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Dec 08. 2024
시간 없는 아들아, 너만의 노하우를 만들어라.
선택과 집중, 엉덩이의 힘, 생각하는 힘, 그리고 차별화
'마음은 지옥을 천국으로 바꾸고 천국을 지옥으로 바꾼다'는 존 밀턴의 말은 눈 앞에 펼쳐진 상황이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사실 세계는 자신의 안쪽과 바깥쪽으로 나누어져 있는 게 아니라, 마음 그 자체가 하나의 세계다. 자신의 마음으로 느낀 것만이 세계이며 자신의 마음을 통하지 않고서는 객관적인 세계를 완전히 알기가 어렵다. 이는 독일의 철학자 에드문트 후설에 의해 창시된 현상학과도 연결된 사고방식이다. <한줄 내공 중, 사이토 다카시 지음>
"기말고사 준비는 잘 되어가니?"
"수학학원에서 숙제를 너무 많이 내주어서 다른 과목 공부 할 시간이 없어"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네가 만들 수 있는 자투리 시간을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중2 아들이 자신이 필요한 시간 확보에 대해 고민을 한다. 솔직히 아들 의지의 문제이다. 자신이 의지만 있다면 시간 낼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게 있다. 우선 공부하는 과정에 많은 시간을 투입하고 있는 것은 맞다. 그래서 아이가 지쳐있고 힘들어할 때 좀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공부 이유와 목표를 찾지 못하면 공부는 힘든 과정이다. 공부하는 과정은 지루하고 공부보다 재미있는 것이 세상에 너무 많다. 그럼에도 불구 사람들 마음 한 구석에는 공부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공부를 하던 또는 안 하든 간에....
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이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어떻게 메시지를 전달하면 스스로 자신의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고민해 본다.
중2 때의 나를 생각해 본다.
어린 시절 부족함, 결핍이 항상 나에게 존재했다. 머리가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고 신체적으로 우월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출한 재능이 있던 것도 아니다. 그냥 평범하고 조용한 학생이었다. 눈에 띄는 학생도 아니었다. 단지, 내가 눈에 띌 수 있는 것은 공부 외에는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공부를 해야 만 했다.
어느 때는 하기도 싫고 늘어지고 싶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늘 생각했던 것은 공부를 하면 부모님도 주변사람들도 칭찬을 해 주고 인정을 해 주었기에 그것이 기분을 좋게 했다. 다른 분야에 특출한 것이 없다 보니 공부가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 그리고 대단한 꿈이 있는 것은 아니였지만, 좋은 대학은 막연히 가고 싶었고 멋있는 대학생이 돼서 재미있게 놀고 싶었고 예쁜 여자친구도 사귀고 싶었다. 그게 공부 이유의 전부였다.
좋은 머리를 갖추지 못한 결핍에 친구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공부에 투입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따라갈 수가 없었기 때문에 반복학습을 다른 친구들보다 더 했던 기억이 난다. 공부는 "엉덩이의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속적으로 반복할수록 공부에 힘이 생겼다. 그만큼 공부는 끈기와 지구력, 꾸준함이 결합되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아들에게 기분 나쁘지 않게 조언을 해 준다.
"아빠는 누구보다 너를 사랑한다. 그리고 너를 믿는다.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는 네가 자랑스러워. 너의 고민을 아빠도 같이 고민해 봤는데
시간은 한정적이니 네가 쓸 수 있는 시간을 전체적으로 펼쳐 봐. 그 시간들 중 네가 불필요하게 쓰고 있는 시간을 빼서 그 시간을 공부할 수 있는 시간으로 활용하면 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있어. 선택이라는 걸 해야 해. '선택과 집중'이지! 만약 네가 유튜브를 보는 시간이 있다면 그 시간을 유튜브가 아닌 네가 부족했던 과목으로 대체하는 거지. 그러기 위해서는 너의 의지가 필요해. 유튜브가 공부보다 더 재미있거든 솔직히..
'공부의지'라는 게 생기려면 반드시 너의 목표가 세워져야 하고 공부하는 이유를 명확히 알아야 해. 곰곰이 너의 목표는 무엇이고 공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봐. 아빠가 생각하는 공부의 이유는 '살아가는데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방법이고 배우는 습관을 통해 삶을 이해하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거지. 공부의지가 생겼다면 이제는 '엉덩이의 힘'으로 공부를 하면 돼.
아빠도 그런 행동이 습관화돼서 지금도 새벽에 일어나 아빠만의 시간을 갖고 글도 쓰고 책도 읽잖아. 아빠도 노력하고 부지런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늘 뒤처지고 자신감, 자존감이 떨어질 수 있어. 솔직히 아들처럼 아빠도 낭비하는 시간이 많아. 쓸데없이 보내는 시간도 많고 유튜브 보면서 시간 때울 때도 있지. 하지만 지속적으로 공부를 하려고 노력하고 나만의 차별화된 노하우를 만들려고 하지.
네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가장 먼저 고민해 봐.
아빠는 특별한 꿈은 없었던 것 같아. 좋은 학교를 가고 싶었고 예쁜 여자친구를 만나고 싶었고 그리고 좋은 가족을 만들어 너 같은 아들과 행복하게 살고 싶은 것뿐이었어. 거창한 꿈이 있던 것은 아니야. 이것들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빠에겐 공부 외에는 없더라고.
너만의 공부 이유를 찾고 네가 향후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봐. 그리고 너만의 시간 활용방법을 스스로 만들어 봐. 인생은 늘 '선택과 집중'이라는 과제를 던져주기에 네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것을 버릴지를 판단해 봐. 분명 남들과 차별화될 거야. 그래야 다른 사람과 경쟁해도 자신감이 생기지. 그리고 반드시 '엉덩이의 힘'으로 버티는 거야. 꼭 기억해라."
"고마워. 생각해 볼게"
열정과 기분은 완전히 다른 형태의 기질입니다. 기분에는 데드라인이 존재합니다. 기분을 일으키는 이벤트는 물리적으로, 시간적으로 멀어질수록 약화됩니다. 반면에 열정은 감정이라기보다는 습관에 가깝습니다. 특정한 이벤트와 명분에 상관없이 꾸준히 작동되는 행동이며 따라서 열정은 소멸되는 데드라인이 없습니다.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 중, 강민호 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