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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na P Apr 24. 2021

벚꽃이 진 뒤 만나는 봄의 푸르름

벚꽃이 지고 난 뒤 비로소 보이는 것들

"봄"을 떠올리면 어떤 것이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세요?


봄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많은 사람이 그러하듯 "벚꽃" 혹은 장범준의 "벚꽃엔딩이 듣고 싶어 지는 계절"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나도 봄을 떠올리면 "곧 벚꽃이 피겠네. 예쁘게 필 때 보러 가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많은 이들에게 벚꽃이 사랑받는 이유는 기나긴 추위가 끝나고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날씨가 따뜻해지고 함께  화사하게 꽃을 피우 곳곳을 물들이는 벚꽃잎 볼때면 우리의 마음에도 무언가 새로운 것들이 시작할 것 같은, 혹은 좋은 일이 시작될 것 같은 설레는 기분을 갖게 해서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봄이면 "벚꽃 명소"에 가서 벚꽃을 만끽하고 인증사진을 찍어야만 봄을 제대로 보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때도 있다. 하지만 작년 코로나가 시작된 뒤, 내가 느낀 작은 변화가 있다면 벚꽃을 보는 일은 여전히 나에게 작은 행복을 선사해주는 일이기도 하지만 찰나의 벚꽃의 순간이 지난 뒤 그 후로 보이는 여린 나뭇잎들의 싱그러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작년 이맘때 집에 돌아오다 근처의 나무를 무심코 올려보다 여린 나뭇잎이 올라오는 4-5월 초의 나뭇잎의 색이 정말 맑고 싱그럽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렇게 맑고 여린 연둣빛의 나뭇잎을 왜 지금까지는 몰랐을까?. 벚꽃만큼이나 그 여리고 맑은 느낌의 푸른 잎의 순간도 짧은 데 말이다. 그래서 그 뒤로부터는 벚꽃이 지는 것이 꼭 슬프지만은 않게 느껴진다. 벚꽃이 진 뒤 비로소 보이는 여린 나뭇잎의 새 생명의 아름다운 빛을 만날 수 있는 시간 찾아오는 일 테니 말이다.



그래서 요즘엔 동네 주변을 지나다닐 때, 하늘과 길 옆으로 서있는 나무들의 모습을 자주 올려다보곤 한다. 나뭇잎 사이사이로 나오는 새싹과 그 푸르름은 지금 이 순간 느낄 수 있는 찰나의 기쁨이기 때문이다. 다시금 심해진 코로나로 멀리는 나가지 못해도 당신이 늘 지나다니는 그 길 주변을 올려다보며 지금 만끽할 수 있는 봄의 싱그러움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답답한 마음을 조금은 가볍게 해주지 않을까?

일상에서 곧 지나가버릴지 모르는 짧은 봄의 순간을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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