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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석 Mar 30. 2022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리마인드 세계일주 다섯 번째 이야기

언제는 한 번 누군가 내게 “네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뭐냐? 구체적으로 말이야”라고 물은 적이 있었다.

그때에 난 엄청 모호한 대답을 했던 것 같다. 아마도 ‘구체적으로’가 마음에 걸려서였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뭔지 몰랐던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먼 이방 땅 이집트 골목 사이사이를 걷고 있던 중 문득 그 질문을 다시 떠올려보니, 이제는 그 질문에 확신 있게 대답할 수 있었다.

그것은 낯선 곳에서 발길이 닿는 대로 무작정 걸으며 내가 가장 아끼는 재즈곡들을 듣는 순간이라고 말니다.

예를 들면 ‘When You’re Smiling’, ‘Take The ‘A’ Train’, ‘Moonglow’, ‘Them There Eyes’ 같은.

그러한 재즈들을 내 귓가에 울리며 그저 발길이 닿는 대로 걸어가다 낯선 이들과 함께 어울리는 그 순간이,

그저 지극히 평범했던 순간을 내 생애에 차마 잊혀질 수 없는, 마치 아름다운 영화의 주인공이 된 나 자신을 마주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나도 당신에게 조심스럽게 질문을 해보고 싶다.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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