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15
전날인 토요일에는 하루 종일 집에서 뒹굴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효리네 민박의 마지막 회를 보며 친구와의 대화가 떠올랐다. 효리네 민박을 보았더니 이효리도 그렇고 아이유도 그렇고 인기는 많지만 외롭기는 매한가지더라, 그런 모습을 보이니 짠하더라는 감상을 전했었다. 그러자 그 친구는 굉장히 시니컬한 태도로 그 들은 돈도 많이 벌며 잘살고 있는데, 그들보다 잘 살지 못하는 네가 왜 걱정하냐며, 외로운 삶이 예상 가능하지만, 그저 돈 벌기 위해 포기한 것 아니냐는 식으로 말을 해서 굉장히 놀랐던 적이 있다.
돈의 많고 적음을 떠나 사람 관계에서 서로를 생각해주는 마음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연예인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대 인간으로, 한 인간이 가지는 그 외로움이란 감정에 짠한 마음을 가진 것이 오지랖인 것일까? 그렇다면 나는 오지라퍼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런데, 타인의 감정에 불감하고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을 사이코패스라고 불렀던가? 각박한 세상이 보통 사람조차 사이코패스로 만들어가는 것은 아닐까라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각박한 세상이 사람들의 여유로운 마음을 말려버리고 있구나.
전날을 푹 쉰 덕에 일요일 에는아침일찍부터 부지런을 떨며 등산을 다녀왔다. 아침을 해 먹고 보온병에 커피를 담아서 연주대로 향했다. 허리 통증에는 걷기 운동이 좋은데, 그중 등산이 가장 좋다고 한다. 일주일에 한 번은 이렇게 시간을 내서 걸어 다녀야, 주중에 하루 종일 사무실에 겨우 앉아 있을 수 있다. 이제는 주말 등산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버렸다.
가을이 다가오면서 나무들에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알록달록하게 옷을 갈아입는 나무들의 색감이 매우 예뻤다. 조금 더 어렸던 20대에는 왜인지 모르게 마음의 여유가 없어 항상 앞만 보며 살았다. 그래서인지 주변을 둘러보지 못했고, 그대로 30대가 되어 버렸다. 지금은 이렇게 계절의 변화까지 감지하며 그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것을 보니, 나도 이제 나이가 들어간다는 생각보다 여유로워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 오프라 윈프리의 말을 떠 올려 본다. "Everything in your world is created by what you think." 내가 생각하고 원하는 대로 바뀔 수만 있다면, 조금은 따뜻함으로 세상을 물들이고 싶다. 단풍의 아름다움으로 내 마음도 아름답게 물들일 수 있기를 바라며 산을 내려왔다. 오늘도 좋은 산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