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난 한국사람인데...
나는 한국인이다.
커넥트 커피(CONNECT COFFEE COMPANY LTD)는 케냐 회사다.
커피 농부들과의 프로젝트를 제대로 하기 위해 케냐에서 사업을 등록하고 비즈니스를 시작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고도 탁월한 선택이었다. 문제는 커넥트 커피가 한국에 등록된 사업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한국 정부나 기관으로부터 그 어떤 창업 지원도, 투자 유치 기회도, 국제개발 프로젝트 제안서 제출 기회마저도 얻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커넥트 커피는 케냐 회사라서 안돼
커넥트 커피는 케냐 회사여서 안돼
4년만에 결국은 마음을 바꿔먹었다.
그래 커넥트 커피는 케냐 회사다!!
2020년 7월, 한국 사람임을/ 한국 회사임을 고집하지 않고 "케냐 회사 커넥트 커피"로 케냐 현지에 사회적 기업 협의회(SESOK, SOCIAL ENTERPRISE SOCIETY OF KENYA)에 가입했다. 연 50$의 가입비를 내고 회사 소개 자료를 제출한 후 회원으로 인증을 받았다.
SESOK은 100여 개가 넘는 케냐 현지 사회적 기업가들이 정보를 공유하며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가입한 다음날 나는 SESOK 멤버들을 위한 Whatsapp 그룹에 초대가 되었다.
그날 이후로 하루에도 수십 번씩 SESOK 멤버 그룹 채팅방에는 whatsapp 메시지 알람이 뜬다.
케냐 소규모 비즈니스를 위한 새로운 법률 제정 소식, 비즈니스 관련 뉴스, UN을 비롯한 각국의 국제 개발 에이전시들과 재단들이 쏟아내는 셀 수 없이 많은 비즈니스 컨설팅과 교육, 자문, 투자유치 기회들!!
이건 정말이지 새로운 세상이었다.
내가 4년간 케냐에서 사업을 하면서도 한국 국제개발 에이전시(KOICA)나 한국의 비영리 재단들만 쳐다보며 기회를 찾고 있는 동안 케냐에 있는 수많은 국제기구와 재단들이 케냐 현지의 사회적 기업을 발굴하고 돕는 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었던 거다.
그날 이후 나는 커넥트 커피 운영에 도움이 될 만한 프로그램들을 적극적으로 찾아 참가하고 있다.
첫 번째. 프랑스 국제개발 에이전시에서 후원하는 비즈니스 엑셀러레이션 프로그램( ARESSOK)
이 프로그램은 사회적 기업가들에게 비즈니스 모델 수립,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시스템 정립, 마케팅 전략 수립, 소셜 임팩트 측정 방법론 등을 교육하고 투자자 들과의 연결을 지원한다.
Covid-19의 영향으로 대면 수업이 아닌 온라인 교육으로 진행되는 점이 좀 아쉽지만, 정말이지 수업이 너무 재미있다. 2020년 9월부터 12월까지 교육과 코칭을 받고 2021년 1월에 투자 유치를 위한 사업계획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두 번째. 유누스 재단(YSB, Yunus social bisiness)에서 지원하는 investment readiness프로그램에서 비즈니스 컨설팅받을 수 있는 펠로우로 선정되었다. 무함마드 유누스는 방글라데시의 은행가·대학교수이며 방글라데시 빈민들에게 무담보 소액대출 운동을 전개하여 빈곤퇴치에 앞장선 사람으로 자신이 설립한 그라민은행과 함께 2006년 노벨평화상을 공동으로 수상한 사회적 기업의 교과서 같은 분이다.
한국에서 사회적 기업에 대해 공부할 때부터 너무 많이 들어왔던 이름.
그 유뉴스가 설립한 YSB 재단을 통해 교육을 받고, 그 후 투자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되다니.
정말 신나는 일이다.
이 프로그램은 바로 다음 주부터 시작하고 6개월간 진행된다.
현지 직원들과 모두 함께 교육에 참여해서 사회적 기업으로써 커넥트 커피의 시스템과 사업 모델들을 점검받고 업그레이드시킬 예정이다.
세 번째, 월드뱅크(worldbank)에서 주관하는 Agripitch competition에 지원했다.
케냐 현지 농부들에게 커피 품질관리와 평가 교육을 지원하여 역량을 강화하고 동시에 전 세계 커피 바이어들과의 직거래를 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개발하고자 하는 것이 제안한 사업의 핵심이다.
이번 주에 제안서를 제출했고, 최종 프레젠테이션에 참가할 수 있을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최종 프레젠테이션에 참가하여 피치를 한 후 사업이 선정된다면 $10,000 ~$40,000의 펀드를 지원받을 수 있다.
두근두근..
제안서가 부족해서 혹시 이번에 탈락하더라도... 괜찮다. 이런 기회는 앞으로 많을 테니..

커넥트 커피가 한국 기업이기를 포기하고 케냐의 기업이라 누릴 수 있는 혜택과 기회들을 찾아보기 시작하자 생각보다 엄청난 가능성들이 열리고 있다.
케냐에 와서 사업을 하고 있으니 이제 좀 더 글로벌한 마인드를 장착해야지 다짐해본다.
커넥트 커피는 오늘도 케냐에서 이렇게 조금씩 단단하게 성장해가고 있다.
“내가 숲으로 들어간 것은 삶을 나 자신의 의도대로 살아 보고 싶어서였다. 오직 삶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마주하려는 것이었으며, 삶이 가르쳐 주는 것들을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산다는 것은 너무도 소중한 일이기에 삶이 아닌 것은 살고 싶지 않았다.”
- 헨리 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