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동 간호사가 설명하는 병원 입원생활
저번 시간에 다양한 입원 경로에 대해서 설명했다.
입원하면 환자와 보호자에게 단시간에 많은 정보를 받아들여야 한다. 처음 접하는 경우 꽤 복잡하기까지 한데, 때문에 임상에서 일하다 보면 지인, 가족, 친척까지 연락 와서 ‘병원에 입원하는데 뭐 준비해야 해?’, ‘입원했는데 기다리면 돼?’라는 질문을 매우 많이 받는다. 이 질문도 백번쯤 받고 나니 전문적으로 대답할 수 있게 되었는데 오늘은 그 내용을 다루도록 하겠다. 여기서 모든 설명은 코로나 이후의 결정된 내용이다.
입원 3일 이내 검사 결과지가 필요하다. 정확도가 떨어지는 검사는 불가하고 PCR 검사만이 가능하다. 꼭 종이로 받을 필요는 없지만 문자 등으로 ‘어디 보건소/병원' , '결과 날짜',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으면 가능하다.
코로나를 이미 앓은 사람이라면, 호흡기 증상이 없다는 확인하에 격리 해제일 기준으로 며칠부터 ~ 며칠 이내는 그냥 입원이 가능한 경우도 있으니 원내 지침을 확인하길 바란다. 또한 앞의 방법이 불가한 병원인 경우 PCR 검사에서 ct(cycle threshold value) 값을 확인한다. 검사 기계마다 결과가 다르지만 30~35 미만이면 전염 확률이 없다고 보고 입원을 진행한다.
환자의 경우에는 코로나 검사를 위해서 병원에서 ‘이 사람은 꼭 PCR 검사가 필요합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나 안내문을 제공하지만 보호자는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따로 요청하면 보호자 1명은 외래/병동/원무팀에서 확인 후 발송이 가능하다.
이렇게 입원을 진행하면 퇴원까지 환자와 보호자는 병원 밖으로 나가는 것이 불가하다. 따라서 외출은 전면 금지하고 있으며 물품 등의 조달을 위해서는 1충 보안팀과 연락하에 병동 앞까지만 오시도록 안내, 물품만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만에 하나 병원 밖으로 나간 경우, 코로나 검사를 다시 받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병동 입실이 불가하다.
같은 내용으로, 보호자 1인이 아닌 면회객은 병동 면회가 전면 금지된 상태다. 환자와 보호자를 위로하고 싶다면 온라인으로 해야 한다.
보호자의 코로나 검사가 예외인 경우가 몇 가지 있는데, 환자가 곧 임종인 경우 임종 면회를 진행한다. 3인 이내 30분 이하로 규정하고 있으며 환자가 1인실을 사용하거나 부득이한 경우 처치실에서 면회를 진행하고 있다. 또는 중대한 수술이나 치료를 앞둔 경우, 긴급하게 보호자 면담이 필요한 경우에는 외래나 수술 전 평가실로 안내하여 보호자의 코로나 검사 없이 협진과 면담을 진행한다. 이 지침에 대해서는 병원마다 다르니 원내 지침을 참고하길 바란다.
원무팀에서 입원 수속을 하지 않으면 병동에서 입원 등록 자체가 불가하다. 여기서부터 표를 뽑고 줄 서는 게 일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환자들이 입원 시부터 지쳐있는 모습인데, 요즘은 키오스크나 핸드폰으로 입원 수속하는 방법이 생겼다. 조금 어렵지만 대기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으므로 입원 전에 한번 다운로드하여볼 것을 추천한다.
키오스크 중에서는 간단한 보험 서류도 발급받을 수 있는 것이 있으니 확인해보자.
결제 역시 카드나 계좌를 걸어 놓는 제도들이 많은데, 오픈카드 또는 하이패스 등 병원마다 이름은 다르지만 환자들이 원무팀에 들러야 하는 동선을 줄여 편안하게 진료를 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등록을 위해서는 해당 병원의 원무팀에 직접 문의하면 된다.
또한 길 찾기가 어렵다면 이때도 어플 사용하기를 추천한다. 모든 병원 어플은 아니었지만 신촌 세브란스병원, 중앙대 광명병원, 의정부 을지대병원에서는 어플 설치 시 다음과 같은 팝업이 뜨고 ‘확인’를 누르면 병원 도착/ 병원 내 길 찾기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입원 전 샤워는 하고 오세요.
입원 후 목욕은 어려움이 많다. 샤워실에 보통 병동에 1~2곳 정도이므로 저녁에는 줄이 아주 많이 길다.
또한 수술을 앞두고 있다면 화장과 매니큐어, 페디큐어 등은 모두 제거하고 입원하자. 병원에서 아세톤 정도는 있을 수 있으나 (이마저도 없을 수도 있다.) 립 앤 아이 리무버나 젤 네일 리무버는 없으니 꼭 전부 지운 상태로 입원하도록 하자.
자리를 오래 비우지 마세요.
자리를 비울 경우 담당 간호사에게 사실을 알려야 하고, 병동에서 전화가 올 경우 꼭 받도록 설명해야 한다. 수술/시술 전날에는 담당의나 마취과에서 환자와 보호자를 만나기 위해 병동으로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병원 번호가 보통 02로 시작된다고 많은 분들이 스팸으로 오해하셔서 안 받는 경우를 정말 많이 봤는데, 충분한 사전 안내와 홍보가 필요한 부분이다.
귀중품은 집에 두고 오세요.
병실 내에서 분실은 찾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샤워실, 화장실, 휴게실에서 잃어버린 물건은 거의 못 찾기 때문에 집에 두고 오는 게 좋다. 부득이한 경우(안경 틀니와 같은 물건)는 보호자가 잘 챙겨야 한다.
보호자용 이불은 따로 챙기세요.
:대부분의 병동이 환자에게만 이불을 제공한다. 보호자용 담요/ 이불은 챙기는 것이 좋다.
컵보다는 종이컵을 준비하세요.
컵은 매번 씻기도 힘들고 보관이 어렵다. 종이컵을 사용하고 버리자. 정수기에서 소량의 물을 마실 수 있는 컵은 있으나 침상가에 떠놓고 마실 양은 안된다. 어르신이라면 빨대도 함께 준비하자. 특히 간호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병동 입실 시에 빨대 아주 중요한 필수품이다. 물이나 약을 탄 물은 흡인 위험성이 높은 환자에게 위험할 수 있다. 여러 번 사용하는 빨대 컵은 매번 세척이 어려워 1회용 빨대를 추천한다.
간단한 세면도구를 지참하세요.
원내에서는 개인 칫솔치약을 제공하지 않는다. 손은 씻을 수 있지만 얼굴 씻기에는 부적절할 수 있다.
수건 역시 따로 챙기면 좋다. 페이퍼 타월은 따로 제공하지만 얼굴 닦기에는 불편하다.
전자제품은 일부만 가능합니다.
핸드폰 충전기는 반드시 지참해야 하는 물건이다. 대부분의 간호사실에는 핸드폰 충전기가 없다. 보통 병원 1층에서 따로 비용을 지불하고 충전하도록 하거나, 편의점으로 안내하도록 되어있다.
하지만 그 외의 헤어드라이어, 전기포트, 멀티탭, 전기담요는 화재 위험성으로 병동내 반입이 금지된다.
추위와 더위를 많이 타는 경우, 여름은 들고 다니는 선풍기를 추천하고 겨울에는 가벼운 패딩조끼를 추천한다. 이마저도 중심정맥관이 아니라 말초정맥 관인 경우 갈아입을 때마다 간호사를 기다려야 하는데, 이때는 입는 똑딱이 담요도 추천한다. 주사부위 위로 살짝 입었다가 필요시 다시 벗을 수도 있어 가져온 환자분들이 요긴히 사용하셨다.
참고로 핫팩류는 전부 반입이 금지인데, 이는 화재위험뿐만 아니라 작은 손난로도 당뇨나 노인인 경우 저온화상의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간혹 본인은 한 번도 다친 적 없었다고 주장하는 분들은 부서장과 진료과 보고하에 사용하기도 한다. 물론 이 내용은 모두 간호기록에 입력해야 하고, 화재 시나 손상을 입을 시 책임은 모두 본인에게 있다는 점을 안내하자.
신발은 상황과 환자에게 맞도록 준비하세요.
보통 입원 시 지참 안내로 노인 실내화를 보여주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실제로 고령의 환자들은 침상에 걸터앉아 신발을 신다가도 사고가 나기 때문에 딱 맞는 노인 실내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가벼운 수술(1박 2일, 당일) 수술한 젊은 성인이라면 화장실을 가기 위해서 매번 운동화를 신는 것도 불편할 수 있다. 실제로 대부분은 운동화를 꺾어 신고 화장실을 가는 모습을 많이 봤다. 짐이 많지 않다면 슬리퍼도 챙기는 것이 좋겠다.
평소에 먹던 약은 가지고 오세요.
평소 먹던 약은 모두 지참하고, 지참이 어려울 경우 처방전이라도 준비하는 것이 빠른 치료 및 진단에 도움이 된다. 인슐린의 경우 몇 시에 몇 단위, 개봉일은 언제인지를 담당 간호사에게 알려야 하고 패치는 어디에 며칠 몇 시에 붙였는지 알려야 한다.
솔직히 말하면 간호사도 정확히는 모른다.
교수님이 외래에서 병동 올라오실 때 따로 전화하시는 분이 많지도 않기도 하고 그날 수술이 지연되거나 응급수술이 생겼거나, 안 좋은 환자 면담이 있다면 시간이 늦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략적으로 설명을 할 수밖에 없는데, 병동 벽에 부착된 교수님의 요일별 회진시간표를 보여드리거나, 일반적인 회진 시간 (아침식사시간~첫 외래진료 전)을 안내해드리고 있다. 보통 첫 회진에는 거의 모든 환자를 보고 가시기 때문에 궁금한 점이 있다면 자리에서 교수님을 기다렸다가 질문하는 것이 좋다.
교수님을 만나지 못한 경우 따로 면담을 신청할 수도 있는데 이는 당일은 불가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배선실에 안내문이 부착되어있다. 혹 없다면, 영양팀 여사님들이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다.
이런 점들 때문에 간혹 헷갈리시는데 '식사 신청'은 간호사가 처방을 확인하고 입력하는 것이므로 식이 취소, 보호자 식이 신청등은 간호사에게 직접 이야기해야 한다. 또한 잡곡밥, 간장 추가, 유제품 제외 등의 식이처방 내에서 변경 역시 간호사가 주로 입력한다.
오늘은 임상에 있으면서 입원 전 환자와 보호자가 알아두면 좋을 것에 대해서 정리해보았다.
병원마다 프로토콜과 지침이 달라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작은 도움이라도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