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큐티인>으로 성경말씀을 묵상합니다.
In His Grace
2025.11.20 사도행전 28:3–10 조금도 상함이 없더라
바울이 그 짐승을 불에 떨어 버리매 조금도 상함이 없더라(28:5)
살아남았다는 안도감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 찾아온 공격.
바울이 “한 묶음의 나무’를 가져다 불에 넣자 독사가 손을 문다. 이를 본 섬사람들이 바울을 살인자로 오해하지만, ‘조금도 상함이 없는’ 그의 모습을 보고 그들은 바울을 마치 신처럼 여기게 된다.
그 장면 앞에서 잠시 멈춰 선다. 내 삶에도 이런 순식간의 오해와 공격이 있었던 때… 그럴 때가 있었던가?
바울은 독사에 물리고 오해를 받았지만, 피우던 불에 그저 털어버리는 의연함과, 그를 살인자로 모는 원주민 무리들의 끔찍한 오해에도 요동치지 않는 담담함을 보인다. 불필요한 일에 어떠한 설명이나 변명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본다. 그 담담함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나라면 어떤 표정을 하고 있었을까.
바울은 그저 묵묵히 예수님의 제자로서 그의 일을 행하여 나갈 뿐이다. 그 섬의 가장 높은 자인 보블리오 부친에게 안수기도하여 그가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본 많은 병든 자들이 바울의 기도를 통해 고침을 받게 된다.
독사의 공격도, 사람들의 비난도 결국은 사라지고, 오히려 기적이 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겨우 구조되어, 비록 낯선 섬이지만 따뜻한 불 앞에 쉬나 싶었는데 독사의 공격과 원주민들로부터 비난받는 상황. 낙심과 불평이 가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제일 먼저 한 행동이 그를 물어버린 독사를 불에 떨어 버린 것이었다.
이 장면, 묘하게 현실적이다.
하나님의 일을 하고자 하면 약속한 듯 등장하는 각종 방해의 사건들. 그 사건들 앞에서 당황하지 않고, 피워 올리던 기도의 불로 던져버리는 듯한 그 담대한 모습.
그런 바울의 모습을 묵상 가운데 한동안 바라보게 된다.
그렇게 독사의 공격과 비난의 시험을 통과하니 많은 사람을 살리는 기적이 나타난다.
시험을 지나야 열리는 문이 있다는 것을 다시 배운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오해와 비난이 폭풍처럼 몰아치던 시간이 떠오른다. 바울처럼 그러한 사건들을 담대히 대하지 못했지만, 다행히 지금은 그 시간을 온전히 통과한 것 같다.
그때 나는 무엇을 털어버리지 못했을까? 죄인 중의 괴수라 자신을 인식했던 바울과 달리, (부끄러운 고백이나) 내 생각이 맞고, 나는 여전히 의로운 사람임을 주장하고 싶었다는 것을 문득 깨닫는다…
이제 해야 할 것은 담대히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 알기를 소망하며 하나님 나라 확장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것임도 깨닫는다. 오늘 본문이 그 마음을 다시 일깨운다.
주님 말씀과 기도 가운데 거할 때, 어떠한 고난이 와도 하나님은 당신의 자녀를 결코 상하게 두지 않으심을 굳건히 믿는 자가 되기를 소망한다. 그러나 이 기도는 단순히 ‘힘을 주세요’가 아니라, ‘담대하게 털어낼 수 있는 용기 주세요’라는 기도에 가깝다.
바울과 같은 담대한 믿음을 제게도 부어주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인내로 견뎌낸 시간 뒤, 제가 해야 할 일은 결국 아픈 영혼들을 다시 살리는 것임도 깨닫습니다.
그 무엇보다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을 최우선으로 하는 오늘을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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