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감사일기 2
남편은 집에 들어오면 짐승들이 영역 표시를 하듯 벗은 옷을 자기가 이동한 동선에 따라 남겨놓습니다.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신발, 소파 위에 걸어놓은 외투, 식탁 의자에 걸쳐놓은 바지, 목욕탕 세면대 밑에 벗어놓은 양말과 그날 쓴 수건.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고쳐지지가 않습니다.
딸아이 또한 유치원에 다녀와서 무엇을 하고 놀았는지, 바닥에 던져놓은 책가방, 열린 신발장, 열린 옷장, 열린 서랍과 널브러진 장난감들을 보면 고스란히 알 수가 있습니다.
이런 남편과 아이를 보고 얼마나 많이 잔소리를 했겠습니까?
그런데도 전혀 고쳐지지가 않습니다.
유난히 피곤한 날, 스트레스 수치가 높은 날엥는은 집에 들어와 흐트러진 신발을 보는 순간 바로 화가 나고 숨이 가빠집니다.
여기서 그치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아빠가 하는 행동을 똑같이 따라 하는 딸아이를 보며, 정리 정돈을 제대로 못하는 딸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이 올라옵니다.
여기에 남편을 비난하고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더해집니다.
급기야 지금 당장 내가 어떤 액션을 취하지 않으면, 내 아이가 제대로 자랄 수 없다는 "생각", 아빠를 닮아 정리 정돈도 제대로 못하고 욕먹는 어른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올라와 나의 화를 정당화시켜버립니다.
이때라도 멈추어야 합니다.
무엇이 다른 사람에게 최선인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의 일"을 벗어나는 것입니다. 아무리 사랑으로 포장해도 그것은 순전한 오만이며, 그 결과는 긴장과 걱정, 두려움입니다. 나는 내게 무엇이 옳은지 알고 있는가? 내가 할 일은 이것뿐입니다. 혹시 스트레스나 불편한 마음이 느껴진다면, 지금 마음속에서 누구의 일에 간섭하고 있는지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웃음을 터뜨릴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그 질문을 통해서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습니다.
-바이런 케이티의 네 가지 질문 중에서
활짝 열린 서랍이, 널브러진 옷가지가 나를 화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이 나를 화나게 함을 알아차려 봅니다.
바깥 경계에 따라 헐떡이는 내 마음을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연습하고 연습하다 보면 조금씩 더 빨리 알아차려지겠지요.
감사합니다.
I am gratitude that I can leave it as it is.
Just leave it as it is.
It's okay to be angry.
You can do that.
Just leave it as it is.
You have the freedom not to talk.
That's all right.
Please recognize your breathless mind first, while looking at the outer boundary.
★★ Love is dying because you say what you shouldn't say and don't say what you should. _Carlyle Gibr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