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ODYK Aug 31. 2024

성장하는 아이와 성숙해지는 아빠

성장은 나이 들어가며 성숙으로 다가온다. 성장하는 아들이 주는 선물

배움을 얻는다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사는 것을 의미한다. 갑자기 더 행복해지거나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더 이해하고 자기 자신과 더 평화로워지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도 당신이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려 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것을 발견하는 것은 당신만의 여행이다. <인생수업_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데이비드 캐슬러 저>


1달 동안 아들을 보지 못했습니다. 오랜만에 집에서 보는 아들인데 훌쩍 컸습니다. 키가 아빠보다 컸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오랜만에 보니 반가워 아들을 안아 봅니다. 이젠 다 큰 어른처럼 온몸이 단단합니다.


아이가 클수록 어렸을 때의 귀여운 모습은 사라집니다. 당연히 자아의 크기는 커지고 그에 따른 자아의 생각과 행동이 달라집니다. 언젠가는 부모의 곁을 떠나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자연스러운 순리입니다.


태어나 부모에게 의지하던 어린아이가 성장하며 청소년기를 거치고 성인이 되면 넓고 거친 세상으로 자아를 밀어 넣게 됩니다. 성장한다는 것은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으로 떠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에서 리빙스턴은 늘 자신이 존재했고 익숙했던 곳을 떠납니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세상으로 떠나 많은 아픔을 겪으며 성장해서 다시 돌아옵니다. 안도현의 '연어'에서 먼 길을 떠나 다시 돌아오는 연어의 삶 속에 성숙함을 이야기 합니다. 모두 다 익숙한 곳을 떠나 자신의 삶을 성장과 성숙함으로 만들어 갑니다.


새로운 세상으로의 떠남이 두려울 수 있습니다. 넓은 세상의 변수가 아픔을 줄 수도 있습니다. 폭우가 오고 비바람이 치는 칠흑 같은 어둠이 자신에게 몰아칠 수 있습니다. 평온한 태평성대만 존재한다면 자신은 그런 세상이 전부로 생각하며 안일하게 살아갈 수 있지만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게 자신을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힘든 과정을 스스로 겪어 보고 도전하며 좌절도 맛보기도 해야 합니다. 넘어져 다쳐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자신의 한계가 어디일지 해 보며 자신의 임계치를 끌어올려 보기도 합니다.


대나무는 5년 동안 땅에서 힘을 축척하며 단단한 뿌리를 내립니다. 그리고 새싹이 돋기 시작하며 하루에 60cm로 크며 빠른 속도를 냅니다. 갑각류는 속살이 부드럽고 밖은 딱딱한 껍질로 덮여 있습니다. 갑각류가 성장을 하려면 속살이 터져 나오면서 껍질을 탈피하는 아픔을 겪습니다. 그런 과정을 겪어야 갑각류는 성장합니다. 매미는 5년을 땅에서 살며 성충이 되기 위해 준비합니다. 5년 성충이 되어 세상에 나오고 15일가량을 삽니다. 매미가 성충이 되기 위한 5년의 시간은 15일 동안의 성숙한 매미로 살기 위한 인고의 시간인 것입니다.


하물며 80년 이상을 사는 인간이 인고의 시간이 없을까요! 고통의 시간이 없을까요!


쉽고 편안하게 살아가려 한다면 자신은 성장이란 고통 없이 그대로 머물러 있고 싶다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습니다. 자신의 삶은 성장통을 통해 폭넓고 다양한 세상을 만날 수 있는 것입니다. 세상을 볼 수 있는 관점이 넓어지면 살아 있는 동안 지혜를 갖고 삶의 의미를 풍요롭게 할 수 있습니다.


아들이 신체적으로는 성장하고 있습니다. 자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면 꼬마가 언제 이렇게까지 컸나 신기하기도 합니다. 아이의 키가 크고 자아가 형성되는 시점이라는 것은 부모는 나이가 들어간다는 의미입니다. 부모는 작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시간이 흐르면 당연히 성장통을 겪게 되고 성장을 통해 세상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세상을 알아가며 나이가 들어갑니다. 나이가 들어가면 성장이라는 말보다 성숙이라는 단어를 쓰게 됩니다. 성숙은 깊어지고 넓어진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고 육체의 힘보다는 지혜로운 생각들을 활용한다는 의미입니다. 아이도 언젠가는 성장통을 겪고 나이 들어가며 성숙을 이해했으면 합니다.


아득한 세계와 길고 긴 삶을 오랜 세월 성실한 노력으로 끊임없이 추구하고 탐구하라. 완성하지는 못해도 늘 정리하며 오래된 것을 소중히 간직하고 새로운 것은 기꺼이 받아들이며 명랑한 마음으로 올바른 목적을 향해 그렇게 한 발짝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라 <내 인생을 바꿔준 괴테의 말 한마디_요한 볼프강 폰 괴테 글>



아이의 자아가 세상을 겪으면서 단단해지고 나약해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성장의 진짜 의미는 고통을 통한 자아의 단단함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육체가 커지는 것만이 아니라 자아의 철학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생각의 깊이가 깊어지지만 좁아지면 안 되고 넓어진 시야를 갖지만 산만해지면 안 됩니다.


어린 시절 시골의 순수했던 꼬마가 청년기를 거쳐 대학을 통해 세상을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대학 시절 혼자의 시간을 통해 수많은 고민들을 해 왔습니다. 사는 게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혼자 고민을 했습니다.


고민 속에 책과 행동을 통해 자아의 철학들을 만들어 왔습니다. 회사라는 세상에 들어가 치열하게 살아왔습니다. 고집스럽게 원칙을 지켜가기도 했지만 그것만이 세상의 전부는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젠 50이란 나이가 되어 성숙해지려고 노력합니다.


아이가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을 보며 나를 보게 됩니다.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보며 나이 듦을 생각합니다. 나이가 많이 들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지만 아이를 보며 나이의 숫자를 납득하게 됩니다.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부모는 더욱 성숙해집니다. 아이가 성장통을 겪는 것을 보며 젊었을 때 자아를 보게 됩니다. 아이가 겪어 나가는 세상에 부모로서의 책임감을 느낍니다.


아이는 자아를 바라볼 수 있는 선생입니다. 아이를 통해 보지 못했던 세상도 보게 됩니다. 부모가 되어 보지 않으면 부모의 마음을 알지 못하듯 부모가 되어 어머님과 아버님의 감사함을 더욱 크게 느낍니다. 아이는 부모를 성숙시키며 삶의 가치를 깊게 만들어 줍니다. 아이를 통해 더욱 성숙해집니다.


아이가 겪을 성장통을 응원할 것입니다. 세상의 파도에 자신의 배를 타고 도전하는 모습을 응원할 것입니다. 다치고 넘어져도 스스로가 일어설 수 있도록 지켜봐 주며 그에게 용기를 주려고 합니다. 신체의 성장이 정신의 성장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기에 정신의 성장을 스스로의 담대함으로 만들어 가기를 응원할 것입니다.


나이 들어감에 감사합니다. 나이 들어감에 아이의 성장을 볼 수 있어 기쁩니다. 아픈 시절을 겪어도 그것을 같이 지켜봐 줄 수 있는 기회를 주어 감사합니다. 지금의 오늘이 아이와 부모가 같이 세상에 존재하며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아이가 성장하며 자아가 단단해지는 모습을 보고 세상을 떠날 때 기쁜 눈물을 흘릴 수 있을 듯합니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순간들이 외롭지 않을 듯합니다. 아이가 단단하지만 유연한 그런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응원합니다.


어제의 내가 반드시 지금의 나는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 크나큰 자유가 있습니다. 그때 더 이상 과거에 매일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매일 아침 일어나 샤워를 하며 어제의 때를 씻어 내지만, 어제 느낀 감정의 찌꺼기는 여전히 갖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살지 않는다면, 상대방과 자신을 진정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 살지 않으면, 행복을 발견할 수도 없습니다. 과거의 문을 닫지 말고 가끔씩 그 문을 들여다보되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인생수업_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데이비드 캐슬러 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