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닝, 데이와 나이트를 이어보자.
이브닝은 점심이 지난 2:30 pm부터 10pm까지의 근무를 말한다.
데이가 퇴원 보낸 자리를 채우는 근무이면서
다음 날 검사, 시술, 수술, 퇴원을 1차적으로 준비하는 근무이고,
외래가 닫기 전 교수님 확인이 필요한 일들을 마무리하는 근무이다.
환자들이 입실하는 경로에 따라서 수행할 업무의 내용도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숙지가 필요하다.
병동에서 입실하는 방법은 크게 입원과 전동으로 나뉜다.
원무팀에서 입원 수속을 한 환자의 이름이 병동에 등록된다. 이때, 주호소(C.C; Chief complaint)는 대부분 외래, 응급실 등의 차트에 적혀있을 가능성이 높으니 한 번 열어보고 입원을 받자.
간호정보 조사지(또는 기초정보 조사지)에 따라 환자에게 확인해야 할 항목들이 병원마다 조금씩 다르게 정해져 있다. 조사지는 빈칸이 없도록 기입해야 하고 명확하게 기입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입원 시 주호 소, 입원 시 활력징후, 키와 몸무게, 낙상/욕창/통증의 내용과 각 신체 계통의 불편감, 수술/시술력, 유전질환에 대한 조사와 환자가 알고 있는 알레르기, 복용 중이었던 약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며 의식 수준, 우울감, 사회사업팀의 도움이 필요한지 등을 기록하게 되어있다.
또한 환자의 누구로부터 조사를 했는지에 대한 내용과 함께, 보호자 연락처도 입력해야 한다. 보호자 연락처는 1~3명 정도 필요한데, 한 명도 없다고 하는 경우 부득이하게 혈연관계가 아니어도 보호자 연락처로 받아두기도 한다. 너무 많을 경우 1순위 보호자가 누군지 재확인이 필요하다.
지참 약은 무엇 때문에 몇 알 씩, 몇 번 복용했는지 확인이 필요하고, 언제까지 복용했는지 확인하고 수거했는지, 담당의는 알고 있는지, 입원 중 복용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 확인이 필요하다.
케모포트나 히크만, PICC, 장루 등을 갖고 있는 경우는 소독은 언제 했는지, 부위는 양호한 지, 배액 백은 언제 교환했는지 조사해야 한다.
이후 병동과 병원 구조에 대한 간단한 오리엔테이션과 식이, 회진, 방문객 안내, 화재, 반입 불가한 물품에 대한 안내와 민원관리절차, 서류에 대한 안내가 필요하고, 이후 환자 확인 팔찌를 착용 및 자리 안내를 하면 된다.
위의 모든 내용이 정리되었다면 '입원생활 안내했음'에 대한 환자 또는 보호자에게 서명을 받는다.
혈액종양내과 환자들의 가장 흔한 입원 방법이다.
대부분 외래 전 검사들을 진행하고 외래에서 치료방향을 결정한 뒤 입원하여 곧바로 치료를 진행하기 때문에 코로나 검사도 해오시는 분이 많고, 병원 생활을 위한 짐도 잘 챙겨 오신다.
보통 외래에서 ‘무엇을 하겠다.’ 고 정하고 오기 때문에 환자들은 입원 오자마자 언제 시행할지 궁금해한다.
따라서 병원생활에 대한 안내보다는 병동 처방 확인 후 치료 진행 시간, 치료 진행 장소, 금식 여부, 필요한 물품, 시행할 사람 등에 대한 안내가 필요하다.
수술이 예정된 환자들이 이 방법으로 입원한다.
수술 전 평가에서 특이 사항이 없는 환자들은 검사 후 입원을 하지 않고, 외래에서 수술 날짜를 잡는다.
이후 일상생활을 유지하다가 수술 전날이나 수술 당일 입원하게 된다.
아스피린 등의 항응고제를 복용하던 환자인 경우 언제 마지막으로 복용했는지 확인이 필요하고 담당의에게 보고해야 한다.
대부분 입원 생활이 처음인 환자들이므로 차근차근 처음부터 안내가 필요하다.
요즘은 입원생활안내에 대한 동영상, 안내책자, 입원생활 간호사로 바로 연결되어 병동으로 올라오는 경우도 많아 대부분의 기초정보가 조사되어 함께 올라오는 편이다.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응급실에 와서, 체류하다가 병실로 오는 경우이다.
걸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닐 수도 있고, 의식 수준이 명료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응급의학과에서 작성한 기록지를 참고하여 ‘현재 재원 한 과에 왜 전과되었는지’, ‘어떤 입원 치료를 요하는지’에 대해서 파악하면 된다.
또한 응급실에서 올라오는 환자들은 타 병원에서 소견서, 검사결과지 등을 지참한 경우가 있으므로 병동에 올라오면 서류에 대해서 담당의 확인이 필요하고, 이후 전산등록을 위해 의무기록실로 내려야 한다.
위의 두 입원과 가장 다른 점은 응급실에서 이루어지던 치료와의 연속성이다.
응급실에서 올라온 환자는 항생제 치료나 통증 조절, 수혈, 산소 등을 이미 시작하고 올라오기 때문에 응급실에서 수행된 항생제 투약 시간 간격 확인이 필요하며 검사 /시술 /처치 후 수행된 드레싱 등을 확인해야 하고, 병동 처방에 따라 수액을 변경할 필요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환자가 사용할 기저귀, 물티슈, 칫솔, 안경 등 간단한 물건도 준비되지 않았을 확률이 높으므로 보호자에게 병원 내 구입이 가능한 장소 안내가 필요하다.
입원에 대한 정보 조사지는 이미 완료되어있는 환자들로, 전동 기록지를 열어봐야 한다. 전동 기록지란 이실전 의식 수준, 관의 관리, 환자의 감염상태, 산소, 지참약 등에 대한 인계 사항 기록지이다. 따라서 환자를 보기 전에 읽고, 전동 기록지와 환자 상태가 일치하는지 확인이 가장 중요하다.
전동 시 활력징후, 낙상/ 욕창/ 통증은 재사정이 필요하고 현재 입실한 병동으로 환자 확인 팔찌를 교환해야 한다.
중환자실 기록지는 병동에서 사용하는 기록지와 상이하여 확인 후 병동 인계로 옮겨야 한다. 중환자실 기록지에는 환자의 의식 수준, 활력징후의 관찰 범위, 산소 주입량, 식이, 동공, 피부색, 드레싱 등등 내용이 많다. 이때는 환자를 직접 머리부터 발끝까지 확인하고 중환자실 인계와 비교 한 뒤 병동 처방에 따라 앞으로의 간호를 계획한다.
특히 A-line, c-line 등은 제거하고 병동으로 올라오게 되므로 지혈이 되었는지 부위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중환자실에서 호전되었다고 ‘환자가 완전히 괜찮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에 다른 환자보다 1~2일 정도는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고, 보호자 상주 여부 확인도 필요하다.
코로나 격리로 인해서 에어로졸이 발생하는 제한받았던 모든 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코로나 확진이었던 경우 가지고 온 소지품의 소독과 관리에 대한 안내를 해야 하고, 식이도 1회용 용기가 아닌 일반식이로 나오도록 입력해야 한다.
입원과 전동에 대해서 이해했다면 이브닝에 대해서 절반은 이해한 셈이다.
이미 데이와 나이트 근무에서 대부분의 업무를 다루었기 때문에 다음으로는 간략한 이브닝의 시간별 업무에 대해서 알아보자.
* 2:30 pm~ 인계받고 저녁 약, 자기전 약, 주사와 수액 챙기기
* 3pm~ 라운딩, 임상관찰기록, 욕창 고위험군의 수행 기록
간호기록: SOPIE 기록이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
다만 중심정맥관 기록, 말초정맥관 기록, 기관절개관의 기록은 반드시 필요하다.
통증 기록: 마약으로 통증 조절 중인 환자만 사정이 필요하다.
* 4pm 혈당 측정
* 5pm 활력징후 측정
오후 항암 화학요법 진행
* 5:30 pm 식전 약, 식전 인슐린 투약
* 6pm 저녁 식후 약 투약.
익일 퇴원 처방 정리.
익일 시술, 수술 처방 정리.
정규 낙상 재사정.
낙상을 사정하는 도구로는 Morse fall scale을 사용하고 있으며 낙상 과거력, 이차 진단, 보행 보조기구, 정맥주사 여부, 걸음걸이, 의식상태의 항목에 점수를 매긴다. 0-24점은 저위험군, 25점-45점은 중위험군, 45점 이상은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낙상 재사정 기록을 통하여 환자에게 낙상 점수를 매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임상에서 더 중요한 것은 낙상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 자기 전에 소변 보고 오기.
- 화장실 갈 때 불 켜기.
- 화장실 가려고 서두르지 않기.
- 미끄럽지 않은 환경 만들기.
- 폴대나 체중계, 카트에 의지하여 걷지 않기.
- 심한 어지러움이나 통증 시 콜 벨 누르기.
- 침대 난간 올리기.
* 8pm 활력징후 측정.
정규 주사 투약, 수액 교환 후 투약 기록.
욕창과 통증 재사정 및 기록.
* 9pm 혈당 측정, 자기 전 인슐린 및 약 투약.
I/O 마감.
인수인계 정리.
* 10pm 정규 투약.
인수인계 종료.
이브닝으로 출근해서 퇴근할 때쯤이 되면 창 밖에 가로등이 켜져 있는 게 보이곤 했다.
학생 간호사였을 때는 가로등이 켜지면 간호사들은 뭘 하는지 궁금했고
신규 간호사일 때는 가로등을 쳐다보는 그 시간이 너무 아까웠고
가로등이 사라진 지금은, 같이 퇴근하는 프리셉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궁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