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규원 Feb 24. 2024

파리 속의 파리: 빠사쥬

5. 빠사쥬 슈와절의 기다란 길을 따라

루브르 박물관을 나와 빛나는 거리에서 Palais Royal- Musée du Louvre 메트로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보면 엄청난 길이 보인다. 바로 Avenue de l'Opéra 가 눈 앞에 펼쳐지고 그 끝에는 파리 오페라 즉 Palais Garnier가 꼭짓점처럼 자리하고 있다.

Avenue de l'Opéra: 사진 김규원
Palais Garnier 파리 오페라: 사진 김규원

화려함과 돈의 냄새가 웅장한 오페라거리를 걸어 올라가다보면 중간에 아시아 (대부분 일본) 음식점들이 많은 골목으로 살짝 들어가보자. 그러면 파리의 빠사쥬 중 가장 긴 것 중의 하나인 빠사쥬 슈와절 (Choiseul)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슈와절은 파리의 빠사쥬 중 가장 긴 것 중 하나로 1826년에서 1827년 사이에 건축가 마쭈아 (Francois Mazois)와 따베르니에(Antoine Tavernier)가 설계한 곳으로 폭 3.7m에 길이 190m나 되는 은밀한 건물안의 도시를 만나게 될 것이다.  역시 프랑스 역사유적으로 지정된 곳으로 별천지가 그 안에 펼쳐진다.


슈와지엘의 긴 통로: 사진 김규원

슈와절 빠사쥬는 다른 빠샤주들과 마찬가지로 19세기에는 핫한 공간이었지만 20세기와 전후에 들어 점차 퇴락하는 운명을 맞게 되었다.

그렇지만,  1970년대 이후 패션디자이너 겐조(Kenzo)가 이 빠자슈 28번지에 처음 부띠크를 열어저 패션계의 역사적 장소가 되었고 (곧바로 성공이후에 다른 빠사쥬인 비비앤느에 새로운 샵을 열기도 했다.) 이후 다른 샵들이 들어서며 새로운 활성화가 이루어졌다. 1974년 프랑스 역사유적으로 지정되기도 하고 2012년 대규모 리모델링을 통해 지금은 활발하게 움직이는 장소로 변모하고 있다.

슈와지엘 내부 (한국식당도) : 사진 김규원

리틀 서울이라는 한식당도 있고...

슈와절 빠사쥬는 프랑스 문학사와 문화예술에 매우 중요한 장소라는 점이 사실 더 특별하다.

겐조가 샵을 오픈하기 한참전, 그러니까 벨 에코크 시절 이미 시인 베를렌 (Paul Verlaine:1844~1896년)은 이곳을 '옛스러운 향기, 오렌지 향기, 종이책 냄새, 그리고 가죽장갑의 냄새가 가득한 곳' 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을 정도로 자주 오가던 곳으로 이 외에도 보들레르 등의 시인들이 들락날락거리던 곳이기도 하다.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작가며 드레퓌스를 지지했던 지식인 아나톨 프랑스 (Anatole France, 1844~ 1924년) 은 바로 이 빠샤주의 한 출판사무실에서 1867년에서 1876년까지 교정 작가로 일하며 왔다갔다 했다.

또한 문제작 <밤 끝으로의 여행Voyage au bout de la nuit>(1932)으로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혁신적인 작가 루이 페르디낭 셀린(Louis-Ferdinand Céline, 1894~1961년)은 이 빠사쥬에서 1899년 부모가 상점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어린 시절 거주한 추억의 장소였다.

게다가  프랑스 오페레타의 창시자며 '호프만의 이야기'를 만든 오펜바흐 (Jacques Offenbach, 1819~ 1880년)는 이 빠사쥬에 1855년 작은 오페레타 전용 극장을 (Théâtre des Bouffes-Parisiens) 운영하하기도 했다. 이 극장은 당시 호사가들, 문화인들이 들끓던 명소기도 했다. (오펜바흐는 독일 태생의 프랑스 작곡가이자 첼리스트로 어릴 때 파리에 와서 첼로를 공부하였으며 그는 프랑스 극장의 지휘자가 되어 경쾌하고 재미있는 오페라를 많이 발표하여 '프랑스 오페레타의 창시자'라고 불린다.)

슈와지엘 내부: 사진 김규원

이번에도 역시  Sai Tool를 사용해서 본을 트레이싱한 후 색칠 놀이를 해 봤다. 첫번째는 슈와절의 입구


수와절 빠사쥬 입구: 그림 김규원  by Sai Tool


그다음은 슈와절의 카페에서 밖을 내다보는 장면

슈와절 빠사쥬와 카페: 그림 김규원 by Sai Tool



마지막으로는 슈와절 내부 통로를 그렸다. 역시...ㅠㅠ.. 한장당 한달정도 노가다 후에 완성했다.

슈와절 빠사쥬의 통로: 그림 김규원 by Sai Tool


마지막으로 통로를 그린 과정을 간단히 영상으로

슈와절은 단지 샵, 핫한 장소를 넘어서 프랑스의 문학사, 패션사 그리고 문화가 살아있던 장소로서 크게 숨을 쉬고 과거의 향기를 상상하며 편안히 방문할 만한 파리의 문화공간으로 추천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파리 속의 파리: 빠사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