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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NNECT WITH PARK Mar 31. 2023

그의 위로

지금 여기 감사일기 3 

햇살: 이상해요. 내 안에는 여전히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데 나만 빼고 세상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멀쩡하게 돌아가요.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된 것 같아요. 


그: 맞아요. 그렇게 느껴지실 수 있어요. 많이들 그렇게 느끼세요. 


햇살: 거의 일 년 가까이 밤낮으로 두려움과 화에 떨며 긴장해 있었어요. 그러다 요즘 들어선 조금 긴장이 풀려서인지 몸도 마음도 너무 피곤해요. 아무것도 하고 싶은 의욕이 없어요. 


그 : 맞아요. 정말 힘든 시간을 잘 버텨내셨어요. 인생에서 겪지 않으면 좋을 최악의 경험을 하셨으니 그럴 만도 해요. 대부분, 가족들이 정말 힘들어하시거든요. 그 상처에서 벗어나 다시 관계를 회복하고 신뢰를 쌓아 가는 것이 쉽지가 않아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땐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말고 쉬어보세요. 햇살님 본인을 위해서요. 지금까지는 모든 신경이 남편분의 행동에 가 있었잖아요. 그 관심과 신경을 다시 본인에게로 가져오는 연습을 하셔야 할 거예요. 시간이 걸리겠지만 하나씩 해 보세요. 하실 수 있어요. 


햇살: 나는 아직 남편을 못 믿겠어요. 그래서 여전히 불안해요. 

그런데 남편은, 자신을 100퍼센트 믿는 것 같아요. 같은 잘못을 다시 저지르지 않을 거라고 말이죠. 

정신 차려준 남편이 고맙기도 하다가 가끔은 또 너무 어이가 없기도 해요. 


그:  맞아요 그러실 거예요. 보통 가족들이 같은 어려움을 이야기하시더라고요. 정말 힘드실 거예요. 

그런데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세요. 햇살님은 남편을 믿을 수도 있고, 믿지 않을 수도 있어요. 선택을 햇살님 본인이 하실 수 있죠. 

그런데 남편에게 선택지는 하나예요. "자신을 믿는 것" 자신을 믿지 않으면 남편분은 도저히 살 수가 없거든요. 밉더라도 그냥 그렇게 봐주시는 건 어떨까요?   


그: 햇살님! 지금 정말 잘하고 있는 거예요. 대단해요. 이 정도로 해 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에요. 


그의 위로에 나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남편에게 듣고 싶었던 이야기를 그를 통해서 들었지만 

듣고 싶었던 이야기를 모두 들은 나는 이미 충분해졌습니다. 


내 이야기를 마음으로 들어주고 공감과 위로를 건네준 사람이 있음에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어떤 사람이 나를 판단하지 않고, 나를 책임지려 하거나 나에게 영향을 미치려 하지 않으면서 내 말을 진지하게 귀 기울여 들어줄 때에는 정말 기분이 좋다.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듣고 나를 이해해 주면, 나는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다시 보게 되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암담해 보이던 일도 누군가가 진정으로  들어주면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던 일도 누군가 잘 들어주면 마치 맑은 시냇물 흐르듯 풀리곤 한다.   -칼 로저스, 공감의 효과 



Thank you for thinking that everything is okay.
 
 I have a problem.
 I lived in the wrong way. Something's wrong.
 When did I start thinking about this?
 The beginning is unknown, and it doesn't matter.
 The idea that comes to mind is just an idea, so please take it lightly without seriousness.
 Whenever you hear a commotion in your heart, say 'It's okay, it's just an idea.'
 There's really nothing wrong with everything.
 
 
★★ Respect yourself even if you have achieved nothing. Don't disparage yourself recklessly because you have the power to change things within yourself. The first step in making a wonderful life is to respect yourself. _Nietzs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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