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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간혼삶 Nov 19. 2021

1인 가구 연구 :: 옆방 이웃과의 거리, 얼만큼일까?


1인 가구 연구 ::옆 방 이웃과의 거리, 얼만큼일까?

Intro: 이웃은 멀어졌고, 이웃감은 남았다 

 옆 집에 살고 있는 이웃이 누구이며, 어떤 일을 하는 지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소식을 알음알음 접하곤 했던 풍경은 사라졌을까? 도시 속 빽빽한 아파트가 보통의 주거 형태로 자리 잡는 동안, 점점 더 많은 사람이 혼자 살게 되는 동안 이웃간의 정은 항상 그 이전보다 무색하다 여겨졌다. 이제는 이웃의 얼굴을 마주하는 유일한 순간인 엘리베이터를 떠올렸을 때 모두가 각자의 스마트폰만을 쳐다보는 장면이 그려진다. “정”보다 사생활과 안전이 중요하고, 이웃 간의 적절한 무관심과 거리감이 센스이자 에티켓이 되었다. 기술의 발전으로 각자의 손 안의 기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타인과 연결될 수 있고, 더 이상 내 몸과 가깝게 존재하는 관계가 굳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저 서로 멀고 무관심한 것으로 이해했던 이웃간의 거리에 대하여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한 순간이 있었다. 작년에 진행한 1인가구 워크숍에서 ‘남을 필요로 하는 순간’의 일부 답변 - “출근 소리”, “가짜 인기척” -에서 1인가구가 원하는 이웃 관계가 기발한 형태로 드러났다. 그들은 이웃의 흔적과 인기척을 종종 필요로 했고 우리는 이를 ‘이웃감’이라 이름 붙이고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존재를 감지하며 텅 빈 공간에 나만 있는 헛헛함을 달래지만, 동시에 개인 영역과 넘지 말아야 할 선은 굳건히 지킨다. 흔히들 상상하는 이웃 관계와는 확실히 다르다. 혼삶의 핵심, 오롯이 나만 존재하는 공간에서의 자유는 허전함과 외로움, 무기력함을 동반하곤 한다. 좁은 방 안에서 손가락만 움직여 언제 어디서든 관심과 취향이 통하는 관계와 연결될 수 있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언제든 단절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반해 물리적으로 느껴지는 방 밖 누군가의 기척은 나 말고는 아무도 없기에 더 크게 다가온다. 

워크숍을 통한 '이웃감' 발견

 워크숍에서의 발견은 다음의 궁금증으로 이어졌다. 방 밖 가까운 타인의 맥락에 대한 감지 (Sense of Others)는 어떤 상황에서 필요로할까? 사람들은 이웃과 얼마만큼 가까워지고 싶을까? 이번 호에서는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생활하는 이웃들을 연결할 수 있는 “이웃감 기계”의 가능성을 고민했던 지난 여름의 연구 과정을 정리해보았다. 





혼자 사는 사람들, 벽 하나를 사이에 둔 채로 연결해줄 수는 없을까? 

 이웃감 연구의 첫 단추는 1인가구 워크숍에서 언급된 인기척, 즉 문 너머로 감지되는 이웃 존재감의 필요성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었다. 이를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원룸 주거에 거주중인 20대 1인 가구 3명과 공유 주거 형태로 거주중인 20대 1인 가구 3명을 대상으로 파일럿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연구자들이 기대하던 것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이들의 혼삶에서 이웃감은 중요하지 않았고, 고로 필요를 느끼지도 못했다. 우리는 사용자에 대한 큰 착각에 빠져 있었다. 

 

 인터뷰 내용을 자세히 되짚어 보자면, 인터뷰에 참가한 1인 가구들은 택배 박스 등 복도나 공용 공간에서 접하는 흔적, 문 밖의 소리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웃이 어떤 사람이며 어떤 생활 패턴인 지 파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이 생각하는 이웃과의 관계는 딱 거기까지였다. ‘내 방’에 한해서는 완전히 단절된 공간을 지향하여 사생활과 안전을 우선시 했으며, 전례없는 바이러스의 시대이기에 어떤 식의 접촉이던 꺼려하는 경향이 컸다. 특히나 혼자 사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 뉴스를 매일 접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모르는 자의 기척은 곧 공포와 경계로 받아들여졌다. 이 까닭에 경비실이 있는 원룸 주거를 경험한 인터뷰이들은 중간에서 소통을 대신하여 갈등을 예방해주는 경비실의 역할 덕에 이웃과의 불필요한 접촉을 줄일 수 있다고 답했다. 또한, 거실, 주방 등의 공용 공간을 공유하는 주거 형태에 살고 있는 인터뷰이 역시 사용 가능한 상황임에도 옆 방 사람과의 마주침을 피하기 위해 개인 방에 대부분의 시간을 머무른다고 답했다. 


저 혼자 집에 있을 때가 많은데,
그래도 거실 소파에 나가있던 적은 거의 없던 것 같아요.
누군가는 집에 있을테니깐요.
_쉐어하우스에 거주 중인 R씨의 인터뷰

 따라서, 생활의 강한 필요와 결부된 사생활과 안전의 영역 사이로, 있으면 좋을 수도 있지만 굳이 필요하지는 않은 이웃감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교류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찾지 못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관계의 형태가 달라졌다고 해도 사람과 사람 간 연결에 대한 본능적 욕구가 당연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연구 대상이 경험해보지 못해 그 자신도 알지 못하는 필요에 대해 물었는 지도 모르겠다. 

 

 각자의 방 안에서 옆 방의 이웃과 간접적인 연결을 취하고자 하는 이웃 관계라는 환상에서 벗어나고 보니 새로운 질문이 생겼다. 그렇다면 이들이 원하는 이웃 관계는 : 나만의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의 존재와 상황을 파악하는 정도의 관계가 아닐까? 이와 같은 ‘적절한 거리두기’를 돕는 것이 곧 이웃감 장치가 아닐까?



연결이 아닌 거리두기, 코리빙하우스 곳곳의 규칙을 관찰하다 

 그렇다면 이웃과 필히 부딪치는 영역에서는 그 적절한 거리감을 어떻게 파악하고, 만들어나갈까? 공유 공간에서 이웃과 끊임없이 부딪치며 합의점을 찾아가야 하는 코리빙하우스에서 이웃 거리를 매개하는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우리는 혼자잘살기연구소가 위치한 코리빙하우스 공간 곳곳을 둘러볼 때마다 다양한 형태로 마주쳤던 규칙에 주목했다. 복도와 주방, 세탁실, 화장실, 방 문 앞에는 옆 방의 입주민이, 커뮤니티 매니저가, 혹은 이름 모를 누군가가 써 붙여 놓은 규칙이 공유되곤 했다.

 

 우리는 공간텍스트 조사를 통해 코리빙하우스에서 공지하는 공식적인 규칙과 입주자 간 알음알음 공유되는 암묵적인 규칙을 공유 주거 혼삶 생활에 특히 필요한 하나의 관계 조절 장치로서 탐구하고, 그 과정을 보조할 수 있는 IT 솔루션을 찾고자 했다. 

 

 입주민 인터뷰를 진행하기에 앞서, 쉐어원 공유 공간 곳곳을 둘러보며 해당 공간, 구역과 관련되어 공유된 공간 텍스트를 관찰했다. 규칙이 전달되는 형태와 범위는 각양 각색이었다. 코팅된 인쇄본은 깔끔하고 읽기 좋은 모습이었고, 손 글씨로 적힌 작은 포스트잇은 주의깊게 들여봐야 하지만 적을 당시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지기도 했다. 

 11시 이후 사용 자제의 의미는 11시부터는 작동을 멈추라는 겁니다. ... 공동 생활인데 기본 가이드는 준수해주시기 바랍니다. _세탁실에서 발견한 익명의 메모 


 관찰한 대부분의 규칙은 코리빙하우스에 의해 배포된 소위 공식적인 규칙이었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빳빳한 공식 규칙 사이 그 때 그 때 발생하는 정확한 문제의 지점에 있던 비공식 규칙들 - 입주민이 주도해서 건의하고, 제안하고, 물어보고, 부탁하고, 불만을 표출하는 일련의 메모들이었다. 한 명의 입주민이 공식적 규칙이 다루지 않는 문제를 느끼거나 각자가 생각하는 적절한 거리의 침범을 감지하고, 옆 집 이웃들의 눈치를 보고, 포스트잇을 포함한 여러 채널을 통해 의견을 표출해보고, 합의에 이르거나 해결이 안되어 체념하게 되는 전 과정이 궁금했다. 따라서 인터뷰에서는 코리빙하우스 입주민들이 만드는 규칙을 중점적으로 물었다. 3일 간 진행한 입주민 인터뷰를 통해 입주민 주도의 규칙이 어떻게 형성되고 공유되는 지 파악할 수 있었다. 



암묵적인 규칙을 통해 이웃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다 

 입주민이 만드는 암묵적 규칙에 대한 건의와 제안은 주로 세 가지 채널 - 공유 공간에 붙어 있는 포스트잇, 단체 카톡방(3~4명), 개인 카톡방 - 에서 이루어진다. 


 우선, 카톡방과 구별되는 포스트잇 채널의 특성은 네 가지이다. 첫 번째로, 문제가 벌어지는 공간 내 특정한 구역에 메세지를 전달하고, 메세지는 해당 구역에서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 있다. 두 번째로, 메세지를 전달하는 나를 숨길 수 있고 익명으 다수에게 눈치를 덜 본채로 규칙에 대한 건의와 제안이 가능하다. 세 번째로, 직접 써서 그 자리에 가서 붙이는 귀찮음을 감수해야 하기에 강하게 표현한 의견일 때가 많고 이는 어조와 내용에서 잘 드러난다. 하지만 포스트잇 채널은 답을 주고받기 불편하다. 따라서, 주로 일방적 건의이고 규칙에 대한 합의까지 다다르기 어렵다. 

에어프라이 사용 후, 꼭 '세제'를 사용해서 세척해주세요.
...
오늘은 깨끗하네? 눈에 안보이네?
하고 청소 안하시거나 물청소만 하면
나중에 그대로 본인이 그 찌꺼기 먹는겁니다.
_주방에서 발견한 익명의 포스트잇 메모

 이와 달리, 카톡방 채널을 이용해서 새로운 규칙을 건의하거나 기존 규칙에 항의하는 가장 큰 이유는 메세지를 전하고 싶은 정확한 대상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까이 살며 서로 얼굴을 튼 같은 유닛 멤버들에게 실명으로 말하고, 예의상이라도 답을 주고 받는다. 카톡이라는 메신저의 특성 상 시간이 지나며 다른 메세지에 묻혀 지속적으로 노출되기 어렵지만 접근성이 좋다. 

 

 실제로 종종 카톡방 채널을 통해 유닛 내 입주민들끼리의 약속을 만들어내고 조율하곤 한다. 입주민 S씨가 속한 A유닛에서는 어느 주말 복도에서 바퀴벌레를 목격하고 카톡방에서 다같이 벌레약을 공구했고, W씨가 속한 B유닛에서는 단체 카톡방에서 공용 주방의 수세미를 번갈아 사놓기로 약속했다. 


이쪽 칸 사람들이랑은 제가 단톡방을 파긴 했어요. 
처음 들어왔을 때, (수세미를) 같이 사서 N빵을 하는건지
아니면 개인적으로 쓴느 건지 그런게 궁금해서 했죠.
_쉐어원 입주민 W씨 인터뷰 중

 흥미로웠던 지점은,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채널이 개인 카톡 채널이었다는 사실이다. 코리빙하우스의 공식 규칙이 포괄하지 못하는 암묵적인 규칙의 조율 과정에서는 카톡방에서 포착하기 힘든 이웃들의 성향과 분위기 파악이 요구된다. 그래서 단체 카톡방에서는 뭔가를 함께 정하고 결정하기가 힘들다고 말한 참가자가 대다수였다. 따라서 입주민들은 규칙의 필요성을 느끼는 순간, 문제를 공유하는 명확한 당사자에게 일대일로 조율해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선호했다.  



입주민들은 암묵적인 규칙을 합의해왔다

1.밤 11시 이후에는 복도를 벗어난 큰 주방에서 조용히 할 일 하기

2.공용 생필품 소진 시 번갈아 채워 넣기

3.주방 용품, 벌레 퇴치제 공동 구매하기

4.공용 주방의 설거지 주기 (사용 후 바로 / 몇 시간 정도는 쌓아두기 / 하루 정도는 쌓아두기)

5.화장실에 개인 물건 늘어놓기

인터뷰를 통해 입주민들에 의해 만들어진 비공식 규칙들을 수집했다. 아래의 다섯 가지 규칙은 대표적인 예시이다. 인터뷰에 참가한 입주민들은 새로운 사람이 들어올 때마다, 사용하는 상황이 조금씩 변화할때 마다 눈치껏 파악해왔고, 유연하게  지켜왔다고 밝혔다.

 

 1번 규칙은 코리빙하우스 공식 규칙 위반의 경계에 있지만 같은 층 이웃들이 암묵적으로 용인해오던 규칙이다. 2번과 3번은 규칙은 작은 주방을 함께 쓰는 유닛 구성원끼리 공동 물품 구매를 합의한 것이다. 4번은 유닛에 속한 3~4명이 서로의 설거지 성향과 깔끔 정도를 파악한 후에 눈치껏 맞춰가는 설거지 주기이다. 5번은 화장실에 개인 물품을 두는 지정된 선반 이외의 영역에도 개인 물건을 두기로 합의한 규칙이다.


 입주민들은 새로운 이웃이 들어올 때마다 조금씩 다른 비공식 규칙을 공유했다. 위의 규칙들 역시 합의한 구성원이 함께 살았던 기간 동안만 일시적으로 유지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1인 가구는 특히 이사를 자주 다니기에 공용 공간을 공유해야 하는 이웃은 자주 바뀌었고, 새로 들어온 사람과 기존에 살던 사람이 함께 암묵적 규칙을 재정비하곤 했다. 

 

 초기 입주자의 적응 과정에서 옆집 이웃에 따라 미세하게 달라지는 공간 사용 분위기를 파악하고 생활 습관을 맞춰가는 시도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입주민 Z씨의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기존에 살고 있던 구성원에게도 새 이웃에게 암묵적 규칙을 공유하는 것이 상호 합의된 거리감 유지에 중요하다. 


처음에 들어왔을 때는 제가 규칙을 잘 몰라가지고
옆 방 분이 이거 이렇게 하고 이건 이렇게 하시면 된다고 써서 붙여 놓으셨어요. 화장실 문에. 저도 댓글 같이 답을 달아서 정했죠. 
_쉐어원 입주민 Z씨 인터뷰 중


그 중요성은 입주민들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었지만, 규칙의 제안은 활발하지 않았고 입주민들에 의해 규칙이 생성되는 경우는 적음을 알 수 있었다. 다음 파트에서 왜 암묵적인 규칙이 제안되기 어렵고, 합의되기 어려운 지에 대해 정리하였다. 



눈치의 영역: 신경은 쓰이지만 규칙은 가시화되지 않는다 

 사소한 것들부터 크게 어긋날 수 있는 주거의 영역이기에 입주민들은 분명 신경이 쓰이는 부분을 규칙으로 얘기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그 마음이 표현되고, 고정된 규칙으로서 만들어지는 경우는 적었다. 

그 분이 처음 들어왔을 때 서로 쓰는 거 눈치 보고
...
한 명이 유독 더럽긴 한데 매번 달라서.
비슷하다 생각하고 원래 쓰던대로 쓴거죠. 
_쉐어원 입주민 Y씨 인터뷰 중


 첫 번째 이유는 암묵적 규칙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하는 “눈치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야 하는지, 저렇게 해야 하는 지 눈치를 보며 파악해가는 부분을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감지하고 있는 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건의나 제안에 소극적이었다. Z씨는 경제성을 이유로 택한 공유 주거이기에 조금씩 부딪치는 생활 습관은 그저 당연히 따라오는 단점이라 생각하고 해결을 시도하지 않았다. 따라서 규칙에 대한 의견의 표출은 바퀴벌레가 출몰하는 재난 급의 상황이나 이웃과 생활 원칙이 크게 부딪치는 때와 같이 아주 가끔의 중대한 상황에서나 드러났다. 

원룸의 단점이 더 크다고 느껴서
...
애초에 그런 거 감안할 생각으로 들어온거라.
굳이 갈등을 감수할만큼의 짜증은 아니어서 그냥 참는 거 같아요.
_쉐어원 입주민 Z씨 인터뷰 중


 규칙이 가시화될 수 없는 두 번째 이유는, 암묵적 규칙의 특정 부분이 코리빙하우스 공식 규칙과 충돌하곤 해서 만들어지기 전에 체념되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위의 예시 중 1번, 4번, 5번이 이러한 경우에 해당된다. 일례로, 4번은 공식 규칙으로 정해진 개인 물품 공간을 옆 방 사람과 합의해서 정해진 자리와 다르게 사용한 암묵적 규칙이다. 하지만 이러한 비공식 규칙은 공식 규칙과 충돌하기 때문에 오래 가지 않아 사라졌다. 여러 운영 상의 이유로 공식적 규칙의 유동적인 변형이 좌절되다보면, 입주민 주도의 규칙 생성은 뜸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1인 가구의 이웃 관계는

 코리빙하우스에 거주하는 1인 가구가 여러 공용 공간의 규칙을 통해서 이웃과의 거리감과 관계를 어떻게 조정해가는 지를 탐구한 사용자 조사로 우리가 얻은 답은 세 가지이다. 첫째, 1인가구는 이웃과의 연결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방 밖의 상황과 서로의 존재를 파악할 수 있을만큼의 거리 두기다. 그러므로 이들에게는 나만의 공간과 편안함을 유지하는 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코리빙하우스에 살고 있는 1인 가구는 암묵적 규칙을 통해 이웃 간 지켜야  “적절한 거리”를 유동적으로 조정해가는 것을 발견했다. 마지막으로, 대부분 암묵적인 규칙은 매일, 매 시간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기 때문에 이웃들이 합의해야 할 것으로 표출되어 공유되기 어렵다. 

 

 이번 호에서는 함께 쓰는 공간을 통해 이웃과 좀 더 가깝게 살아가는 1인가구의 이야기를 살펴봤기에 다른 주거 형태의 1인가구가 맺는 이웃 관계 역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원룸이 다닥다닥 모여있는 건물에서 여겨지는 적절한 거리는 얼마만큼이며 그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어떻게 조정되고 있을까? 




필자   ∣  김소담 1인 가구 연구 ::옆 방 이웃과의 거리, 얼만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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