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품.
너를 내 손에서 떠나보내는 날을 떠올리며 끊임없이 고뇌한다. 세상에 내놓았을 때 사랑만 받기를 바라며 안팎으로 다듬는다.
창의로 번뜩이는 어느 날은 수백 가지 미래를 떠올리며 힘차게 너를 부른다. 또 하염없이 침잠하는 어떤 날은 이 감정이 부디 너에게는 닿지 않기를 바라며 인내한다.
나의 아이.
그저 한 번의 붓질을 하고 하나의 건반을 눌렀을 뿐인데 너는 결국 제멋대로 펼쳐진다. 너의 색대로, 너의 음대로 뻗어나가는 걸 나는 말릴 수가 없다. 말리고 싶지 않다.
나의 뮤즈.
너의 생생한 걸음은 나를 이끈다. 붓을 놓고 건반을 덮는다. 나는 다시 오롯한 내가 된다. 나의 색과 음으로 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