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착한 사람인데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저는 그냥 좋게 좋게 지내고 싶었을 뿐인데, 왜 이렇게 상처를 많이 받을까요.”
대부분의 경우 그분들은 참 성실하고, 배려 깊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분들입니다. 흔히 말하는 ‘착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상담실에서 자주 눈물을 보이는 분들 역시 바로 그 착한 사람들입니다.
왜일까요.
착한 사람들은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갈등을 만들고 싶지 않고, 누군가 불편해지는 상황도 피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생각하고, 가능한 한 맞춰주려고 합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자신의 마음은 뒤로 밀려난다는 것입니다.
조금 불편해도 참습니다. 부탁을 거절하기 어렵습니다. 속상한 일이 있어도 “내가 예민한가?” 하고 스스로를 먼저 의심합니다.
그렇게 조금씩 참고, 이해하고, 양보하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음이 지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도 쉽게 말하지 못합니다.
착한 사람들은 화를 내는 것조차 미안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처는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마음 안에 쌓입니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찾아옵니다.
“왜 나만 이렇게 힘들까.”
사실 문제는 ‘착함’ 자체가 아닙니다. 문제는 자신의 마음을 돌보지 못하는 착함입니다.
상대의 감정은 세심하게 살피면서 정작 자신의 감정은 외면하는 태도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한정된 에너지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계속해서 주기만 하면 언젠가는 바닥이 납니다.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관계 속에서 필요한 것은 착함보다 균형입니다.
상대의 마음을 존중하는 것처럼, 나의 마음도 존중하는 태도입니다.
가끔은 거절해도 괜찮습니다. 불편한 감정을 솔직하게 말해도 괜찮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것이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나를 지키는 건강한 태도이기 때문입니다.
상담을 하면서 저는 종종 이런 말을 드립니다.
“지금까지 충분히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 말을 듣고 잠시 멈칫합니다. 그리고 조용히 묻습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이제는 나에게도 좋은 사람이 되어 보세요.”
타인에게 건넸던 이해와 배려를 이제는 자신에게도 조금 나누어 주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만큼은 이렇게 생각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누군가의 기대를 다 채우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조금 아쉬워해도 괜찮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당신의 가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착한 사람일수록 많이 상처받는 이유는, 그만큼 마음이 따뜻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아픔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너무 오래 스스로를 탓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당신의 착함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다만 이제 그 착함을 조금만 나 자신에게도 돌려주면 좋겠습니다.
그 순간부터 관계는 조금 더 편안해지고, 마음도 조금 더 가벼워질 것입니다.
https://youtu.be/8OAQaSYwXAI?si=uDd-CCjqjWvcmKD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