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책 읽기.책리뷰] 트렌드코리아 2026

AI 대전환의 시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by WOODYK


매년 김난도 교수와 연구진이 발간하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이제 다음 해의 시장 변화를 예고하는 주요 텍스트로 자리 잡았다. 책에서 제시된 용어들은 언론, 기업 보고서, 일상 대화 등에서 광범위하게 인용되며 사회적 트렌드를 규정하는 참고서가 되고 있다.


다만, 방대한 자료와 트렌드 스터디를 기반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언어유희'를 활용하여 트렌드 용어를 창조하고 이를 마케팅적으로 확산시키는 방식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다.


개인적으로는 선뜻 구매하고 싶은 책은 아니었으나, 선물 받아 읽게 된 만큼 경영과 삶에 도움이 될 만한 인사이트를 얻고자 내용을 읽어 보았다.


이 책의 소제목인 "AI시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를 생각해 보면,


AI는 단순한 정보 분석을 넘어, 인간이 수행했던 전방위적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 이미 로봇은 블루칼라 일자리를, 진화된 AI는 화이트칼라 영역까지 대체하며 메타, 아마존, 구글 등 테크 기업에서 대규모 인력 감축이 발생하고 있다. AI 발전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며, 수백 년에 걸쳐 쌓아 온 발전이 단 몇십 년으로 압축되는 시대이다


물론 AI의 발전이 인간에게 더 많은 여유를 줄 수 있다는 긍정적 시각도 존재하지만, 이는 경쟁력과 경제적 부를 갖춘 소수에게만 해당될 가능성이 높다. AI를 다룰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의 격차는 더욱 양극화될 것이며, 이는 부의 양극화로 이어져 사회적 문제가 심화될 것이다.


단순 검색 엔진을 넘어선 강력한 AI 기능이 일상 곳곳에 적용되면서, 인간은 AI와 공존하거나 혹은 그에 귀속되어 살아갈 수 있다.


막강한 정보와 힘을 가진 테크 기업은 국가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세계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으며, 국가 개념은 점차 약해지고 개인의 개성과 브랜드가 중요해질 수 있다.


이런 사회적 흐름 속에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AI를 어떻게 효과적이며 효능성을 갖도록 활용하느냐이다. 이런 측면에서 "트렌드 코리아 2026"은 소비 시장에 나타나는 현상을 상징적 언어로 설명하고 있다.



1. 휴먼인더루프: AI를 작동하는 데 있어 인간은 최소한 한번 이상은 개입한다. 질문하고 사유할 수 있는 인간이 승자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조차 소수의 사람들에게 점유될 것이다. 이 책 속에서는 사유하고 스마트하게 질문하는 인간의 중요성을 언급하지만 그것마저도 AI의 속도에 어떻게 변해갈지는 지켜봐야 한다.


2. 필코노미: 기분이 돈이 되는 시대이다. 사람들의 감정에 따라 소비가 되고 이런 경제를 느낌의 필과 이코노미의 결합 언어로 언급한다. 감정이라는 것은 늘 변한다. 변화되는 감정을 만족시키는 상품들이 시장에서 적중한다는 의미이다.


3. 제로 클릭: AI의 알고리즘이 자신이 선호하는 것을 클릭하지 않아도 찾아주는 형태가 증가되고 AI가 발전할수록 클릭을 통한 서치는 줄어드는 형태를 제로클릭이라고 한다.


4. 레디코어: 변해가는 시대에 자신을 늘 준비하는 자세이다. 계획을 세우고 자기 계발을 통해 상황을 대비하고 언제라도 자신이 준비된 자로서 생활하는 것이다. 자기 계발도 불확실한 시대에 자신을 방어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기생충' 영화에서도 송강호는 아들에게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라고 말하듯 준비하는 사람들에 대한 트렌드를 반영하는 단어이다.


5. AX조직: AI 발전으로 과거의 직급 체계의 조직이 파괴되고 프로젝트별로 모였다 해체되는 형태의 유연한 조직이 형성이 되고 필요시에 타 부서들과 유연한 조직을 형성해서 주제별로 팀이 형성되는 조직으로 변형될 것이다. 현재도 조직 내에서는 애자일조직을 통해 프로젝트별 AX 조직을 운영하기도 한다.


6. 픽셀라이프: 작게 쪼개고, 빠르게 움직이는 소비를 원한다. 디지털 세계의 최소단위인 픽셀이 삶의 기준이 된다. 개인화된 세상은 더욱 개인 중심의 픽셀 세상을 살아갈 것이다.


7. 프라이스 디코딩: 상품의 가격을 뭉뚱그려서 생각하지 않고, 상품을 분해해서 가격을 분석하고 상품이 가치 있는 것인지 따지며 상품을 평가하게 된다. 소비자는 상품의 정보를 세밀하게 분석한 후 구매하게 된다.


8. 건강지능 HQ: 모든 비즈니스는 건강과 연결된다. 장수시대에 건강하게 사는 것이 화두가 되고, 건강을 위해 건강지능 지수를 높여나가는 길을 많은 사람들은 택한다. TV 프로그램에도 건강 관련 정보와 유튜브를 통해 건강 지식을 얻어감으로써 자신의 건강을 오래 유지하고 싶어 한다.


9. 1.5 가구: 절대 침해할 수 없는 1의 자율성을 유지하면서 혼자지만 외롭지 않게 0.5의 관계와 연결감으로 살아가는 형태를 1.5 가구라고 한다. 혼자 살아가는 자율성을 보장받고 싶어 하고 그것을 사수하려 하지만, 허전한 빈자리는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의 0.5의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


10. 근본이즘: 근본, 본질을 찾고 싶어 하고 자신이 경험하지 못했던 과거의 본질과 근본을 찾아보려 한다. 을지로가 힙지가 되는 것도 과거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가 새롭게 느낄 수 있는 근본을 찾으려는 것일 수도 있다. 고전을 읽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10가지의 소비 트렌드 전망을 설명하지만, 가볍게 읽고 넘어가도 되는 책일 듯하다. 오히려 용어로 세상을 정의하지만 용어에 갇히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선뜻 손이 가는 책은 아니다. 그래도 읽어 보면서 알지 못하는 부분들은 참고를 하려 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다시 읽는 '데미안', 젊음의 방황. 자아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