어져야 했기에
꽤나 고된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너튜브 '요정재형' 채널을
참고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장기하는 2024년 오픈 예정인
류승완 감독의 또 다른 작품,
'베테랑2'에서도 음악감독을 맡아
또 한 번 활약할 예정입니다.
그의 레트로 기반 음악 취향과
엉뚱한 인간적인 매력이
현대극 영화와 만나며
어떤 시너지를 만들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AKMU의 이찬혁은
아직 개봉 일정이 나오지 않은
정지소 주연의 영화,
'태양의 노래'에서
음악감독을 맡았습니다.
'태양의 노래'는 2006년 개봉한
동명의 일본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버스킹과 음악이 주 소재인 만큼
'음악'이 굉장히 중요한 작품입니다.
배우 정지소는 과거 '놀면 뭐하니?'의
WSG 워너비 오디션에서
숨겨뒀던 뛰어난 보컬 실력을
보여준 적이 있는데요.
이번 영화의 음악감독이 이찬혁이기 때문에,
'태양의 노래'에서는 이찬혁이 만든 노래를
정지소가 부르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YUI가 작업한 원작의 노래들과
이찬혁이 새로 만들
리메이크작의 노래들이
어떻게 다를 것인지도
주목해볼 지점이겠습니다.
영화 음악감독은 아니지만,
예능 음악감독으로 데뷔한
아티스트도 있습니다.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레전드급 위상을 가진 가수 윤상은
가수 및 작곡가, 영화 음악감독을 거쳐
올해는 예능프로 음악감독까지
그 커리어를 확장했습니다.
참고로 시즌 1의 음악감독은
어반자카파의 권순일이었습니다.
'결혼과 이혼 사이2'는
선택의 갈림길에 선 부부들을 관찰하며
현실적인 결혼생활을 담아낸 예능인데요.
윤상이 진두지휘하는 음악 아래,
조현아, 적재, Kei (케이),
김은영, 박장현 (VROMANCE) 등
가수들이 목소리를 더하며
프로그램의 몰입감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윤상 음악감독은 출연자들이
'자신들의 미래를 놓고
큰 결정을 해야하는 절박함이 있다는 것'
이 이전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어떤 새로운
음악적 동기로 작용했다고 하는데요.
'그러면서도 가능하면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내려 했다'고 합니다.
마냥 슬프거나 절망적이지 않은 OST에는
윤상의 세심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조현아 (어반자카파), 박장현 (VROMANCE) '상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