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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민지 Aug 23. 2020

내가 회사를 다니는 이유

[한 달 쓰기] Day 20

대학을 졸업하면 누구나 대부분 취업준비를 한다. 나때만 해도 취업하기 힘들다고 졸업하기 전 빠르면 3학년말부터 슬슬 취업준비를 시작했던 것 같은데 요즘엔 워낙 취업난이 심하다 보니 대학교 1학년 아니면 하다 못해 아예 수능치고 바로 공무원 준비한다는 이야기들도 심심찮게 들어봤다.


취업, 힘들다. 하지만 취업을 하기 전에 우리는 왜 취업을 하려고 하는 것인가? 내가 처음 취업준비를 할 땐 이 질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냥 남들 다 하니까? 어른이니까 이제 돈벌이를 해야하니까? 왜 나는 직장인 7년차가 되어서야 이 질문에 대해 좀 더 고민을 하게 되었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나에게 취업준비란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었다. 대학교 3학년이 되었을 쯤 졸업하는 선배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졸업을 했음에 불구하고 취업하지 못하는(자리잡지 못하는) 선배들을 보고 있자니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때서야 진로에 대해 고민해보고 거기에 맞춰 진로 설계를 하면서 차근차근히 나아갔었다. 그 사이에 중국 어학연수도 다녀오고, 휴학기간동안 인턴도 하고 그런 과정들을 거쳐 몇개월의 취준생활을 거친 후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게 되었다.


첫 직장에 들어갈 땐 당시 취업이 쉽지 않아서 인지 그냥 빨리 돈벌고 싶었다. 인턴생활까지는 수월했어서 정규직으로 취업도 금방 될 줄 알았지만 맘처럼 쉽게되질 않아 시야가 많이 좁아져 더 그랬으리라 생각한다. 이때가 20대 중반쯤의 나이였다.


그렇게 취업 후 돈을 벌기 시작하고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1-2년차가 되갈 무렵, 그때부터는 돈을 버는 것보다 다니고 있는 회사내에서 인정을 더 받고 싶었다. 직무가 세일즈다 보니 그룹 내 인정은 곧 보상이기도 했지만 같은 일하는 동료들 사이에서 잘한다는 칭찬,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이 일을 하면 할수록 더 커졌다.


결과는 좋았다. 다행히도 노력한만큼 결과가 나와 회사에서 세번의 포상을 받을 수 있었다. 이때가 아마 여태 회사생활 중 가장 재밌게 회사를 다니던 시기가 아니지 않을까 한다. 그렇게 더 회사를 다니고 있다가 어느날 문득 나이가 더 들기전에 좀 더 새로운 환경에서 일을 해보고 싶어졌고, 그래서 이직 결심을 하게 되었다. 이때가 20대 끝자락, 그리고 30대가 첫 시작되는 나이였다.




그렇게 31살이 되는 첫 해, 나는 새로운 회사에 입사하여 지금까지 잘 다니고 있다. 20대 초중반, 처음 취업할 때만 해도 그냥 막연히 취업을 해야하니까 혹은 남들 다 돈을 버니까 같은데 나이를 먹어갈수록, 그리고 내가 어떤 환경에서 경험하느냐에 따라 내가 회사를 다니는 이유는 조금씩 바뀌는  같다. 


현재 내가 회사를 다니는 이유는 새로운 환경, 새로운 경험, 그리고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어서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기존에 몸담고 있었던 업계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서, 그리고 계속 해왔던 세일즈 업무 외 마케팅 업무도 새롭게 해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내가 회사를 다니는 이유는 계속 바뀔 것이다. 이제 결혼도 했으니 나중에 아기가 생기면 나를 위해서보다는 가정을 위해서 다니게 될 수도 있다. 아니면 전업주부는 영 적성이 아니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회사를 다닐 수 있다. 내가 언제까지 회사를 다니게 될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다닐 때까지는 회사생활을 통해 최대한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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