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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닮고 싶은 참군인

– 죽음까지도 부하들과 함께한 참군인의 품격 –

by 노병

동작동 국립 현충원!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갈 때면, 나는 늘 한 평 남짓한 땅.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수많은 호국영령이 잠든 그곳,

‘사병묘역’ 맨 앞줄. 그 한가운데에

채명신 장군님이 누워 계신다.

그는 월남전 당시 주월한국군사령관

(주월파병사령관)으로 전쟁을 지휘한 장군님이시다.


지휘관 중의 지휘관이었지만,

마지막 안식처만큼은 부하들의

곁을 선택했다.


장군묘역이라는 마땅한 자리를 두고,

그는 전우들 사이로 들어갔다.


월남전 참전 사병묘역 한복판.

그의 묘비에는 이렇게 새겨져 있다.


그대들 여기 있기에 조국이 있다.”


오늘 가을볕이 좋아

다시 찾아나선 장군님의 묘소는

생전에 약속대로 오늘도 묵묵히

부하들과 함께 그 자리를 지키고 계셨다.


부하들과 함께 잠든 참군인의 마지막 자리


지위와 명예를 내려놓고 마지막

자리까지 부하 곁을 지킨 선택.


조국에 바친 희생은 모두 같을 텐데,

왜 죽어서까지 지위에 따라 묘비

크기가 달라야 하는가.


장군은 그 불합리함을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단 한 평의 땅이지만,

그 선택의 무게는 누구보다 거대했다.


그 앞에 서면 마음이 절로 숙연해진다.

그리고 나는 스스로에게 조용히 묻는다.


“나는 어떤 리더였는가.”
“나는 끝까지 함께했는가.”

대답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질문을 평생

간직해야 할 숙제로 삼으며,

오늘도 그 자리를 떠난다.


그의 조용한 선택 앞에서,

우리는 참군인의 품격을 배운다.


진정한 리더십은 결국 '동행' 임을

다시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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