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내가 만들었던 살아 있는 추억들
나는 다만 하루하루 흔들리고 있었을 뿐이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품위, 그 격식, 규격이 싫었다.
_p.4 「1995년 4월 시인의 말」
"Lonely rivers going to the sea give themselves to many brooks." 이건 내가 슬며시 외로운 생각이 들 때마다 나 자신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다시 되살려보곤 하는 구절이다. "바다로 가는 외로운 강물은 많은 여울에게 저를 내준다."
_p.49 「1994년 9월 6일 화요일」
어떤 나무들은 바다를, 바다의 소금기를 그리워하여 바다 쪽으로, 그 바다가 아무리 멀리 있어도, 바다 쪽으로 구부러져 자라난다고 한다. 그런 나무들이 생각났다.
_p.51 「1994년 9월 7일 수요일」
이상하게도 나는 아이오와에서 단 한 편의 시도, 아니 단 한 줄의 시구도 얻지 못했다. 모든 게 너무 다르기 때문에 내 감수성이 문 꽉 닫아버리고 있는 걸까. 그렇긴 하지만 안타깝지는 않다. 내가 체험하는 것들 모두가 착실하게 내 내부로 가라앉고 있을 거다. 그리고 어느 날 시로 나오겠지.
_p.172 「1994년 10월 21일 금요일」
기억의 집, 기억의 집 한 채 서 있다.
기적처럼, 금방 신기루처럼 무너질, 그러나 기적처럼.
_p.248 「1994년 11월 12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