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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간혼삶 Feb 24. 2020

토크 시리즈 #4 :: <리빙랩의 경험>

TALK 4: <리빙랩의 경험>, 이성혜 대표


‘리빙랩’은 디자인 연구 방법 중 하나다. 커뮤니티의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커뮤니티 구성원을 참여시키는 것이다. 커뮤니티 구성원은 문제를 피부로 직접 느끼고, 문제 해결을 누구보다 바라며, 해결책을 꾸준히 지속시켜 나갈 의지와 의무를 동시에 가진다. 리빙랩 연구 방식을 위해서는 구성원의 얘기를 직접 듣고, 적합한 기술을 찾아 모든 이해관계자와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며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고객 만족을 위한 경험 디자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디자인 컨설팅업체 <팀 인터페이스>는 국내에서 사용자 경험이라는 개념이 생소하던 1996년부터 UX/UI 산업에 뛰어든 1세대 선도주자이다. <팀 인터페이스>에서는 유무형의 상업 서비스 디자인에서부터 공공 서비스 디자인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오랜 시간 ‘사람을 위한 디자인’에 집중해왔다. 마지막 토크 시리즈에서는 <팀 인터페이스>의 이성혜 대표와 함께 공동체의 구성원이 커뮤니티 개선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한 사례들을 살펴보았다.


<팀 인터페이스>의 염리동 ‘소금길’ 프로젝트는 범죄 취약 지역에 범죄예방디자인을 적용하여 주민들의 범죄 두려움을 감소시킨 프로젝트다. 범죄예방디자인은 디자인을 통해 범죄 심리를 위축시켜 범죄 발생 기회를 사전에 차단하고 예방한다. 소금 마을이라는 뜻의 염리동은 좁고 복잡한 골목 구조, 침체된 상권 및 야간의 드문 인적으로 인해 거주민들의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높은 지역이었다. <팀 인터페이스>는 구체적인 문제 발굴을 위해 먼저 시민들의 얘기를 듣고 모습을 관찰했다. 범죄 발생 여부와 상관없이 지역 주민들이 어떤 구간에서 불안함을 느끼는지 조사했고, 더불어 인근에 주민들을 위한 마땅한 운동공간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주민들이 불안함을 느끼는 골목을 이어 산책코스를 구성하고 가로등을 설치했다. 또한 가로등마다 숫자를 매긴 표지판을 설치해 자신의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구간마다 함께 할 수 있는 생활체조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다. 안전한 산책길이 생기자 사람들의 왕래가 늘었고, 이에 따라 동네의 안전과 주민의 만족을 모두 충족시키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한편 서울시 중곡 3동의 범죄예방디자인 프로젝트는 ‘모둠’이라는 새로운 공동체를 구성하고 각 공동체별로 범죄예방 시설물을 선택 및 관리하도록 하여 지속적인 범죄예방을 도모한 사례이다. 중곡3동은 막다른 골목, 보이지 않는 공간 등이 많아 우발적인 범죄가 우려되는 지역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팀 인터페이스>는 우선 골목을 경계로 주거 지역을 구분해 ‘모둠’이라는 새로운 공동체 단위를 구성한 후, 이들의 의견을 반영해 보안 시설물을 선택했다. 보안 시설물의 예시로는 사람의 인기척이 감지되면 점등되는 ‘사방등’이나 담벼락 위의 화단, 비상부저 등이 있다. 보안 시설물을 설치한 후에는 모둠 스스로 시설물을 지속적으로 유지 및 관리하게 하였고, 이를 돕기 위해 구청, 주민센터, 파출소와 긴밀히 협조하였다. 이 모든 과정의 목적은 디자인 과정에 모둠 구성원을 참여시킴으로써 그들 스스로 지속적인 시설물 유지관리가 가능하게끔 하고 영역성을 강화하여 안전성을 높이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서울시 디자인 거버넌스>는 매년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문제를 발굴한 뒤 전문가와 팀을 이뤄 해결책을 찾는 시민 참여형 공공디자인 사업이다. 2016년 <서울시 디자인 거버넌스>에서 진행되었던 ‘쉼표등, 괄호등’ 프로젝트에서는 시민과 전문가가 함께 한강시민공원 자전거도로의 보행자 안전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했다. 시민들이 발견한 한강시민공원의 문제는 어두운 밤 보행자가 자전거도로를 건너려고 할 때, 자전거 운전자와 보행자가 서로를 인식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각 분야 전문가들과 시민이 함께 모색한 해결책이 바로 빛과 소리, 그리고 동작 인식 센서를 이용한 쉼표와 괄호 모양의 안전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이었다. 이 쉼표등과 괄호등은 자전거가 다가올 때, 그리고 보행자가 건널 때 소리를 내고 자동 점등하여 보행자와 자전거 운전자의 안전을 동시에 도모한다.


구성원이 직접 참여하여 
그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하며 바꿔나가는 것이 경험을 디자인하는 새로운 방법이다.
_이성혜 대표 

커뮤니티의 문제 해결책을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구성원의 목소리다. 이를 배제했을 때 간과할 수 있는 구성원들이 느낄 불편함과 이질감은 그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것이 시민 참여형 디자인이 중요한 이유이며, 리빙랩 연구 방법이 점점 주목을 받는 이유이다.





필자  ∣ 김선지

유튜브  ∣  https://youtu.be/aQJkhmAs3q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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