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프레스 식구인 이도작가의 신간 북토크를 여는 날이다.
주말 저녁 책방 불을 켜는 건 참 오랜만이었다. 미리 준비할 것들이 있어 조금 먼저 도착했다.
마침 택배 아홉 박스가 도착했다.
1년전 출간한 그림에세이 재고 300부다. 배본사로부터 돌려받았다.
대형서점 주문이 들어오면 중간물류센터인 배본사에서 책을 배송해주는 방식인데 주문이 서서히 끊기면서 문제가 생겼다. 월 관리비는 보관료인 셈인데, 매 달 그냥 나가는 돈이 8만원. 일 년이면 100만원이 사라지는 셈이다. 출간된 책이 여러 종이면 순환이 될텐데, 책 한권 못팔고 관리비만 내고 있던 셈이다.
고민 끝에 계약을 해지하고 재고를 다시 돌려받기로 했다.
배본사에서는 1년을 채우지 못하면 위약금 3개월을 내라고 했지만 다행인지 뭔지 1년을 채운 달이다. 그러나나 지방 배송비 등 옵션이 붙더니 18만원 청구서가 나왔고, 그것으로 일년만에 아홉 박스와 맞바꾼 것이 됐다.
책방에 북토크 손님들을 맞이해야 하는 날이어서 다과를 준비하고, 프린트 해 온 문구를 붙였다.
진행을 해야해서 질문지도 뽑아 종이에 정리를 했다. <이도일기>가 출간되기까지 시작부터 모든 과정을 다 봐왔기에 누구보다 기쁜마음이었다. 매일 쓰고 그리고, 직접 책을 만들었던 노고까지도 모를리 없다.
모처럼 집필과정의 앞과 뒷 이야기도 들어보고, 책을 읽은 독자의 마음으로 오고간 이야기들이 신선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밝았고, 이제는 각자 무엇을 쓸 것인지도 작은 흥분이 밀려왔다.
북토크를 하며 이도작가에게 여러 질문을 했는데 자꾸 귓가에 맴돈다.
나 "글 쓰는 게 힘들어요? 책 만드는 게 힘들어요?"
이도 "책 파는게 힘들어요."
아.....그렇지. 그래!
아 웃픈 밤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