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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끼리의지혜 Apr 10. 2021

나빌레라, 70대와 20대도 우정이 가능할까?

인생드라마 등극, tvN 월화드라마 나빌레라

몸을 사용하는 직업인에 동경을 갖고 있는 나는 특히, 발레에 대한 환상과 로망을 갖고 있다. 지금은 요가를 하지만 성인발레를 취미로 배워보기도 하였고 여전히 발레를 하고 싶은 로망과 바램을 갖고 있는 1인이다. 다시금 어렸을 적으로 돌아가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인간의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궁극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발레를 선택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종종한다. 이런 나의 눈을 최근 사로잡은 드라마가 있으니,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tvN 월화드라마 나빌레라다.      

TVN 나이 일흔에 발레를 시작한 덕출과 스물셋 꿈 앞에서  방황하는 발레리노 채록의 성장 드라마 <나빌렐라>

넷플릭스 티저 영상을 보고 황홀해진 나는 주저할 틈 없이 드라마를 시청하기 시작했다. 발레라는 소재가 내 흥미를 끌기에 이미 충분하였지만, 드라마 안에서 20대 채록(송강 분)과 70대 덕출(박인환 분)은 발레 스승과 제자 관계로 만나지만, 나이 불문하고 서로의 꿈을 응원해주고, 삶의 버팀목과 지지자, 그리고 위로가 되어 70대와 20대 사이에서도 우정이 존재할 수 있다는 세대융합적 측면을 잘 다룬 드라마다. 

 

70대 심덕출(박인환 분)은 퇴직 후에도 일상 속 여전히 자기 어깨에 짊어진 “아버지”라는 부담감과 책임감 때문에 밋밋한 일상을 보낸다. 하루는 예전과 달리 길고, 가까운 친구들을 한두 명 씩 떠나보내며 자기에게 남은 날이 얼마 없다는 것을 깨닫고, 어렸을 적 주변 사정으로 묻어둘 수밖에 없었던 꿈을 펼쳐보기로 한다. 발레 하는 채록을 보고 마음 속 저 깊은 곳에서 다시금 꿈틀되는 꿈 앞에서 덕출은 주변의 만류와 이미 노화될 때로 노화된 자신의 신체적 한계에 20대 채록(송강 분)과 함께 꿈꾼다.      


덕출의 발레 선생이자 최고의 발레리노를 꿈꾸는 채록 아직 날아오르지 못한 꿈 앞에서 좌절, 방황도 하고, 부상 앞에서 오만을 떨어보기도 하지만 꿈을 향한 길에는 속도와 숨고르기가 중요함을 알려주는 채록의 발레 스승 승주(박태환 분)가 있다. 그리고 그런 길을 가는 채록 옆에 덕출과 같은 어른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승주는 알았던 것 같다.      

출처  tvN <나빌레라> 웹페이지


유교적 관습으로 "어른"은 어렵고 불편한 존재인 우리 사회 일상처럼, 나빌레라에서도 70대 어른 덕출은 채록에게 불편한 존재였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쌓이는 세대를 넘나드는 브로맨스는 시청자에게 따뜻함을 선사하고, 조금 더 인생을 산 "지혜로운 어른"의 평범한 말 한마디가  모두에게 위안이 되어 준다. 


괜찮아 채록아
#위로에는 그 어떤 수식어도 필요없다. 방황하는 채록에게 건네는 덕출의 위로 


이 드라마에서 채록과 덕출은 사제관계로 인연을 시작하지만, 자연스럽게 덕출의 손녀(심은호 분)는 채록의 동년배 친구로 꿈을 함께 찾고 이루어나가는 동년배 친구로, 덕출의 와이프(나문희 분)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채록에게 큰어머니 같은 존재로 서로의 인생에 스며들고 구원이 되어준다. 


드라마는 채록과 덕출의 꿈을 주로 이야기 하지만, 사실 이 드라마는 곳곳에서 등장인물들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사회적으로 잘 나가는 의사였던 덕출의 막내 아들 성관(조복래 분)이 모두의 기대를 깨버리고 다큐를 찍으려고 하는 모습도, 여성의 생애주기에서 엄마와 아내라는 역할에 맞닥 드렸을 때 커리어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애란(신은정 분)은 상담 자격증을 따고 다시 일을 시작하기도 하고, 부모님이 정해준 길을 따라가다 본인이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조차 몰라 꿈을 찾아보고자 하는 은호(홍승희 분)의 모습도, 모두 살아가는 목적과 의미를 찾아가는 모습을 드라마 곳곳에서 보여준다.      


꿈은 찾았어? 넌 찾았어? 언제 행복한지? 

그거 생각보다 어렵더라
솔직히 아직은 잘 모르겠어, 그런데 그건 알겠어
아까 집에 가려다가 우연히 하늘을 올려다봤는데, 하늘이 쨍하고 파래서 보고만 있어도 너무 좋은거야
가만히 서서 보기만 했는데.     
뭐라고 해야하지, 시간이 하늘 위로 흘러가는 느낌
어쩌면 행복이라는 것이 그렇게 소소하고 구체적인거일수도 있겠다 싶어서
무슨 뜬구름 잡는게 아니라
# 나빌레라 6회, 은호와 채록의 대화 중에서


전통적인 가족의 의미가 희미해지는 요즘, 가장 가까운 가족들은 가끔 시행착오를 격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유로, 누구보다도 생각해준다는 이유로 나의 진짜 꿈을 들여다보지 못하게 할 때가 있다. 나이 불문, 모두에게는 꿈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꿈을 찾아가고 이루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연대와 우정이 정신적 신뢰망을 형성시켜 주어, 서로를 치유해주고 같이 성장하는 것을 나빌레라.      


나도 몸으로 내 기분과 감정, 에너지를 쏟아내고 싶은 욕구가 있다. 책상과 컴퓨터를 가까이 한지도 약 15년, 요즘 들어 유독 사무직 특유의 직업병 근막통증증후군으로 고생하는 나에게, <나빌레라>는 내게 더 늦기 전에 더 적극적으로 도전해 보라고, 그리고 나이 불문 아래로 위로, 더 적극적이고 포용적으로 사람을 사겨보라고 권하는 것 같은 드라마. 


http://program.tving.com/tvn/navill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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