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연령 차별 해결, 장노년층 구직 전문가 엘리자베스 화이트의 사설
이 글은 2021년 4월 5일 마켓와치(Marketwatch)에 게재된 엘리자베스 화이트(Elizabeth White)의 글을 번역한 글입니다. (https://www.marketwatch.com/)
* 마케와치(Marketwatch)는 다우존스가 운영하는 미디어 그룹으로 경제, 경영, 금융, 주식 등 뉴스, 정보, 분석을 제공하는 웹사이트*
[오피니언] 퇴직자가 빈곤의 나락에서 헤매지 않는 방법
Pro Publica와 Urban Institute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50세 이상 성인 근로자 4천만 명 중 절반 이상이 어느 순간 직장에서 해고되거나, 쫓겨나듯이 퇴사를 강요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비자발적으로 회사를 나가게 된 고령의 근로자 중 10%만 전 직장에서 받던 연봉에 상응하는 직장을 다시 찾게 된다고 한다. 미국의 슈퍼마켓 체인점 홀 푸드(Whole Foods) 계산대에 나이 많은 캐셔가 즐비한 이유는 결코 그 사람들이 그 일을 하고 싶어서만은 아니다.
노동경제학자이자 퇴직 설계 전문가인 테레사 길라두치(Teresa Ghilarducci)는 "55세 이상 근로자의 약 50%가 65세에 달했을 때, 빈곤층 혹은 차상위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라고 예측한다.
이 수치가 –50%로까지 떨어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런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물론이요, 내 친구, 가족, 지인 등 주변 사람들의 일이 될 가능성이 ㅁ우 높기 때문이다.
퇴직 후 소득 위기가 베이비부머에게만 일어날 문제라고 치부하면 안 된다. 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도 베이비부머의 전처를 고대로 밟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 명심해야 한다. 베이비부머보다 더하면 더했지, 대부분의 다른 세대들도 1조 6천억 달러 이상의 학자금 대출은 기본이고, 불확실한 직장, 무연금, 적정 가격대의 주택 부족, 의료비 증가 등의 문제 등 다양한 소득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이제, 우리는 이 문제를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 볼 필요가 있다.
2012년부터 거의 9조 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관리하는 세계 최대 투자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 BLK)의 회장 겸 CEO인 래리 핑크(Larry Fink)는 최근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현안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업의 역할에 대하여 재계 지도자들에게 서한을 보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그는 "퇴직 위기의 증가"와 근로자들이 저축 자산을 다 소진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기업이 근로자들의 퇴직 이후를 대비할 수 있도록 혁신적 역량을 발휘하여 퇴직 준비를 잘할 수 있도록 더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는 "근로자들의 퇴직 항해"를 준비할 때 신경을 쓰는 가장 큰 부분은 직장 내 연령 차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재 코로나 19로 직장인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건강 위험(health risk)에 노출되면서 직장 내 연령 차별은 더욱 심각해졌고, 수백만 명의 고령층 근로자들을 비자발적인 조기 퇴직으로 내몰고 있다. 이는 곧 이들을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게끔 하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투자자로서 블랙록이 우선 시하는 것은 전 세계 기업의 경영진과 이사회가 반영하게 된다. 건강한 기대수명이 연장되는 이 시대에 나는 블랙록이 기업들에게 50 플러스(고령 근로자) 전략을 직접적으로 독려하고 세대를 뛰어넘어 각자의 능력을 서로 레버리지 삼고 이를 투자 척도로 삼았으면 좋겠다. 특히, 나이 든 근로자를 끌어들이고 이들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할 수 있는 행동을 촉구하고 싶다.
지난해 미국은퇴자연합회(AARP)는 전 세계 6천여 명의 고용주를 인터뷰했고 이 중 83%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노동력(workforce)이 "기업의 성장과 장기적 성공의 열쇠"라고 답했다. 그러나 겨우 47%가 다양성의 요인으로 ‘나이’를 꼽았다.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통해 직원의 연령별 통계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식별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이다.
나이를 다양성의 요인으로 꼽은 47%의 회사가 분명히 선두를 달리게 될 것이다. 이 기업들은 50세 이상 인력을 유지하고, 이들이 다른 세대와 조직 안에서 융화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우수 사례를 만들어가게 될 것이다. 이런 선도적 기업들을 알아보고, 이들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배워야 할 것이다.
뉴욕시는 로버트 N. 버틀러 컬럼비아 에이징 센터(Robert N. Butler Columbia Ageing Center)가 주관하여「에이지스마트기업어워드」를 고령친화 기업들에게 시상하고 있다. 이런 어워드는 기업들이 고령 근로자들을 위한 기업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좋은 촉발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많은 도시들이 이런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실천해 나가기를 바란다.
바이든 대통령의 미국 고령자 지원 계획을 살펴보니, 오늘날 미국의 베이비부머 세대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를 대범하게 다루는데, 여기에는 처방의약품 가격을 조정하고 메디케어 및 의료개혁(Affordable Care Act)의 강화, 사회보장 보호, 연령 차별법 확대 및 어포더블 케어법 강화, 사회보장 보호, 연령 차별법 확대 및 추가 등이 포함되어 있다.
1965년도에 미국의 연령 정책(age policy)의 주축인 노인복지법(the Older Americans Act) 이 제정되고 최근 2024년 회계연도까지 재가가 된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예를 들어 노인복지법은 노인 지역사회 서비스 프로그램(the Senior Community Service Program, SCSEP)을 통해 저소득층 노인을 위한 취업 및 직업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SCSEP의 예산은 자격 대상자 중 약 1%만 해당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배정되어 있다. 또한, 오늘날 SCSEP 구직자의 프로필은 50년 전의 모습(특히 대공황 이후)과는 많이 다르다.
2017년도에 내가 컨설팅을 했었던 SCSEP 프로그램에서는 참여자의 약 40% 정도의 교육 수준이 최소 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었다. SCSEP는 최저 임금 일자리에만 국한됐었고, 발전적인 기회(즉,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일자리는 거의 없다. 참가자들은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했지만 SCSEP에서 제공하는 일자리로는 저축은커녕 생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고 입을 모았다.
고령화의 경제학은 나이 든 많은 미국인들이 전통적인 퇴직 나이를 넘어서도 일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이는 곧, SCSEP가 보다 많은 부문과 직무에 걸쳐 경제적으로 취약한 고령층 구직자에게도 다양한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장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민간 기업의 SCSEP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는 직무 교육 및 근무 환경 지원, 임금 등 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가 필요할 것이다. 정부가 고령 구직자를 위하여 근로자법(the American Jobs Act)이나 연방 지원 일자리 사업을 강화한다면,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도 있을 것이다.
국가가 질병 진단 및 관리, 치료에 수백억 달러를 투자하여 마침내 장수를 이루어냈다. 우리는 오래 살 수 있게 되었지만, 아직까지 나이가 듦에 따른 건강, 경제적 자립, 정서적 행복과 존엄성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물리적, 사회적 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것이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숙제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중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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