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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석 Mar 26. 2022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 바라나시

리마인드 세계일주 네 번째 이야기

바라나시에서는 가이드북에 소개된 루트를 따르지 않고 그냥 무작정 발 길이 닿는 곳으로 걸어 다녔다.


얼마나 걸었을까. 그렇게 걸어 다니다 제일 먼저 마주한 가트는 마르까르니까 가트였다.

힌두교인들은 강가에서 몸을 씻게 되면 전생과 현생 그리고 내생 등 모든 죄업이 씻어지고, 더욱이 강가에서 화장을 하면 윤회의 사슬이 끊어진다고 믿는다고 한다.

때문에 고인이 숨을 거두게 되면 고인의 친지나 이웃들이 시신을 어깨에 멘 채, “람람 싸드야헤”*라고 큰 소리로 외치며 골목 사이사이를 지나와 이곳 마르까르니까 가트에 내려놓는다.

그리곤 이내 시신을 강가에 적신 뒤, 상주가 시신 주위를 돌며 본격적으로 장례의식을 진행하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누군가의 사랑하는 가족이었던 이는 마치 돌처럼 굳어 묵묵히 불길 속에서 타들어 가게 된다.

파란만장한 누군가의 인생이 잿 덩이가 되고 곧 흙으로 돌아가는 모든 상황을 한 동안 지켜보고 있으면.

어느새 내 옆자리엔 지금까지 살아온 지난날의 삶들과 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 인가에 대한 질문들이 앉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한쪽에서는 잿 덩이가 되고,  한쪽에선 어린아이들이 물장구를 치는 .


삶과 죽음이 함께 공존하는 곳.

이곳, 바라나시의 시간은 꼭 멈춘 것만 같다.

* ‘라마신은 알고 계신다’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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