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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가하는 작가 Mar 01. 2021

내 인생의 작은 종착점 산티아고- EP1

쉼표는 내가 찍는 거야. 

"쉼표는 내가 찍는 거야." 

 학원에 다니지 않고도 시골 동네에서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합격하였다. 부모님의 기대에 맞는 딸이 되려면, 부모님이 좋아할 만한 딸이 되려면 나는 늘 앞으로 달려가야만 했다. “혼자서도 다 잘했으니 졸업하고도 잘하겠지”라는 무언의 기대감이 가끔은 나를 부담스럽게 만들었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을 가진 남들이 부러웠으며 비교했다.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내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과 함께 불면증이 찾아왔다. 말 그대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일이다. 돌이켜보면 어렸을 적부터 나는 기질이 예민한 아이였던 것 같다. 그러다 문득 TV 예능에서 순례길에 위치한 알베르게(숙소)를 운영하는 산티아고에 관한 프로그램이 생각났다.

      

 그곳에서는 많은 이유로 스페인 순례자의 길 산티아고로 떠난다. 여행자가 아닌 순례자인 그들을 여행자가 아닌 순례자라고 부르는 이유는 종교적인 이유로 독실한 크리스천들이 평생소원으로 삼는 예루살렘 성지순례를 향하기 때문이다. 각자의 이유로 이 험난하고 머나먼 길을 걷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 길이 유명해지면서 지금은 종교적인 이유보다도 개인적인 이유를 들어 자신을 찾고 발견하는 곳이 되었다.      

 

 그 새벽에 갑자기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지, 잘하는 것은 무엇일지 ‘산티아고’라는 목적지에 도달하면 발견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약 300km의 까미노 데 산티아고를 향하여 혼자 묵묵히 두 발로만 걸어서 간다면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산티아고 순례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길은 프랑스 길이지만 프랑스길 이외에도 포르투갈-스페인, 은의 길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갈 수 있다.   

   

 나는 유독 ‘성공’이라는 결과물에 조급했다. 좋은 대기업, 알만한 기업에 취직하는 것이 성공인지 그것 또한 의문이었다. 무엇을 하면 행복할지도 물음표 가득한 시기였다.

      

일단 떠나보자그 길의 끝에서 얻는 게 있겠지” 

이 모든 일정은 휴학 중이었기에 가능했다.  비행기 표는 그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며 벌어두었던 돈으로 최저가 티켓을 검색하였다. 출국 D-60일 단기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며 단시간 출국 준비를 하였다. 그리고 여정의 떠나게 되었다. 순례자와 여행자의 그 사이의 마음에서.


      

                                                                                       내가 가는 길 중 만난 하나의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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