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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사랑받을 나의 딸에게

언젠가 만날 너의 반쪽을 기대하며 

오늘 너를 깨우며 잠든 모습마저 눈부시게 사랑스러운 너를 보니 엄마는 절로 미소 지어지더구나 

누군가가 엄마와 같은 미소로 너를 깨우기를 기도하는 마음이 들었어. 

그 사람이 너의 평생 배우자이길 바라면서 말이야 


엄마가 결혼할 땐 아무도 엄마를 말리지 못했어 

엄마는 아빠의 진가를 확신했거든 

그리고 언제든 멈출 수 있을 엄마스스로를 믿기도 했고 


이제 결혼 십 년 차인 엄마는 앞으로 일 년 뒤도 알 수 없지만  엄마가 암진단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사건을 만나고 나니 더 확실해지는 것들이 있더라. 특히 아빠에 대해서

그리고 엄마가 더 자랑스러워졌어. 엄마는 정말 카탈스럽게 아빠를 골랐거든


가벼운 만남과 부담 주지 않는 관계들이 엄마 때에도 쿨하고 멋진 것이었지만 

엄마는 가벼운 만남은 맞지 않았어 

서로랑 진하게 엮이지 않는 관계는 부질없고 허무하고 헛헛하다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진짜 내 배우자가 될 사람을 찾았지 

사람마음이 그래 결심했어!라는 다짐으로 되는 건 아니기에 

감정에 치우치는 날도 있었지만 엄마는 엄마만의 기준을 지키려고 노력했어

엄마가 결심했더니 엄마가 만나는 애인들은 엄마의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들이었고 


안정적이고 단단한 사람들을 만나서 그런지 엄마의 연애의 끝은 언제나 프러포즈였단다. 

아직 결혼의 준비가 되지 않은 엄마는 아직 상대에 대한 결혼의 확신은 없었거든 

그리고 너희 아빠를 만나고 만난 지 10개월째에 결혼식을 했어 

확신이 들었거든 

이 사람이랑 아주 멀리 오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돌아보니 십 년이 지났네 


그날동안 얼마나 싸우고 지지고 볶았겠니 ㅎㅎ 

감정 격해지는 날은 목구멍까지 치고 올라오는 "이제 그만 헤어지자."라는 말을 얼마나 삼켰는지 몰라 

연애가 아니잖아 책임이 있는 결혼이지 

그래서 함부로 뱉을 수 없는 말.

그 인내의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또 이만한 사람 없지 싶어 

쓰다고 뱉어내지 않는 인고의 시간 동안 또 다른 세계가 열리더라

발효되어 약효가 있는 새로운 맛과 효능의 음식이 되는 것처럼  

 

그래서 엄마의 연애+결혼 20년 경력으로 너에게 어떤 사람을 만날지 어떤 기준을 가져야 할지 

엄마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해볼까 해

너의 연애는 당연히 엄마와 다르겠지만 사람과 사람 만나는 데 변하지 않는 것들도 있으니까 

엄마를 통해 힌트를 얻었으면 해 

그 힌트로 세상으로 담대히 나가. 자유롭게 연애하고 사랑하는 딸이 되길 바라 

세상에서는 너를 평가하고 이리저리 재겠지만 그게 너의 가치를 말해주진 않는단다.

너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라서 사실 평가도 저울도 무의미해 

엄마의 가장 큰 보물, 

사랑한다 우리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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