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천지에 끌려갈 뻔한 썰’
마스크를 안 쓰고 다닐 때였던 거 같다.
동대문 역사 문화공원에서 뭔 약속이 있었는지 그곳을 지나고 있었다. 거기서 설문조사 하나를 해줬다. (이게 화근이었고, 그때는 몰랐다. 그냥 순수하게 아무 생각 없이 해줬다...)
그 설문조사가 끝나고, 연락이 왔다. ‘미술상담치료‘라면서 그림을 그렸고 그에 대한 상담을 진행했었다. 근데 생각해보면 그 사람도 ‘석사 나부랭이’ (근데 이제 와 생각해 보면 석사생들은 진짜 나부랭이다.. 나는 석사를 할 때 ‘아 나는 진짜 나부랭이 같았다. 아는 게 하나도 없는데 그중에서 조금 아는 척하는 게 석사생 같았달까 이건 얘기하면 또 길어져서 일단 여기까지..) 였던 거 같은데... 왜 나는 그 사람의 말을 신뢰했던 걸까-
- 아무래도 대학원 다닐 당시 나는 마음이 많이 힘들었던 건지, 누구에게든 털어놓아야 했다. 그래서 아무나 붙잡고 이야기하고 싶었다. ‘나는 너무 힘들다고.’ 공부가 힘들었던 건지 뭔지 모르겠는데. 그때의 나는 뭐가 됐든 누가 됐든 붙잡고 이야기하고 싶었던 거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사람은 중간 관리자 급이었던건가??? 그 사람이 소개해 준 사람은 상담을 잘한다는 사람이었다. 지금 와서는 제대로 알게 되었지만, 상담을 잘하는 사람은 절대로 공짜로 상담해주지 않는다.
게다가 좀 이상하다고 느꼈던 건, 성경공부를 한다면서
‘이 이야기를 어느 누구에게도 하지 말라.'고 했다는 점이다.
이게 가장 이상했다.
성경공부가 그렇게 마음 치유하는데 도움이 된다면서 어느 누구한테도 이야기하지 말라고 한다?!?
안타깝게도 이 때도 나는 깨닫지 못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거길 계속 일주일에 한 번씩 나갔다.
참 이상한 게 ‘이상하다..’하면서 왜 계속 나가는 건지, 싶다.
지금의 나라면 이상함을 감지한 순간부터 안 나갔을 건데
그때는 분명 정신줄이든 이성이든 잡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어쨌든, 그 이상한 모임을 계속 나가고 있다가
굉장히 신앙심이 깊은 친한 언니한테 결국 호기심을 못 이기고 말을 꺼냈다.
‘언니 나 성경공부를 하는데, 뭔가 이상해. 주변에 얘기하지 말래..’
언니는 그 얘기를 듣더니-
‘성경이 궁금하면 그냥 너네 학교 근처 어디지? 그래, 연세대에 신학과 있지? 거기 신학과 교수님께 여쭤봐. 차라리 그게 나아- 교회를 가는 건 불편할 테니- 너의 전공과 출신학교를 말씀드리고 그냥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 그에 대한 책이나 관련 글을 추천해주실 테니 그렇게 해봐.
그리고 그 이상한 사람한테는 그만 나간다고 하고.'
언니는 굉장히 실질적이며 당장에 진행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차분히 알려줬지만
나는 당장에 실행할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어서, 일단은 알겠다고 이야기하곤
몇 번의 그 모임을 더 나갔다.
카페도 아닌 어떤 건물에서
(여기서 모임을 가져도 되는 건가 싶은 곳에서 진행했었는데 그것도 이상하긴 했다...(ू•.• ू)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내 나이 또래의 어떤 사람이 같이 공부를 한다면서 등장했다.
"응??? 누구???" 했더니-
같이 공부할 사람이라고 소개했다.그리고 그 사람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굉장히 그 나이대치곤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중이었으며 성경공부를 통해 많이 나아지고 있다며 함께 진행해도 괜찮겠냐고 했었다. 아... 나는 공감력+동정심 빼면 시체인 인간이라-
냉큼 오케이를 하고는 함께 기도하고(????) 성경공부를 진행했다.
내가 이 모임을 빠져나오게 된 건 남자친구와 위에 말했던 언니 덕분이었다.
그리고, 같이 공부한다고 들어왔던 사람과 나를 비교했을 때,
‘아 나는 살만하구나.‘하는 생각도 한 몫을 했다.
또한, 성경공부를 한다면서 사람들이 엄청 많은 공부방에 나를 데려가서 성경이 모든 것을 증명한다며 성경 안에서 모든 것을 설명하는 사람을 만나 나에게 2:1 과외를 해주는 것이었다.
솔직히 이게 컸다. 그리고 이때쯤 나는 깨닫게 되었다.
“ 아, 여기 진짜 이상하다.”