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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광 May 30. 2022

기부와 봉사의 체화와 당위에 대한 생각

법적인 성인이 된지는 고작 11년,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이 된지는 3년 정도 되었지만 다시 한번 기부와 봉사가 얼마나 힘든 것 인지를 많이 느끼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에는 참 멋진 어른들이 많습니다.


먼저 본인은 대학을 졸업한 직후부터 작지만 월급의 2~3% 정도 되는 돈을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에 1년 넘게 발전기금을 정기 후원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제는 상대적으로 더욱 유의미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WWF'와 '컴패션'으로 방향을 돌려 기부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나중에 더욱더 큰돈을 만지게 되었을 때 더 큰돈을 내놓을 수 있는 용기를 스스로 연습하는 것이라 다짐하고 시작한 행위입니다.


하지만 모교의 교육 환경이 본인 무슨 상관이며, 종보전과 자연보호, 개발도상국의 어린이의 건강과 교육 따위가 우리와 무슨 연관성이 있냐며 주장을 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이 틀렸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나저나 어제 미약한 능력입니다만 '국경없는수의사회' 봉사를 다녀왔습니다. 국경수는 매달 한 번씩 수의사, 수의대생, 일반인 등 다양한 분들이 모여 동물 보호를 위해 봉사를 하는 단체입니다. 이것 또한 앞에서 언급한 맥락으로 나중에 더욱더 바빠졌을 때, 동일한 시간과 열정을 사회에 할애할 수 있는 용기를 연습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튼, 유기동물보호소의 현장에서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넋이 나가 있다가 갑자기 꽤 오래전 읽었던 마이클 샌델의 책인 '공정하다는 착각'의 일부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책 본문) 내가 가진 재능과, 사회로부터 받은 대가는 과연 온전히 내 몫인가? 아니면 행운의 산물인가? 나의 노력은 나의 것이지만, 그런 노력은 패배자도 하는 것이다. 내가 나의 재능을 가지게 된 것은 우연한 운이다. 나의 노력에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는 사회를 만난 것도 내가 시대를 잘 만난 행운의 결과인 것이다.



항상 '봉사를 왜 하냐?'라는 질문에 대해 '스스로의 뿌듯함과 보람' 등등으로 갈음하였던 본인이었는데 그러한 수준에서 종결될 질문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실히 정리하였기에 이렇게 글로 남깁니다. 물론 상당히 보람차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실 그러한 보람을 함께 느끼고 싶어 경북대 수의대 후배들에게도 이러한 기회를 알렸고 무려 경기도 양주에서 진행된 이번 봉사에는 SCVET(축구동아리) 후배들이 3명 함께 하였습니다. 


여튼 글의 시작은 사실 단순히 자신의 시간과 돈을 사회의 영역으로 대가 없이 할애한 어른들에 대단함에 대한, 그리고 본인의 각오에 대한 내용(젊을 때부터 연습하자)이었지만, 결국은 봉사나 기부의 당위까지 흘러와버렸습니다. 


즉, 우리가 가진 것은 우리의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선진국 대한민국에서 부족함 없는 가정에서 태어나 유복하게 자란 본인을 포함한 대부분의 제 주변에 있는 '요즘것들'께서 부디 한 번쯤은 마이클 샌델의 생각을 한 번쯤 읽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판단은 본인의 몫입니다. 


마지막은 뜬금없이 국경없는 수의사회의 슬로건으로 마무리합니다.


"하나의 세계, 하나의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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