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이야기하면 뭔가 어제와는 다른 대단한 일이 일어날 것 같지만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12월 31일에서 1월 1일이 된다고 해서 갑자기 나의 세상이 바뀌지는 않는다. 오히려 허무할 만큼 달력의 날짜만 바뀌었을 뿐 나의 일상은 그대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은 새해에는 작년과 다른 나, 주변 혹은 세상을 꿈꾼다.
해외에 있는 친구가 나에게 새해 첫날 한국사람들은 다 싸이클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본인이 운동할 때 이용하는 운동 어플에 온통 한국사람들뿐이라는 말에 웃음이 나왔던 것은 내가 그렇듯 많은 이들이 작심삼일이 될지라도 새로운 새해의 시작과 함께 달라진 나를 기대하며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도 올해는 한 살 더 나이 먹었다고 슬퍼하고 있기보다는 작심삼일이 될 지라도 올해 하고 싶은 일들과 이루고 싶은 일들을 다이어리에 적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나는 지난 몇 년간 비슷한 목표나 해야 할 일들을 적어놓은 것 같은데 어떤 면에서는 이루기도 했지만 어떤 면에서는 어려운 일이 아님에도 계속 나중에 하자는 합리화로 아직까지 미뤄두기만 했다.
그래서 올해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을"미뤄두지 않기"로 정했다.
물론 작년과 올해는 코로나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지만 언제까지 코로나가 끝나고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는 완벽한 타이밍이 오기를 기다리며 미뤄둘 수 만도 없게 되었다는 것을 인정할 때가 된 것 같다. 그래서 부족할지라도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 해보려고 한다.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 많은 이들이미뤘던 것은 "만남"이었을 것이다."밥이나 언제 한 번 먹자!"라는 인사말이 "코로나 괜찮아지면 보자!"로 변했다는 것처럼 나도 많은 만남을 미뤄왔다.그 안에는 20년 지기 친구들과의 모임도 있었는데 더 이상 미루기만은 아쉬워 새해 첫날 줌(zoom)을 통해 온라인 신년회를 시도해봤다.
직접 만나는 기쁨과 비교가 되겠냐만은 오랜만에 화상통화를 통해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꽤나 즐거운 일이었다. 뉴스에서 온라인 모임이나 회식을 한다는 이야기를 접하기도 했지만 내심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막상 시도해보니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해보는 것이 나의 경험이나 삶을 조금은 다채롭게 한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해 주었다.
코로나로 인해 나처럼 크고 작은 것들을 미뤄두었다면 부족하더라도 집에서 할 수 있는 일들부터 하나씩 실천해보면 어떨까?힘든 일이 많았던 지난해보다 더 나은 새해를 만날 수 있기를. 모두의 건승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