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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방빵 Sep 12. 2022

동일인에 대한 동일한 태도를 다르게 해석하는 시각

요즘 필자에게 어이없는 고민거리가 생겼다. 문제가 생기면 늘 나에게서 찾으려 노력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자 애쓰던 필자에게 주변으로부터 쓸데없는 얘기가 최근 전달되었다. 필자와 함께 일하고 있는 팀원의 태도에 문제가 있고, 이에 대해 제법 많은 사람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당황스럽게도 이런 사실이 팀장인 필자에게 먼저 알려진게 아니라 성토하듯 술자리에서 불만을 제기하던 몇 몇 Big Mouth들을 통해 임원, 대표이사까지 이미 전달된 것이다.


그런데 정말 당황스러운 상황은 해당 팀원의 평소 태도가 훌륭하고, 일도 너무 잘해 필자의 맘에 쏙드는 구성원이라는거다. 모범사원이라 생각하고 있었던 팀원에게 쏟아진 갑작스런 비난은 필자를 무척 당황하게 만들어 며칠 째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대책을 세우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심지어 담당 임원에게 그 팀원을 조기 승진 대상에 추천해 놓았고, 작년부터 계속해서 Benefit을 어떻게 줄 것인가 고심하고 있던 터라 더더욱 당황스럽다.


Gettyimages 인용

그래서 다음주부터 지방에 내려가 사람들과 대화하고, 술자리를 가지며 자연스럽게 Reference Check을 해볼 생각이다. 필자의 단점을 잘 보완하고 있는 친구라 필자에게만 좋게 보였던건지(평가자의 오류 중 보완오류에 해당), 아니면 그 친구가 필자와 담당임원에게만 감쪽같이 잘하고, 그 외 직원들에게는 못되게 구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건지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보기로 했다. 도대체 이 친구에게 무슨 문제가 있고, 필자나 담당 임원이 파악하지 못하고, 놓친건 뭐가 있을까?


일단 주변의 몇 몇 직원들로부터 몇 가지 Reference를 받았다. 첫 째는 질문을 하거나 건의를 하면 Feedback이 없다는 의견이다. 일정 사안에 대해 문의를 하면 맞다, 틀리다 Feedback이 없고, 반영이 됐는지, Drop된건지조차 답이 없다는거다. 본인을 무시하는건지 상당히 불쾌하다고 느끼고 있었고, 본인과 같이 불만을 갖고 있는 주변 사람들을 모아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거다. 또 하나는 조직을 위해 무언가 건의를 하면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고민해 보겠다거나 노력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하는데, 소위 말해 씹히는 느낌이 든다는거다. 그리고 마지막 불만은 지나치게 사무적인 태도가 대화를 차단하는 효과를 가져와 말도 하기 싫다는 불만이다.


Gettyimages 인용


그 친구의 평소 성향과 태도를 잘 아는 필자로서는 피식 웃음만 나오는 Reference다. 원체 과묵한 성격이고, 일처리를 야무지게, 완벽하게 하는 친구라 한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다. 물론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같이 일하는 팀원을 필자가 좋게 생각하고, 보호하려는 걸수도 있는데, 근본적으로 동일인의 동일한 태도를 해석하는 방식이 서로 다른게 문제의 원인이 아닐까 생각된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업무 스타일이라는 것도 있고.


필자는 규정에 어긋나거나 해서는 안되는 일에 대해 단호하게 ‘No’라고 대답하는 업무 스타일을 선호한다. ‘안되는거긴 한데요, 그래도 다시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는 필자가 직장생활을 하며 후천적으로 습득하게 된 Skill이지 결코 선호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런데 이 팀원과 일하게 된 초기에 업무를 지시하면 답이 없다가 조금 지나면 완성된 결과를 보란듯이 메일로 송부해 놓는 일련의 일들을 겪으며 점차 신뢰가 쌓였다. 심지어 ‘이 일을 하는게 맞을까?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어도 답이 없다가 일단 최선을 다해 작성한 보고서를 메일로 보내놓고 의견을 묻는 식이다. 낯선 Communication 방식에 필자도 처음에는 적잖이 당황했지만, 꼼꼼하고, 책임감 있게 일처리를 하는걸 보며 믿음을 갖게 되었으나, 다소 나이와 경력이 있는 선배들이 보기에는 불편했던 모양이다. (그렇다고 그걸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고, 대표이사한테까지 이른(?)건 좀 심했다고 생각한다)


Gettyimages 인용


雪上加上으로 현재는 경영진이 필자의 Leadership까지 문제삼고 있는 상황이다. 필자는 주변 몇 몇 구성원들이 이런 불만을 제기했다고 해서 팀원을 다그치고, 행동과 태도를 당장 바꾸라고 지시/명령하는 것이 Leadership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당장 평가와 승진, 이와 연동된 보상에서 불이익을 피해갈 수 없는 팀원을 생각해서는 어떻게 이 상황에 대처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자칫하다간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팀원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도 있고, 경영진의 시각에 대해 부정적으로 반응해 맹목적인 Negative 전략으로 태도를 바꿀 수도 있어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어떻게 하면 그 팀원이 일하는 만큼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이며, 팀원 본인도 긍정적으로 태도를 변화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을까? 바로 이런게 Leadership의 영역인거는 맞지만, 동일인의 동일한 태도를 필자의 생각과 정 반대로 해석하는 몇 몇 구성원들에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당황스럽다. 필자가 ‘저 친구의 연차일 때 나는 저 정도로 일을 잘 했을까?’, 아니 ‘지금 내 역량이나 태도보다 저 친구가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팀원을 전혀 반대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해석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을 바꿔놓고, 같이 일하는 팀원에게 어떻게 유리한 환경을 제공할지 고민이 깊다. 물론, 그 친구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으니 이런 여론이 형성됐을테지만, 그 친구의 본래 의도는 그렇지 않았으리라 짐작했을 때 본인이 상처받지 않고, 극단적인 불만이 생기지 않도록 어떻게 태도의 변화를 유도할지도 깊은 고민 중이다.


일단 다른 구성원들, 경영진들과 Interview, 술자리를 갖으며 현재 상황과 인식에 대해 파악을 해볼 생각이다. Junior 사원도 책임감 있게 일만 해서는 곤란하고, 평판 관리도 해야 하고, 태도까지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 다소 안타깝지만, 내 앞에서 웃고 편하게 대화하는 동료 직원일지라도 뒤에서는 전혀 다른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직장생활을 해야 한다는 점이 더 씁쓸하다. (뒤에서 그런 험담을 하는 사람들이 정작 해당 직원에게 진정성 있는 Feedback을 해줬을까? 해줬는데 교정이 되지 않아 담당 팀장인 나에게, 대표이사에게 문제 제기를 한걸까? 의심스러운 부분이다) Dale Breckenridge Carnegie의 ‘인간관계론’을 다시 한 번 꺼내 읽어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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