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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래춘 Dec 17. 2024

매혹

  머리가 찌뿌둥하다. 찬물로 세수를 해도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잠을 제대로 못 잔 후유증이다.

  매일 유튜브하고 전쟁이다. '오늘은 유튜브를 절대 보지 말자!'라고 다짐을 하다가, '아니 잠깐만 볼까'하고 타협을 한다. 잠깐은 금방 한두 시간이 된다. 잠자리에서는 더 문제다. 잠잘 시간을 놓친다. 어제도 새벽 가까이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 사람을 이렇듯 빠져들게 하는 유튜브의 힘이 대단하다.


  어제 읽던 책을 덮었다. 스테디셀러라 도서관에서 어렵게 빌린 책이었다. 질질 끄는 만연체가 답답하고 지루했다. 오래된 표현 방식도 맘에 들지 않았다. 한 장을 읽기도 힘들었다. 읽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책은 재미있어서 애를 태우게 한다. 다음 장이 궁금해서 책 읽기를 멈출 수가 없다. 그러면서 읽을 분량이 줄어들어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아까운 생각도 든다.


  최근에 거미 콘서트에 다녀왔다. 세 시간 넘게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있었다. 꼼짝하지 않고 불편한 의자에 앉아 거미의 노래만 들었다. 거미는 환상적인 가창력을 선보였다. 거미는 공연 내내 관객의 시선을 무대로 빨아들이고 있었다. 한 사람이 몇 천명의 마음을 움직이다니, 마법 같은 일이다.


  매혹, 사전적 의미는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묘한 힘이다. 

  나의 자성(磁性)은 얼마나 많은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길 수 있을까. 매혹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매혹적인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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