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르는 굼벵이 Aug 22. 2023

서로서로 만드는 반짝임

반짝이는 순간을 본 오늘

아파트에 살아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 외출을 하려고 내림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니 멈춘 엘리베이터 안으로 핸드카트 큰 것이 보인다. 택배용인 듯 보여 택배기사님들은 바쁠 텐데 옆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걸 그랬네 생각하며 탔다. 내가 타니 자리가 여유로운데도 기사님이 카트를 뒤로 더 붙여주신다. 내릴 때 얼른 내려야지 하는 맘으로 엘리베이터가 멈추자마자 내렸더니 1층이 아니었다. 뒤에서 "4층..." 하는 소리가 들리고 나는 다시 얼른 돌아왔다. 다음에는 1층에서 멈춰서 재빨리 내렸다.


그러고 보니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잠깐의 순간이 반짝였던 걸 알았다. 나는 택배기사님이 엘리베이터를 빠르게 이용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어 그 엘리베이터를 이용한 걸 아쉬워했고, 기사님은 내가 편하게 타도록 카트를 움직여주고 잘못 내린 것도 알려주셨다. 이런 배려의 마음을 느낄 때가 일상에서 반짝이는 순간이 아닐까. 이런 반짝임이 곳곳에 많다면 세상이 아름다워지겠지...라는 거대한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더해서. 정리수납컨설팅일을 할 때. 집을 정리하다 보니 종량제봉투며 특수폐기물마대자루며 버릴게 많은데, 봉투 여러 개를 카트에 싣고 손으로 들고 나를 때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지 않도록 마주치는 분들마다 버튼을 눌러주신다. 고맙다는 인사를 여러 번씩 하지만 말로는 고마운 마음을 다 전하지 못한다.

물론 나 또한 집에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때 택배기사님들은 물론 짐을 잔뜩 들고 있는 분들을 위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준다. 서로서로 반짝임을 만드는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어찌어찌도 좋지 않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