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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김 Jan 08. 2024

빛 앞에 놓인 벌거벗은 인격

0240108 요한복음 4:1-14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선물과 또 네게 물 좀 달라하는 이가 누구인 줄 알았더라면 네가 그에게 구하였을 것이요 그가 생수를 네게 주었으리라 요한복음 4:10

    요한복음 4장에 등장하는 바리새인들은 예수를 경계하고 심지어 세례요한의 제자 정도 수준의 사람으로 치부해 버린다. 예수의 능력이 너무나 뛰어나서 그들의 세력을 침범할까 봐 은근히 두려운 마음에 상대가 누군인지 저평가해 버리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이어 등장하는 사마리아 여인은 유대인들에게 늘 멸시당하는 자로, 예수께서 그녀에게 물을 달라 하시자, 자신을 상종도 하지 않는 유대인인 당신께서 어찌 자신에게 물을 달라하는지 의아해한다. 유대인들에게 무시당하는 게 당연함이 되어버린 여인은 사마리아 사람인 자신에게 물을 구하는 의외의 모습을 보인 예수님께 의심을 담아 대화를 시작한다.


요한복음 4장 서두에 등장하는 바리새인과 사마리아 여인, 이들은 결코 멋진 모습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이들의 비겁하고 못난 면모가 두드러진다.

그런데, 기도 가운데 이들의 모습을 보니 그들의 모습이 곧 나의 모습과 많이 닮았음에 또다시 부끄러워진다. 말씀의 빛은 진정 내 본연의 모습들을 감출 수 없게 만든다. 가리고, 포장하고, 세련되게 꾸며서 나 조차도 잊은 부분까지 그 빛이 파고들기 때문이다.


나의 삶 가운데 동행하시는 예수님이 그리고 그의 아버지 하나님이 어떤 분인 이신 줄 이제는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이런저런 이유로 제한하고 다듬었던 기도의 시간들이 많다. 그렇게 내 기도제목은 주님 보시기에 어쩌면 우스꽝스럽게 다듬어진 것들 일지 모르겠다.


요한의 제자라 판단했던 바리새인들의 오류와 유대인에 대한 사마리아인의 편견이 내 안에도 동일하게 있음을 발견한다. 말씀의 빛으로 바로잡혀야 하는 오류와 편견이 온전히 드러나서, 깨달아 볼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 보기로 한다. 내 자신에게 부끄럽다하더라도 그를 깨닫지 못함은 더 부끄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하나님 아버지 앞에 서야만 하는 시간에 비로소 깨닫고 회개하는 일이 더 무섭고 비참한 일이기 때문이다.


올 한 해 내 안의 오류와 편견이 벗겨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 하기로 한다.

의심의 마음으로 때로는 이런 것 조차 기도로 올려드릴 수 없다는 생각으로 미쳐 구하지 못했던 것들 조차 구할 수 있도록, 더욱 내 아집과 편견의 힘을 뺄 수 있는 한해가 되기를 기도해본다. ‘하나님의 선물과 물 좀 달라 하는 이가 누구인 줄 알았더라면 네가 그에게 구하였을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내 편견의 힘을 더욱 내려 놓을 수 있는 시간을 간절히 간구 해 본다.  


에로스에는 벌거벗은 몸이 만나지만 우정에서는 벌거벗은 인격이 만납니다.
CS 루이스 네 가지 사랑 중

적용: 주님과의 솔직한 소통을 간절히 간구하며, 지금껏 이런저런 생각 때문에 미쳐 구하지 못했던 작고 큰 문제들을 모두 기도로 올려드리겠습니다. 사람은 모든 편견 위에 사랑받고 구원받아야 할 대상임을 먼저 떠올리는 연습을 생각날 때마다 반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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