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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이타심에 대하여

자기중심적인 것이 이기적이라는 오해



나를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에게 "이타적인 사람"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실제로 스타일 컨설팅을 하든 봉사활동을 하든 심지어 액세서리 디자인을 할 때조차 타인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나의 이익만을 위해서였다면 모두 시작도 하지 않았을 일들인 것은 분명하다.


내가 운영하는 스튜디오 쇼룸에 붙여놓은

[세상에 예쁜 건 많아 소중한 건 너 하나고]라는 문장을 보고 누군가는 물었다.


"소중한 건 맞는데 너 하나라니... 너무 이기적이 되면 어떻게 해?"


아이를 키우다 보니 어릴수록 자신의 욕구에 충실했다.

자신이 가지고 싶은 것을 친구를 밀고 울어서라도 뺏고 가지고야 말고 다 먹지도 못할 걸 나눠줄 줄도 몰랐다.

 그것도 한 때, 아이는 욕심이 있나 싶을 정도로 자기 걸 나누고 양보한다. 자신이 소중한 만큼 친구도 소중하다는 것을 인식한다.


충분히 이기적이어야 이타적일 수 있다.


이기적으로 나를 챙겨봐야 내가 소중한지 알고 남도 소중한 걸 알게 되는 것.  


사랑도 받아봐야 줄 수 있는 것처럼.



일하면서 만난 동갑내기가 있었다. 서로 간이고 쓸개고 내줄 것 같은 사이.

그녀가 이혼을 결심했다. 그녀를 나는 좀 더 참아보자고 말렸었다.

결국 이혼은 했고 나랑은 한동안 연락이 두절되었었다.

여전히 좋은 친구인 그녀는 그때보다 지금 더 행복하다.


얼마 전 이혼을 이야기하는 지인과 대화를 하면서 나는 그 친구를 떠올렸다. 이번엔 말리지 않았다. 지인을 불행한 상태로 둘 수 없다는 생각이 밀려왔다.


돌이켜보건대 친구에게 이혼을 말렸던 건 정말 주제넘었던 것 같다. 물론 10년도 넘은 이야기긴 하지만 어린 나이에 이혼이라는 생경한 단어가 두려웠던 것 같다.


개인의 행복 없이 이타적일 수 있을까.


최근에 액세서리 디자이너가 된 나는

핸드메이드 페어에서 신세계 엠디에게 제안을 받았다

그렇게 스타필드에서 팝업 행사를 하게 되고 매출보다도 비슷한 일을 하는 좋은 사장님들을 많이 만나게 되어서 기쁘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초보인 나를 가장 가까이에서 잘 챙겨주시던 사장님이 매출에 대해 물었다 나는 얼마라고 이야기하고 "사장님은요?"라고 물어봤는데 그때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건 말씀드릴 수가 없겠는데요. 물어보시는 게 이상하네요"


??? 방금 내가 대답한 건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았던 나는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

상대의 반응은 차가웠다. 관계지향적인 나에게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었으나 상대를 존중해주기로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했고 그녀의 태도가 이해되지 않았지만 말해주지 않는 이상 이해할 길이 없고 고칠 수 있는 것도 없으니 그냥 그렇게 두기로 했다.

  그 뒤로 빠르게 나의 페이스를 찾을 수 있었다.

나의 중심을 찾자 나는 다시 평화로워졌으며 친절하고 유쾌한 내가 되었다.


 나는 태생부터 이타적인 게 아니라

내가 나를 충분히 챙길 때 이타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 이기적이어 본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나는 오늘 행복한 사람이 되라고 말할 참이다.


인내가 주는 유용하고 타당하고 심지어 달콤한 열매를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인내도 할 수 있다면 행복하게 해내자는 거다.


인생사 너무 다르고 복잡해서 고작 한 줄의 문장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순 없겠지만


부디 행복하자.


나를 위해서, 타인을 위해서, 세상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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