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마인드 세계일주 세 번째 이야기
영상과 사진으로만 보았던 타지마할이 실제로 내 눈앞에 나타났던 그 순간은 아직도 생생하다.
타지마할은 무술 제국의 황제였던 샤 자한의 아내 뭄 따지마할, 아르주 망 바누 베굼의 무덤이다.
샤 자한은 매우 사랑하던 자신의 아내가 출산 도중 그만 세상을 떠나버리자 머리가 하얗게 샐 정도로 크게 충격을 받은 뒤 아내를 기리기 위해 타지마할을 건축했다고 한다.
타지마할 건설을 위해 동원된 노동자들만 2만 명이었고, 총 공사비만 요즘 환율로 단순히 계산해도 약 8천억 원에 맞먹는 돈이다.
이렇게 화려한 타지마할의 본당 내부로 들어가면 샤 자한과 뭄따즈의 가묘를 볼 수 있는데, (진짜 무덤은 본당 지하에 은폐되어 있다) 빛나고 찬란한 외부의 모습과는 달리 조명이 없어 어둠 컴컴한 내부에 쓸쓸하게 놓인 가묘를 보고 있자니 여러 마음이 공존했다.
‘한 시대를 쥐락펴락 했던 사람도 역시 죽음 앞에는 별 수 없구나’
그리고 이내 생각이 들기를 명예와 권력 등 끝없는 욕심으로 수많은 이들의 눈물과 땀 위에 올라선 호의호식 삶보다는.
위로부터, 그리고 가까운 이들에게 먼저 받은 사랑을, 그저 그 사랑을 물처럼 흐르게 하는 인생이 지금 여기 우뚝 선 타지마할보다 몇 배는 더 찬란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찬란한 타지마할을 뒤 돌아 나오며 이 보다 더 찬란하게 살아갈 다짐을 삼키고, 또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