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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방빵 May 02. 2021

퇴사할 것인가, 이직할 것인가, 그냥 버틸 것인가?

자영업을 하는 CEO 입장에서는 월급쟁이로 직장 생활 하는 것이 쉬울 것같지만, 월급쟁이 직장인들은 제각각 그들 나름의 고충이 있다. 아니, 고민과 고충이 상당히 심각하다. 종종 중견, 중소기업 CEO 분들 뵐 기회가 있는데, 퇴사하는, 이직하는 직원들을 통 이해 못하시는 분들이 꽤 있다. '잘 지내다 어느 날 갑자기 사표를 내고 안나와', '돈 때문에 그런건지 딱 3년 지나고 나면 회사를 옮기더라고'. '연차 수당을 최대한 받고, 평균 연봉이 최대인 기간을 고르고 골라서 거기에 맞춰 퇴사하는 것같더라고. 영악하고 괘씸해' 등등의 이야기를 푸념처럼 하시곤 한다. 물론, CEO 분들 중 대부분은 사업하기 전 직장을 다녀봤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는 직원들을 잘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하시지만, 요즘 직장인들의 처신이나 태도에 대해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며 세대차이, 생각 차이로만 생각한다.


필자도 한 번 이직을 했지만, 대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인사 직무를 그대로 갖고 이직을 했기 때문에 심각하고, 처절한 프로 이직러들의 심정을 잘 헤아리고 있다고는 말하기 어려울 것같다. 정말 극소수의 직원들을 제외하고 직장인 대부분은 어제도, 오늘도 '확 사직서를 제출해 버릴까?', '여기보다 더 좋은 직장이 있을거야', '에이~ 직장이 다 거기서 거기지, 뭐. 여기도 싫지만, 그냥 적당히 버티자' 라는 3단 콤보의 생각을 무한 반복하고 있을 것이다.

   

Gettyimages 인용


인사 업무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직원들과 상담할 기회가 종종 발생한다. 그런데 직원들 중 회사에 만족하며 잘 다니고 있다는 직원은 극소수인 반면, 대부분의 직원들은 직장 생활에 불만이 상당하고, 특히 친한 Junior 직원들의 경우 '퇴직할까', '이직할까', '그냥 대충 버틸까' 삼지 선다로 묻곤 한다. 그러면 각각의 자초지종과 불만 사항을 접수하고, 정말 당장 미쳐버릴 정도로 심각하면 '퇴직', 그래도 조금 더 버틸 수 있다고 생각되면 '이직', 그리고 별거 아닌 투덜거림이라 생각하면 '버티기'로 조언을 하는데, 재미있게도 필자의 조언과는 별개로 각자의 처신과 판단은 어느 순간 갑자기 제 멋대로 한다. (도대체 조언을 왜 구하는건지..ㅋㅋㅋ)

 

잡코리아 인용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에서 국내 기업 402개 사를 대상으로 '20년 퇴사율에 대해 Survey를 했다. COVID-19 Pandemic으로 인해 취업 시장 문이 굳게 닫히고, 이직 기회도 확연히 줄어들었다고 대부분 추측하나, 실제 회사 퇴직율은 COVID-19 이전 보다 더 높아졌다. 이게 어찌된 일인지 퇴사 사유 등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


퇴사 사유 중 가장 많은 사유는 '연봉을 높여 이직하기 위하여'가 47.2%로 가장 많았고, '타 기업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안을 받아서'가 29.0%, '커리어 관리를 위해'가 28.5%로 각각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얼핏 이런 현상을 다소 이해하기 어렵지만, 아마 기업들이 대졸 공채를 점차 지양하고, 경력사원을 선호하거나 수시 채용 방식을 활용함으로써 재직 중인 직장인들에게 취업 문이 조금 더 열렸기에 나타난 결과일 것이라 짐작해 본다. 대졸 신입 취준생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고, 전문적인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직장인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겠지만, 직장인들이 여전히 자발적으로든 외부 시장에 의해서든 퇴사, 이직을 꿈꾸고(?) 있다는 점은 다소 안타까운 소식이다.


Gettyimages 인용


대학 졸업을 앞두고 취업을 해야 하는 취준생들은 앞날이 막막하기만 할거고, 취업 관문이 시간이 갈수록 좁아지는데 대해 걱정이 태산일 것이다. 그리고 원하는 직장에 취업을 할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할 것같은 절박함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이란게 막상 원하는 회사에 입사를 하고 나면 몇 년, 아니 몇 달만에 그 절박함은 사라지고, 퇴사냐, 이직이냐 버티기냐를 고민하기 시작한다.


이런 상황은 사람마다 각기 다르기 때문에 뭐라 한 가지로 딱 짚어 말하긴 어렵다. 원래 원하는 회사가 아니었는데, 급하게 입사할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니, 입사와 동시에 이직 시장을 기웃거리기도 하고, 직무와 무관하게 직장을 찾고 막상 매일 8시간씩 앉아서 일하려니 이것이 고역인 경우도 있으며, 경영진, 선배들과의 세대차를 극복하기 힘들어 퇴사를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사회 생활 선배로서 이거 하나만은 분명히 말해줄 수 있을 것같다. 너무 급하고, 힘들어 죽겠는 지경이 아니면 되도록이면 퇴사보다는 이직을, 이직 보다는 조금 더 현 직장에서 버티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왜냐하면 이직, 재취업 시장에서도 누군가를 채용하려고 할 때 대책 없이 퇴사한 사람은 다소 꺼린다. 왜냐하면 대책 없이 퇴사한다고 하는 것은 구직자의 내부 사정을 들여다 보기 보다 그 사람 자체의 성격이 급하거나 사회 생활에서 감정적, 극단적 선택을 할 소지가 있다고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직 시장에서 본인이 정말정말 원하는 회사 직무로 이직을 했다고 해도 결국 직장생활의 중심은 일 보다는 사람 관계이기 때문에 잘 맞지 않는 상사나 동료를 만날 경우 그 Risk가 현 직장에 머무는 것보다 훨씬 더 클 것이다. 그래서 다른 직장으로 이직하여 Risk를 안는 것보다 다소 불만족스럽더라도 현 직장에서 버티며 좋은 날이 오기를 기다리는게 확률적으로는 더 좋은 선택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Gettyimages 인용


물론, 그 선택이 이직이 아닌 Career를 완전히 바꾸고자 하는 선택이라면 이같은 조언이 전혀 맞지 않는다. 원하는 공부를 더 깊이 해서 학자가 되고자 한다거나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좋은 Item을 갖고 사업을 한다거나 자연과 더불어 살고 싶어 귀농을 한다는 등의, 흔히 말하는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벗어나고자 하는 선택이라면 어느 정도 준비가 되면 기다릴 것 없이 퇴사하는게 좋다.


직장 생활이라는 것이 밖에서 보면 평온하고, 무탈해 보이지만, 늘 고난의 연속이고, Risk와 갈등이 항상 도사리고 있는 곳이다. 그런 관점에서 생각하면 직장 생활에 늘 불만이 있고, 퇴사나 이직을 생각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그런 고민을 오래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너무 심각하게, 깊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직원들과 Career 상담을 하다보면 자신의 불만을 표출하고, 실컷 퍼붓다 스스로 Stress를 풀고, Solution을 찾아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적당한 불만, Stress가 대부분이지 그렇게 심각한 경우는 이미 궤도를 넘어서인지, 인사팀장에게 상담을 요청하진 않는 것같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 중에서도 Career 관련해 궁금한 점이나 상담하고픈 것들이 있으면 허심 탄회하게 이메일, 쪽지, 댓글로 문의해 보시길 바란다. 필자도 불완전한 인간이고, 나 역시 지금도 직장생활의 위기를 겪고 있기에 '딱 요거다!' 할만한 정답을 줄 수 있을지 확실치는 않아도 다양한 Career 상담 경험, 직장 생활을 통해 고민에 귀기울여 잘 들어주고, 위안을 줄 수 있는 수준은 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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