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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래춘 Dec 14. 2024

갈까 말까 고민이 될 때

클래식 공연장 가는 길

  며칠 전 예술의전당에 갔다. 한 달에 두어 번 클래식 공연 보러 간다. 아직 클래식 초보라 그냥 공연을 보면 쉽게 따분해지고 어쩔 땐 졸기도 한다. 그래서 공연 전에 작곡가와 작품에 대해 자료를 찾아보고, 유튜브로 연주 영상을 시청한다. 공연을 선택할 때도 해설이 있는 공연을 찾는다.


  공연 날 아침에 침대에서 책을 읽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지하철로 공연장을 찾기에 시간이 빠듯했다. 외출하기가 싫어졌다. 갑자기 찾아온 한파도 좋은 핑계가 되었다. '이 추운 날 내가 무슨 클래식 마니아라고 그냥 따뜻한 집에 있자'라는 유혹이 일었다. 고민고민하다가 아침도 못 먹고 자동차의 시동을 걸었다. 누군가 갈까 말까 고민이 될 때는 가라고 그랬다. 그 말이 생각났다.


  현관문까지 가는 길이 세상에서 가장 멀다. 집을 나오니 바로 정신이 맑아진다. 바깥이 천국이다.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결된 자동차 스피커의 볼륨을 높였다. 정명훈이 지휘한 비제의 카르멘 서곡이 흘러나왔다. 오늘 공연의 첫 곡이다. 가슴 가득 시원함이 밀려온다. 차 안에서 듣는 음악도 이리 신나는데, 콘서트홀에서 듣는 연주는 얼마나 좋을까. 기분이 설렌다. 나도 모르게 액셀을 힘차게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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