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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na P Sep 16. 2020

어쨌든 야근은 싫어요

당당하게 칼퇴하는 세상을 꿈꾸며


이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내가 며칠 근을 해서기도 하지만 퇴근하는 길에 문득 며칠 전 인터넷에서 본 글 하나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이상하게 생각하는 한국 표현 중에 하나가 "칼퇴(근)"이라고 한다. 한국에서 직장을 다니는 우리에게는 설렘을 주는 이 마법 같은 표현이 왜 이상하게 느껴지는지 그 글을 읽어보니 칼퇴근은 정시 퇴근이란 의미인데 그건 당연한 일이라는 것이었다. 근로계약서 상의 근무 시간이 끝나 회사를 떠나는 것인데 은 한국인들은 일을 마쳤음에도 직장에서 눈치 보며 퇴근을 하거나 혹은 퇴근하지 못하고 눈치를 보고 앉아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외국계 기업에 다녀서 일이 없다면 눈치 보지 않고 퇴근하는 편임에도  자신을 돌아보니 정시퇴근을 연속으로 2-3주 정도 하면 매일같이 나보다 늦게 가 상사가 우리 팀 한가하다고 생각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빈말이라도 도와드릴 것이 있는 물어봐야 되나 고민해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칼퇴근"이란 말이 기쁜 말이면서도 업무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는 것은 왜 그럴까? 래서 포털사이트에서 칼퇴근의 사전적 의미를 검색해보았다. 준국어사전에서 칼퇴근은

"퇴근 시간이 되자마자 조금도 지체 없이 바로 퇴근함."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에서는 "규정된 퇴근 시간을 정확히 지켜 퇴근하는 일을 속되게 이르는 말. 퇴근 시간 준수의 정확성을 칼의 예리함에 비유하여 나타낸 말이다."라고 정의한다. "칼퇴근"이라는 이 단어 자체가 사전에서도 찾아볼 수 있듯이 규정된 퇴근시간을 정확히 지키는 행위임에도 이를 속되게,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것 알 수 있다.


예문을 찾아보면 칼퇴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더  정확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정시퇴근을 부정적으로 해석하며 "칼퇴근은 하고 싶으나 할 수 없는 것" 혹은 "눈치 보지 않는 요즘 세대들의 개념 없는 행동"으로 치부하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칼퇴근의 국어사전 예문

정시퇴근은 진짜 개념 없거나 눈치 봐야 할 것 일인 것인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물론, 내 일을 남에게 미루거나 제대로 하지 않고 가는 잘못된 태도로 업무에 대한 책임은 없이 칼퇴만 당연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오늘 처리해야 할 업무가 끝나지 않았다면 야근을 하더라도 업무를 끝낸 뒤에 퇴근해야겠지만 그런 일이 아니라면 우선순위와 스케줄 조정을 통해 다음 처리해도 될 것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불필요한 야근의 경우 '나'의 의지나 문제가 아닌 상사나 조직의 분위기 때문 어쩔 수 없이 다는 데에 있다.


다행히도 나의 상사 그런 눈치는 주지 않 편이고 빈말이라도 내가 늦게까지 일하는 날엔 "언제 갈 거야? 빨리 일어나"라고 말해다. 이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드는 한 편 나도 같이 일하는 바로 밑의 부하직원들이 우리 팀 업무가 끝나고 내가 할 일이 있어 남았있을 때 '눈치'보고 퇴근하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직장인의 Work & Life Balance(워라밸)을 지키기 위해서 필요한 건 업무가 끝나면 눈치 보지 않고 퇴근할 수 있는 문화 그리고 정시퇴근(aka 칼퇴근)하는 게 능력 있는 직원으로 평가되는 분위기가 자리 잡는 것에 있는 것달려있 것 같다.


칼퇴근을 사랑하는 모든 직장인들이 위로 올라갈수록 그런 악습을 "라떼(나때)는 말이야"를 시전 하며 되풀이하지 않고 좋은 문화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면 그날이 조금은 더 금방 찾아오지 않을까?


그런 의미로

"늘 같이 칼퇴하실래요? 빨리 가자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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