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쓰기] Day 20
대학을 졸업하면 누구나 대부분 취업준비를 한다. 나때만 해도 취업하기 힘들다고 졸업하기 전 빠르면 3학년말부터 슬슬 취업준비를 시작했던 것 같은데 요즘엔 워낙 취업난이 심하다 보니 대학교 1학년 아니면 하다 못해 아예 수능치고 바로 공무원 준비한다는 이야기들도 심심찮게 들어봤다.
취업, 힘들다. 하지만 취업을 하기 전에 우리는 왜 취업을 하려고 하는 것인가? 내가 처음 취업준비를 할 땐 이 질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냥 남들 다 하니까? 어른이니까 이제 돈벌이를 해야하니까? 왜 나는 직장인 7년차가 되어서야 이 질문에 대해 좀 더 고민을 하게 되었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나에게 취업준비란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었다. 대학교 3학년이 되었을 쯤 졸업하는 선배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졸업을 했음에 불구하고 취업하지 못하는(자리잡지 못하는) 선배들을 보고 있자니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때서야 진로에 대해 고민해보고 거기에 맞춰 진로 설계를 하면서 차근차근히 나아갔었다. 그 사이에 중국 어학연수도 다녀오고, 휴학기간동안 인턴도 하고 그런 과정들을 거쳐 몇개월의 취준생활을 거친 후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게 되었다.
첫 직장에 들어갈 땐 당시 취업이 쉽지 않아서 인지 그냥 빨리 돈벌고 싶었다. 인턴생활까지는 수월했어서 정규직으로 취업도 금방 될 줄 알았지만 맘처럼 쉽게되질 않아 시야가 많이 좁아져 더 그랬으리라 생각한다. 이때가 20대 중반쯤의 나이였다.
그렇게 취업 후 돈을 벌기 시작하고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1-2년차가 되갈 무렵, 그때부터는 돈을 버는 것보다 다니고 있는 회사내에서 인정을 더 받고 싶었다. 직무가 세일즈다 보니 그룹 내 인정은 곧 보상이기도 했지만 같은 일하는 동료들 사이에서 잘한다는 칭찬,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이 일을 하면 할수록 더 커졌다.
결과는 좋았다. 다행히도 노력한만큼 결과가 나와 회사에서 세번의 포상을 받을 수 있었다. 이때가 아마 여태 회사생활 중 가장 재밌게 회사를 다니던 시기가 아니지 않을까 한다. 그렇게 더 회사를 다니고 있다가 어느날 문득 나이가 더 들기전에 좀 더 새로운 환경에서 일을 해보고 싶어졌고, 그래서 이직 결심을 하게 되었다. 이때가 20대 끝자락, 그리고 30대가 첫 시작되는 나이였다.
그렇게 31살이 되는 첫 해, 나는 새로운 회사에 입사하여 지금까지 잘 다니고 있다. 20대 초중반, 처음 취업할 때만 해도 그냥 막연히 취업을 해야하니까 혹은 남들 다 돈을 버니까 같은데 나이를 먹어갈수록, 그리고 내가 어떤 환경에서 경험하느냐에 따라 내가 회사를 다니는 이유는 조금씩 바뀌는 것 같다.
현재 내가 회사를 다니는 이유는 새로운 환경, 새로운 경험, 그리고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어서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기존에 몸담고 있었던 업계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서, 그리고 계속 해왔던 세일즈 업무 외 마케팅 업무도 새롭게 해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내가 회사를 다니는 이유는 계속 바뀔 것이다. 이제 결혼도 했으니 나중에 아기가 생기면 나를 위해서보다는 가정을 위해서 다니게 될 수도 있다. 아니면 전업주부는 영 적성이 아니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회사를 다닐 수 있다. 내가 언제까지 회사를 다니게 될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다닐 때까지는 회사생활을 통해 최대한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