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끌려갈뻔한 썰 2
내가 성경공부를 하러 간 곳은
홍대 가기 전의 ‘삼진약국’ 쪽에서 좀 왼쪽으로 치우친 곳- 사람보다는 차가 많이 다니는 곳이었다. 이런 곳에서 공부를 한다고??? 생각하고 따라갔다.
굉장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지고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신 후, 부활하신’ 성경에서 어찌 보면 가장 ‘절정’인 부분. 을 열렬히 강의했다는 점. (강사라 칭하는 그 사람은 본인 강의에 꽤나 만족하는 듯 보였다.ㅎㅎ)
믿음이 강한 사람? 혹은 의심을 못하는 사람이라면 ‘감명받고’ 마음이 움직일 수도 있는 주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그들에게 아쉽게도(?)교회에 대한 트라우마와 함께 의심 많고 경계심 높은 (앞에서는 웃고 있고 머리로는 이해한 척 하지만) 그곳에서 언제든지
”발 뺄 준비를 하고 있던 사람이었다.”
그 수업을 듣고는 확신했다. 장소가 홍대였다는 것도 한 창 사람들이 노는 시간에 성경공부를 한다는 것도
다 이상했다.
물론 처음부터 이상한 거 투성이었긴 했는데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겼는데 (그만큼 내가 정신줄을 못 잡기도 했고.)
거기까지 가서 그렇게 오히려 ‘믿음으로 똘똘 뭉친 ’ 성경에 모든 게 있다면서 나에게도 그 믿음을 원하는 마음을 보면서,
아 이제는 그만해야겠다 싶었다.
그리고 더 이상은 그 사람들과 대면하지 않고,
문자로 대학원에 집중해야 한다는 핑계를 대며
그 모임에 나가지 않았다.
그렇게 끝나는 줄 알았는데,
작년이었다.
모르는 번호로 갑자기 연락이 와서 원래는 안 받는데 왜 인지... 그날은 전화를 받았다;;;
네 누구세요?
아 네 ㅇㅇ 자매님이죠?
(자매님???) 네??? 누구..??
아 그때 공부하던 사람이에요
ㅇㅇ 생각나서 기도하다가 연락해 봤어요
아... 네.....
(중략)
끊자마자 내가 한 일은
바로 그 번호 차단..
코시국에 대대적으로 신천지가 널리 알려지면서
그들의 전도 수단도 공공연히 까발려지게 됐다.
그들의 수법을 봤을 때 나는 신천지 예배당을 들어가기 전에 공부방을 갔었던 것으로 보였다. 그 사람들이 나를 쉽게 포기한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나는 믿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았던 걸까?
아니면 그냥 다른 이유?? 뭔지 모르겠다 -
신천지 외에도
엄마가 돌아가시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는데
학교 가느라 지하철로 급히 걸어가던 중이었다.
도믿남이 이상한 책을 들고 와서 말을 건다.
그 책이랑 그 사람을 마주한 순간 내 표정은 완전 썩어 들어가는 중이었다. 실시간으로 정색하는 나를 보면서도 꿋꿋이 되지도 않는 말을 하던 그 사람.
내가 그 사람에게 나름 친절하게(?) 저 가봐야하거든요- 하고 가는데도 따라왔었다..
게다가 너무 말을 못 해서 좀 안타깝기도 했던 사람이었다. 아저씨 길바닥에 나와서 그렇게 전도나 돈 쓰게 하려면 말이라도 잘하셔야죠..... 쯧쯔..
그 외에도, 옛날에 살던 동네에서
어딜 좀 가본다고 안 가던 길로 갔다가
하나님의 교회 인가.. 어머니 하나님? 그거 주장하는 사람들도 만났었다.. 나는 왜 멍청하게 그들의 영상을 봐줬을까....
대순진리회 아지트도 가본 적 있고..
도믿걸이랑 스타벅스에서 싸운 적도 있다.
길거리에서 길 알려달라면서 자꾸 쫓아오던 사람들도 몇몇 있었다.
이 결과는?
나는 바깥에 나가면 식은땀을 줄줄 흘리고
밖에만 나가면 배가 아프며
먹을 수 없는 음식들이 늘어났다.
그리고 나는 어떤 종교도 믿을 수 없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