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쓰기] Day 9
작년 6월, 초여름이 시작될 쯤에 결혼을 했다. 작년 이맘때쯤이면 신랑과 신혼생활을 시작하면서 바뀐 생활 환경들에 적응을 하고 있었던 시기라 생각된다.
결혼 전엔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잘 몰랐었는데 하고 보니 생각보다 꽤 많은 부분들이 바뀌어 있었다.
지금의 신랑은 더 이상 남자친구가 아닌 남편이란 호칭으로 바뀌었고, 나는 더 이상 혼자 살지 않는다. 그리고 부모님과 남동생 외 신랑, 시부모님과 새로운 가족이 되었다.
내가 평생을 함께 하고 싶은 사람과 결혼을 했지만서도 서로의 생활 습관을 파악하고 맞춰가는 건 또 다른 문제였다. 연애할 때보다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져 좋았지만 이제는 같이 살면서 나의 사적인 부분도 많이 공유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걸 적응하는 과정이 꽤 오래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결혼하고 보통 초반엔 이런 생활습관 때문에 많이 싸운다고 하던데. 다행히도 우리 부부는 아직까지 크게 싸웠던 적은 별로 없다.
올해로 벌써 결혼 1년 차가 되었다. 작년에 비하면 올해는 매우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 사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는 혼자 사는 생활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양가 부모님을 뵙는 것도, 누군가 내 옆에서 같이 잔다는 것도, 밥 같이 먹을 평생 친구가 생긴 것도 모두 다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서 작년 동안은 이러한 생활 환경들을 적응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 거 같은데 그게 올해가 되서야 차츰 익숙해져 왔던 것 같다.
미혼이었을 때는 내 미래에 대한 고민이 최우선이었기 때문에 당장의 1-2년 정도의 미래는 충분히 그려갈 수 있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나니 미혼 때와 달리 당장 내년의 나를 예측할 수가 없게 되었다. 아니 그려지지가 않았다. 미혼 때는 모든 생활의 중심을 나로 맞춰 살 수 있었지만 결혼을 한 뒤엔 또 하나의 가족이 생겼기 때문에 무작정 내 위주로 생활을 할 수가 없었다. 이제는 미혼 때만큼 정확한 예측을 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내년의 나를 예측해본다면 아마 우리 부부는 2세 계획이 있기 때문에 임신 계획을 하고 있거나 또 다른 가족이 생기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